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 집안 어른들이 한꺼번에 돌아가셨다. 늦둥이로 태어났기 때문에 죽음이란 충격을 예민하게 받아들였다. 단순하게 죽음이란 것보다 무서운 것은 죽음을 앞둔 노인에 대한 사회인들의 평가다. 사회인들은 모두 잠재적 노인들이다. 그러나 무지한 탓인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해보지 못한다. 병들어 누우면 사랑, 꿈, 존중 아무것도 없다. 어느 뇌사상태의 식물인간으로 판정받은 분이 몇 년만에 깨어 났는데 주위에서 하는 말을 다 들었다고 한다.
어느 병원에서 버림받은 수많은 노인들을 보았다. 그 와중에도 성공한 자식들을 자랑하는 노인들의 애정의 편향성을 본다.
그 날 이후 두가지 원칙을 세웠다. 첫째/ 사는 동안 죽을 각오로 살 것, 즉 끝까지 생(生)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뜨기위해 노력 할 것 둘째/ 늙어서 추해보일테니 삶의 욕망에 지나치게 게걸대지 않는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할 것 등이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이런 생각을 할 당시, 피가 끓는 놈들이 정신적으로 도와 주겠다고 꼬일 때, 왜 어지러운 사회에서 종교나 이념이 인간의 우위에 서게 되는지 대충 이해가 되기도 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