어렸을때 부친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함경도 아득령 근방에 호랑이포수가 살고 있었다. 당시 북한땅은 일년중 절반은 포수가 범을 잡고 절반은 범이 포수를 잡는다고 할 정도로 범이 많았다. 산속에 사는 사람들은 예민하여 예감능력이 있는 모양이다. 어느 날 새벽꿈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사신(死神)을 볼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이다. 곰곰히 고민을 하다가 예정에도 없던 범사냥을 떠났다. 약간의 식량과 물과 총을 챙기고 늦가을의 불타는 숲으로 들어갔다.
그 이후 포수의 소식은 없었다. 눈이 녹을 무렵 다른 포수들이 그 포수의 시신을 발견하였다. 당시 매우 크고 영리하여 포수들로부터 공포와 경외감을 안겨주던 범 한마리가 있었는데 총알을 여러발 맞고도 포수들을 죽이고 숲을 누비던 범이었다. 실종된 포수는 그 범과 껴안은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어렸을때는 재미로만 들은 이야긴데 성장하면서 죽을 때와 장소를 생각하게도 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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