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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14일 금요일

경로의존성에 갇힌 정치


휘발유 자동차에 익숙한 사회가 전기자동차등의 새로운 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연구에 태만한 것처럼, 습관과 관성의 법칙에 따라 경제가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1985년스탠포드 대학의 경제학자 폴 데이비드가 만든 개념이다. 경제에서는 경로의존성이 혁신이나 창조성을 가두어두는 구태(舊態)의 악(惡)으로 입증된지 오래인듯 하다.

가끔 나이가 들어가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가 10분을 못 넘기고 마음을 끓이는 경우가 많다. 몸과 마음이 지나간 시간에 얽매여 진부하게 갇혀버린 모습을 자주 보는데, 꿈이 없는 세상에 갇혀서 시대가 지나간 가치들을 반복하여 주장하는 친구들을 볼때면 위태위태한 내 자신의 방어를 위해서도 대화를 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사실 나이 들어서 웬만한 정신에너지를 갖추지 않으면 과거의 습관이나 기억을 탈피해서 새로운 생각을 갖기란 쉽지 않은것 같다. 술취한 사람이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문제다. 편리와 안락을 구하는 인간의 본성상 개인적으로 경로의존성의 덫에 걸리는 일은 이상할게 없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경제분야와 정치분야를 망라한 사회의 모든 분야가 경로의존성에 구속되는 일은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하는 문제인것 같다.

반복학습을 통하여 관료사회에 입성한 사람들이 경로의존성의 덫에 걸리기 쉽고, 이념적인 사고의 틀속에서 정책의제를 탐구하는 정치인이 경로의존성의 울타리에 갇히기 쉬운 것 같은데, 자신을 자주 돌아봐야 할 필요성을 주기도 한다. 경로의존성에 매우 친화적인 북한정치는 말할 것도 없고, 덩달아서 북한정부의 의지에 대칭적으로 말려들어가는 한국정치의 경로의존성도 미래없는 세상으로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없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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