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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1일 토요일

레이건이 북한에 대해서 잘못한 일 / 개인과 국가

글 제목이 좀 뜬금없긴 하다. 하지만 북한의 이미지 정치의 폐해에 대해서 인과문제를 억지스럽게 짚어보고자 한다. 사실일 수도 있고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연속성의 관점으로 살펴보았다.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영화배우 출신이다. 유명배우는 아니었다. 어느 날 대통령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에 레이건이 대통령역을 지원 했다. 그러나 대통령다운 풍모가 없다는 이유로 탈락했다. 세월이 흘러 레이건은 반공주의자로 이념성향을 띄고 사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소련의 팽창주의정책이 한참 고조되고 당시 대통령이었던 지미카터는 평화주의정책을 취함으로서 군축협상에 솔선수범하여 나서고, 소련은 미국의 군축협상에 비협조적이었던 것 같다.

지미카터와 레이건대통령 시절에 내 나이는 어렸고, 시골에서 새벽열차로 전달되는 J신문을 구독했다. 지미카터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날 만화를 먼저 보는 습관으로 신문 만평을 보았는데, 땅콩장수가 대통령이 되었다고 비꼬고 있었다. 지미카터가 땅콩농장을 하였던 것을 비판하고 있었는데, 국민학생의 생각에도 그게 무슨 비난거리가 되는지 우스웠다. 아마 이념대립이 첨예한 한국에서 카터는 한국정서와 맞지 않았던 모양이다. 얼마후 박정희 전 대통령과 카터대통령은실제로 대립각을 세우게 되었는데, 아마 서로 처한 현실의 무게가 다른 탓일 것이다.

그리고 레이건대통령이 당선되자 지금은 없어진 리더스 다이제스트(그 당시 친척이 정기구독을 했는데, 지난호를 모아서 가져와 읽곤했다)에 지미카터때 솔선수범한 군축협상에 소련이 얼마나 부응을 하지 않았는지 통계가 나와 있었다. 미국의 핵무기 군축량에 비해서 소련의 군축량이 부족했고, 소련은 빨갱이 답게 약속을 어겼다. 그리고 얼마후 아프칸을 침공했다.

미국민들은 분노했고, 냉전시대에 세계의 패권이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으로 넘어가는 것에 매우 분개했다. 얼마후 레이건은 적극적인 반공주의자로서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는데, 지미카터의 '이념적 실정'에 미국민들이 등을 돌린 탓이기도 하고, 레이건 대통령이 영화배우를 하면서 갈고 닦은 이미지전략이 좋은 효과를 거둔 탓이기도 하였다. 이건 내 추측인데, 레이건이 영화배우시절 대통령역을 맡으려다 실패한 이후 대통령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예를 들면 영화에서 배역을 못 얻었느니 한 번 진짜 대통령을 해볼까 하는 결심 같은 거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영화배우로서 그리고 갈고 닦은 이미지정치의 선구자로서 레이건 대통령시대는 소련에 대해서 강경한 정책을 취했다. 양쪽 진영은 미친듯이 체제경쟁을 했고, 그 최전방의 한국과 북한은 한층 더 심했다. 레이건 대통령때는 람보라는 영화가 만들어져 공산진영의 빨갱이 적도를 때려잡는 통쾌감을 국민에게 선사했는데, 레이건의 반공정책을 반대파들은 레이건을 레이감보라고 비난함으로써 비꼬았다. 그 당시 레이거노믹스라는 별명이 붙은 신자유주의정책을 취함으로서 경제정책도 냉전논리의 영향을 받았다. 어차피 대립각을 세운 양진영의 성격상 이념적 성향을 띈 군사정책이나 경제정책들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국제환경과 국내환경이 많이 바뀐 시점에도 타성처럼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김정은위원장이 북한을 통치하기 시작했을때 그래도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고, 젊은 패기가 있어서 어느 정도 개혁적인 성향이 있을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후 감성적이고 정치적으로 무능했던 선왕인 김정일위원장처럼 이미지 정치에 빠져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누가 제안했는지 모르지만 체중을 불리고 할아버지인 김일성주석과 같은 이미지를 갖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일성주석은 어쨌거나 북한이란 국가를 창조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국가나 기업을 만든 1세대에 비해서 2세대나 3세대는 닦아놓은 길위에서 안주하다가 오히려 후퇴하는 모습이 북한이나 한국, 그리고 한국의 재벌기업에서도 발생하고 있지만 본질적인 목표를 잃어버린 정치지도자의 파행은 국민들의 고통으로 귀착되는 점에 있어서는 유감이다. 한국의 하층시민으로 냉전의 고통과 국가경제의 퇴락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 입장으로서는 더욱 유감이다.

게다가 정치지도자의 건강문제까지 생각해봐야 하는데, 이미지관리를 위해서 쾌적한 심신상태를 희생했다면 일인집권체제의 국가가 파행을 겪을 것이라는 추측은 당연하다. 남북한이 협력해야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시점에 한국에서 종교적이고 이념적인 정치지도자가 나서서 양국관계를 퇴행시키는 사건을 보고 정말 가망없는 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참으로 그 상황은 오래갔다. 국가의 본질적인 목적, 공리적 사고, 논리, 철학,이성,이상 모두가 상실된 한반도라고 말하지만 그 근원은 남북한의 개인들과 관련된 문제가 시발점이다.

어쨌든 한국은 한 고비를 넘겼는데, 북한도 한 고비를 넘겨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집권자가 바뀌지 않으면 집권자 자신이 변하면 된다. 변하지 않으면 이제 미래는 더욱 암담해질 것이다.

조금 더 젊었을때 그래도 힘이 있었다. 힘의 근원은 탈이념을 이야기하다 안되면 탈조선할려고 하는 패기가 있었다. 이건 핑계같지만 퇴락적인 분위기에 함께 물려들어갔다. 이미 퇴행화된 정치와 퇴행하된 이웃들을 보면서 분노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만큼은 살아있지만 안그래도 될 일을 참으로 힘들게 끌고간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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