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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8일 목요일

봄 비

春 雨  유홍찬(조선 숙종)



柳 色 雨 中 新

桃 花 雨 中 落

一 般 春 雨 中

榮 悴 自 堪 惜



유색우중신
도화우중락
일반춘우중
영췌자감석


버들빛은 빗속에 다시 새로워지는데
복숭아꽃은 비를 맞고 우수수 떨어진다.
봄비 맞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번영과 쇠락은 잘도 견디어 내는구나

또 한해가 지나가고 봄이 왔다. 복숭아꽃 신세가 된 이도 있고 버들잎 신세가 된 이도 있다. 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만물의 영고성쇄는 덧없는 일인것 같다.

  


2013년 2월 25일 월요일

극장의 우상



철학자 베이컨은 진리를 왜곡할 수 있는 오류로서 4가지 우상을 이야기 했는데 그 중에 '극장의 우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진리가 아니라도 인정받는 석학이나 유명한 학자들의 말은 진리로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과학자들이 부분적인 고찰을 하고나서 전체적인 진리인 듯 오류를 범하는 경우도 많고, 실험도중에 여러 변수들이 개입하여 잘못된 결론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체로 채식과 육식에 관한 논쟁은 둘 중에 어느 것이 인간,지구와 동물에게 유용한지를 판단하는 가치판단의 문제가 개입되기 때문에 반드시 실험의 결과나 인류학적 고찰만으로 판단을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중요한 입증도구로서 내놓는 적이 많습니다.

육식을 하면서 인류가 진화했다는 이론도 반드시 채식이 좋은 것이 아니라는 논거로서 많이 인용되는 유명학자의 연구결과인데, 뜻밖에 아주 큰 오류가 있습니다. 수렵보다는 농경이 더 힘들고, 신석기 혁명이 있고(엘빈토플러는 제 1의 물결이라고 하더군요)농경을 함으로서 인류의 두뇌와 진화에 획기적인 분수령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보통사람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인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익스피어는 몇 권의 책을 썼지만 수많은 학자들이 부분적으로 뜯어서 해석하고 탐구하며 이론들을 만들어내어 논문을 쓰고, 영문과 교수로서 밥벌이를 합니다. 세계 각국의 도서관 한 구석에 세익스피어전집은 먼지묻은 채로 구석에 꽂혀있으면서 '세익스피어 희극에 대한 고찰' '햄릿의 심리 분석'등의 석사나 박사학위 논문은 양장본과 금박의 글씨로 꽂혀 있는 것을 보면서 극장의 우상을 생각합니다.  

2013년 2월 22일 금요일

상상소년/ 호메이니


종교적 성향이 짙는 정치지도자가 국민감정과는 평행선을 그리는 자화자찬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겨자씨만한 믿음을 현실화 하기위해서 노력한 점은 좋은 평가를 받아서 마땅하지만 국민감정이나 국민이 수긍할만한 결과물을 창출하지 못하면 망념의 폐해가 심각해지는게 문제인 것 같다.

종교적 믿음이나 상상력은 현실에 어떻게 적용시키냐에 따라서 오랫동안 재난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하고, 거룩함을 탄생시키기도 하는 것 같다.

다음은 이란의 종교적 정치지도자 호메이니와 저널리스트 팔라치와의 대화내용이다.

팔/ 호메이니께서는 이란이란 나라 자체가 당신 손아귀에 들어 있고 당신의 결정은 모두 명령이 되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이란에는 자유가 없다, 혁명도 자유를 가져오지는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호/ 이란은 국민들 손에 있으며 국민이 이 나라를 자기 ‘심부름꾼’에게 넘겨 주었으며, 그들은 자기에게 좋은 것만을 바랍니다.

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새로운 독재자, 새로운 보스, 새로운 군주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호/ 나를 독재자라 부르는 것은 불공평하고 비인간적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런말에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사악함이란 인간본성의 일부이며, 그런 사악성은 우리 적에게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팔/ 당신의 이름을 불러대는 군중들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듭니까?

호/ 그들은 내부와 외부의 적을 축출하기 위해서 궐기한 사람들이며 적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으므로 그들을 계속 흥분시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이성적인 사랑입니다.

팔/ 그것을 파시스트적 광신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호/ 저들이 나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이슬람의 계명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슬람은 정의입니다.

팔/ 제가 이야기하는 파시스트적 광신이란 종교적 관점이 아닌 대중적인 현상을 뜻합니다.

