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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1일 토요일

이미지정치 / 촛불과 태극기

대체로 우리는 보고 듣는 것에 쉽게 학습된다. 훌륭한 정치지도자는 본질적인 목표에 집중하지만 역량이 부족한 정치지도자는 대중을 학습시키는 일에 집중하게 된다. 대중정치시대에 이미지정치는 정치를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정치에 관심있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최순실 사건이 발생한 초기에 촛불 민심의 위세에 눌려 태극기 민심이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정치인의 선동과 문제를 장기적으로 끌고가는 청와대측과 시간이 만든 권태에 힘을 얻은 태극기 민심이 서서히 발생하기 시작하고, 티브이에 촛불민심과 동등한 대립관계로 비추어지더니 점점 증폭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내면에 신념처럼 고착화 되어왔던 권력자에 대한 숭배심이 이념성향과 결부되어 외부로 표현되기 시작했다. 만약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더 지연되어 태극기 민심이 더 증폭된다면 촛불민심도 더 강렬하게 증폭될 가능성도 있었을 것이다. 부정의에 대한 판단요구라는 본질적인 목적은 점차 태극기민심에 대한 대칭적인 목적으로 이념적 성향을 띌 수가 있었을것 같다. 우리사회가 가장 위험한 순간을 맞을때라는 것은 그런 상황을 두고 말하는 것이다.

1980년대에 미국에서 사과의 식물 생장조절제로 쓰이는 에일라가 검출되었다. 미리 말하자면 에일라가 섞인 사과주스를 매일 2만리터씩 마시면 암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미국티브이매거진과 유명한 영화배우 메릴스트립은 이 문제를 크게 거론하였고 미국민들은 에일라때문에 큰 고민에 빠져들었다. 심지어는 사과주스를 개수대에 버려도 되는지, 아니면 유독물 쓰레기 수거함에 버려야 되는지 문의할 정도였다.

아무 생각 없이 남의 말을 되풀이 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정보폭포라고 부른다. 정보폭포에 대해서는 메사추세츠대학의 데이비드 허시라이퍼(David Hirshleifer)교수의 연구가 있다. 역설적으로 정보폭포는 모든 참여자가 사실과 반대로 생각했을때 발생한다. 

- Patrick Bernau와 Winand von Petersdorff외 9인이 공동집필한 [DENKFEHLER,DIE UNS GELD KOSTEN]에서 발췌요약 -

합리적 사고를 하는 습관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은 쉽게 선동되고, 정치인은 그것을 쉽게 이용한다. 그래서 철학과 이성과 논리가 함께하는 교육이 부족함을 탓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으래 그렇게 정치를 해야 하는 것으로 학습해 온 정치인도 잘못된 습관의 피해자인지도 모른다. 누가 그 정치지도자에게 제대로 된 정치행위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주는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자신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을 거부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우매한 정치인은 우매한 대중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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