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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3일 금요일

합리성에 저항하는 한국사회


18세기 무렵 조선에서 야인이라 불리던 만주족이 세운 청은 급속히 발전하기 시작했다. 만주족으로부터 두번의 침략을 받은 조선은 북벌을 계획했지만 팽창하는 청의 국력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청은 중국의 전통적 통치원리인 유교사상을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고증학(考證學)으로 발전시켜 새로운 문화를 개척하며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 3대 황제 통치하의 130년동안 최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양반사회이자 성리학 사회인 조선은 당시 붕당정치에서 배제된 지식인들이 청나라 고증학의 실사구시 정신을 연구하여 실학이란 이름으로 현실을 개선하고자 노력했지만 성리학의 관념적이고 보수적인 양반사회였던 조선은 실학이란 새로운 합리성에 대해서 강하게 저항하였다.

그로부터 2세기~3세기가 흐른 후에도 한국사회는 합리성에 대해서 저항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최근에 와서 국가적 재난에 종교가 개입된 문제라든지, 국정을 위해서 일을 할 사람을 인선(人選) 하는 문제에 있어서 종교적인 인물이 추천되는 사례도 있고, 심지어는 이전에 종교편향적인 정치지도자가 나타나 국가분위기를 침체시키기도 한 사례가 있는듯 하다. 

어느 홈페이지에서 이런 문제를 토로하니 어떤 종교인이 현대는 문화지체현상이 심각해 종교가 물질문명의 문제점을 보완해준다고 말한다. 사실 옳은 말이다. 종교가 문화지체현상을 해결해주거나 공공의 선으로 부담감없이 수용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종교인으로서 직접 뵙고 감명을 받아 내 자신을 조금이나마 선량한 정신으로 인도해준 분도 계시다. 

한국전쟁 당시에 뙤놈이란 멸시를 받은 침략자였던 중국인들이 지금은 국가정책으로 과학기술에 집중하며 모든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을 압도해 나가는 동안, 한국은 이념이란 관념과 종교라는 관념이 다른 가치에 우선하는 사회를 벗어나지 못하는듯 하다. 심지어는 한국사회는 합리성에 저항하는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종교인들은 이미 도태된 공산주의를 아직도 싫어한다. 공산주의는 유물론과 계급투쟁을 본질로 하는 이념이기 때문에 "나도 공산당이 싫어요." 그러나 생각해보면 종교와 이념의 충돌은 비숫한 가치를 지닌 관념끼리의 충돌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때가 있다. 둘 다 보편적으로 사회에 수용되는데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때도 있다. 또는 투쟁과 도그마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사성을 보이기도해서 그렇게 느껴지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국에서 가장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은 종교와 이념이라고 말한다. 한국민들의 의식 저변에 잠재해 있는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라서 그렇다는 생각도 있지만 그건 아닌듯 하다. 간단히 말해서 합리적인 토론과 설득이 불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한다. 다른것끼리의 장점을 수렴하여 발전의 토양으로 삼는 습관을 없애버린 탓이기때문에 그렇다는 생각도 든다. 합리성, 토론문화, 논리적인 사고를 잃어버린 국가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념이나 종교의 비합리적인 도그마는 개인이나 국가사회의 발전을 저지하는듯 하다.  

 합리성, 토론문화, 논리적인 사고는 종교나 이념과 배척되는 부분이 아닌듯 하다. 종교나 이념을 더욱 개선시키고 발전시켜줄 부분일수도 있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열려있는 사고가 필요할 것 같다. 요즘 한국사회를 보면서 18세기 조선과 청나라를 보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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