호/ 우리대중은 영적인 것과 선을 전도하는 성직자들에게서 교육을 받은 회교도이기 때문입니다. -중략 - 내게의 갈채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사랑을 의미합니다.

정의의 이름으로 정치권력을 창출하기 위해서 종교를 이용하고, 종교적 상상력으로 또 다른 독재를 정당화 시키는 모습을 호메이니에게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더구나 인간 본성의 악한면을 깊이 인정하고, 상대는 무조건 악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는 자신에 대한 국민의 사랑이라는 독선과 편견이 담긴 해석을 하고 있다.

그 이전에 이슬람 사제들이 오랫동안 대중을 교육시켜서 호메이니권력의 기반이 되어 준 사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념이나 종교적 상상력이 깊이 훈련되는 것은 국민통합이나 국가발전에 바람직한 현상이 아닌 것 같다. 근본적인 문제인 만큼 효과가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오류를 교정하는데 오랜 세월이 걸리는 문제이기도 하다.

2013년 2월 16일 토요일

피스토리우스 너마저도

말기암을 극복하고 사이클챔피언이된 암스트롱이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준데 이어서 의족을 단 육상선수 피스토리우스가 자신의 애인을 권총으로 사살한 사건이 발생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어려울때마다 내마음의 의지가 되어주던 사람들이었기에 많은 실망감을 감출수가 없다.

암스트롱과 피스토리우스가 인간적인 약점을 극복 못한 것은 자신에 대한 죄지 그들을 추앙하는 사람들에게 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나약함을 보전하기 위해서 의지할 멘토나 숭배할 인물을 만들곤 하는데 지나치면 사람에게서 신의 모습을 찾기도 하는것 같다. 숭배할 인물이 실망감을 안겨주는 사건이 발생하면 어떤 사람은 크게 좌절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숭배의 장에 자신을 고착화 시킬려는 모습도 보인다.   

오래전에 타인들에게 추앙받고자 노력하는 사람과 논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내 논거는 감당하기 어려운 짐을 지지 말라는 거였고, 그 사람은 자신의 갈길을 내가 왈가불가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다투었다.

사실 그 당시 너무 어려운 처지에 있던 내 자신이 마음으로 의지할 멘토를 찾지 못해 방황하다가 어설픈 흉내를 내는 사람들에 대한 미움이 크게 증폭되어 있을때였던 것 같다. 아직도 종교적인 멘토나 타인에게 스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사람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을 보면 냉소를 보이는 버릇이 없어지지 않는다.

어느 위대한 고승이 입적할 때를 미리 예언 했는데 그때가 와도 입적을 하지 않자 그 고승을 추종하던 제자들이 몰래 입적(?)시켰다는  무서운 이야기도 있다.

나를 따르라는 말도 하지 말고, 남을 따르지도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죽음의 숲

한국의 삼한시대의 '소도'와 같은 제정분리사회의 제사장이 다스리는 지역이 스코틀랜드 민속학자 프레이저의 명저인 [황금의 가지]중에 등장한다.
 
'죽음의 숲'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으로 도망친 노예는 노예의 신분을 벗어날 수가 있다. 그러나 전에 도망쳐 와서 죽음의 숲의 사제가 된 노예를 죽이고 자기가 사제가 되지 않으면 죽음의 숲에 머무를 수가 없다.

정치권력을 두고 벌어지는 암투를 상징하거나 항상 일등을 추구하는 사회의, 아니면 챔피언자리를 놓고 벌이는 경쟁의 장을 상징하는 최적의 모델이 아닌가 싶다.
 
어떤 계층을 위한 이익의 배분을 대변하는 정치권력이 일명 좌파나 우파라는 명칭으로 계승되어 죽음의 숲에서 일어나는 권력투쟁으로 성장해가는게 전형적인 한국정치권력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추앙과 증오의 상반된 평가를 함께 받으며 탄생하여 순탄하지 못한 결말을 보는 한국의 정치지도자들의 비극은 충분히 예견될 수 있을 것 같다.

2013년 2월 9일 토요일

파킨슨의 법칙과 이상한 나라의 엘리트

쓸데 있는지 쓸데 없는지도 헷갈리는 일에 말려들어서 피곤하던 시절, 전화통화속에 특정 인물의 이름이 호칭되면 잡음이 개입되던 시절이 있었다. 모래알갱이같은 국민속에 하나의 모래알갱이 같은 존재이상이 아닌 내 자신을 자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신경쓰이는 바는 없었지만 호기심은 항상 왕성했던것 같다.  
 
