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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4일 금요일

철학이야기 / 동양철학의 절대성

어느 고속도로휴게소 화장실 유리에 이런 글귀가 써 있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새해 첫 날에 도착했다

빠르던 느리던 절대적인 성격을 가진 시간앞에선 모두 똑같은 존재라는 표현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자연의 잎장에서 인간의 욕망으로 발생하는 모든 노력은 부질없다는 해석을 할 수도 있겠고, 나처럼 느리거나 부족한 인간에게 현실을 합리화시켜주는 위안이 되는 글귀이기도 하다.

시간은 절대적이고 사람은 상대적인 관념속에서 살아간다. 사람은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에너지를 얻는다. 동양철학에서는 자연의 입장에서 삶을 이해하는 사람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미 생각하기를 멈춘 사람 즉 이젠 더이상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간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다. 그래서 도가(道家)나 그 영향을 받은 불교의 선(禪)사상과 같은 동양철학은 매우 절대적이다. 분명히 궁극의 진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생각의 과정을 생략하는 오류를 범하고 무조건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정(停)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생각을 강권(强勸)하는 종교적이거나 교조주의적인 분위기에 익숙해진다. 사실 종교는 본질적으로 보수성과 결합된다. 진리를 내놓고 믿기만 하면 된다.

동양철학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사람과 사회를 인식하는 습관이 매우 보수적으로 고정되는듯 하다. 서양으로부터 받아들인 이념이 점점 현실적인 실용성을 벗어나 국수주의(國守主義)나 제왕적 권위주의, 패권주의등으로 고착화되거나 변성되는 이유도 생각하기를 멈춘 동양철학의 절대성에 근본을 두고 있는듯 하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의 패권주의, 북한의 절대권력, 일본의 국수주의, 한국의 보수성등은 생각하지 않는 동양철학 세계의 분위기에 물려들어간 비철학적 종교적 맹신에서 비롯된 오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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