비숫한 처지에 직면해있는 지인과 이야기하다가 그 문제가 논의되었는데 "그 사람들도 월급 받을려면 일거리를 만들어야 할 것 아닌가."하는 말로 단순한 결론을 짓곤 했다.  
 
오유라는 잘 알려진 유머사이트에 국정원직원이 '공작활동'을 한 사건이 제기되어서 시끄럽다. 좌파 우파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내 입장에서는 직관과 편견이 개입하지 않는 실사구시의 정신에 의해서 정부(正不)를 판단하는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런데 문득 파킨슨의 법칙이 생각났다.  
 
파킨슨의 법칙이란 공무원은 권력욕에서 비롯된 자기의 권한을 증대시키기 위해서 조직의 규모를 확장하려고 하고, 그러기 위해서 업무도 확장하여야 하고, 업무가 늘어나면 그 이유로 조직을 늘려야 하고 조직이 늘어나면 업무를 늘리고, 업무가 늘어나면 조직을 확장시키고, 조직이 확장되면 업무를 늘리고, 업무를 늘리면 조직이 확장되고, 조직이 확장되면 업무가 늘어나고, 업무가........조직이.......하면서 관료조직은 커간다는 이론이다. 
 
여론조작에 나선 정보기관의 역할이 설득력을 얻지 못했을 경우 발생하는 후폭풍은 국내정치의 효율성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반대의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많은 관련자들이 신뢰감 없는 간섭을 못마땅하게 인식을 하고 있다가 언젠가는 콩심은 곳에서 콩을 수확할 수밖에 없는 인과법칙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좌파와 우파가 아직도 협소한 국내정치 속에서 에너지 소모를 하고 있는 중에 최고의 엘리트정보기관마저 휩쓸려 들어가는 현실은 우려되는 면이 있고, 소극적인 방어자로서의 역할이 아닌 적극적이고 정치적인 역할을 하는 정보기관이 국가발전과 통합에 과연 유용한가 하는 문제도 제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난이 많았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국가의, 그 고난의 폭풍을 그대로 맞아야 했던 국민으로서 끊임없이 이념논쟁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남북의 ‘이상한 나라의 엘리트’들에 대해서는 존경심을 전혀 가질 수 가 없을뿐더러 바람직한 정치지도자와 국민의 관계는 절대 아닌듯하다.  

정치지도자가 이념적이거나 종교적인 편향성을 띄게 되면 좀 더 넓은 세상을 정치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3년 2월 8일 금요일

서부전선(西部戰線) 이상하다

가끔 이념이나 종교적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에게서 독선적 자기 세뇌의 행태를 공통점으로 발견하기도 한다. 어떤 정당인과 대화를  하다가  자신의 정파가 무너지는 모습을 타이타닉이 무너진다는 비유를 하였는데 풍부한 상상력을 인정받아 마땅하고 끊임없는 자기세뇌의 노력이 언행으로 변환되어 나오는 결실을 맺은 면이 있는것 같았다.  

한 종교적인 마인드를 가진 친구가 나랑 다툼을 하다가 이런 면 저런 면으로 밀리기 시작하자 많은 날을 고민끝에 상상력을 동원하여 나의 약점을 극대화시켜 '위협적인 존재'로 비약시키는걸 보고는 빙그레 웃음이 나왔다. 전혀 쓸모없는 소시민이 '열사'로 등극할뻔했다.

1928년 독일작가 라마르크가 쓴 [서부전선 이상없다]라는 책에는 1차대전 중에 전선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고통을 받고 죽어가거나 패퇴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후방으로 전해지는 급보에는 항상 '서부전선 이상없다'라는 내용이 전달되게 된다.

이념적이거나 종교적인 정치지도자와 시민의 감정은  평행선을 그을 수 밖에 없다. 서로를 냉철하게 살피지 못하고 스스로를 세뇌시키기에 바빴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민들에게 칭찬 받기전에 스스로 칭찬을 해야하는 정치지도자의 어설픈 모습이나 좌파나 우파의 입장이 끊임없이 부풀려져서 극단으로 가는 한국민들의 정신세계는 이념이나 종교가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도를 넘는 상상력을 제공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