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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14일 월요일

시스템의 이해와 강원도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백만 가지의 책임질 일이 생긴다. 현장은 실제와 연결되어 있고, 비극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탁상공론같이 관념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전혀 이해 못하는 곳이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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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검사출신 인사들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다. 검사출신인사에 대한 악감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미 있었던 사실에 대해 법률적 판단을 하는 행위와 좋은 상태를 창조해야 하는 정치적 판단은 방향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단지 수직적 시스템의 윗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일념이나 공정성을 지향해야 한다는 관념적인 목표보다 더 중요한 것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원도에서 오래 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세상과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현장 일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지역 간의 균형개발이 지나치게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느꼈다. 서울과 수도권은 난개발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강원도를 비롯한 지방은 급격히 낙후되어 갔다. 아마 한국의 미래 발전에 제동을 거는 일이 생긴다면 그 원인은 국토의 불균형 개발 문제일 것이다.

 

미국의 이자율이 오르고 신 냉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는 지금은 한국경제가 매우 어려운 때이다. 달러대 원화가치가 떨어져 과거 IMF구제금융 시절처럼 달러의 유출도 심각해질 위기가 왔다. 어느 시점에 환투기가 발생한다면 그 시절 그 추억을 다시 겪을 위험이 있다. 조금 다른 방향의 이야기지만 자본주의 세상에서 환투기를 불법화 시켜서는 안 되지만 어느 정도 제한을 하는 국제적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검사 출신의 강원도지사가 위태로운 한국경제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는 결정을 해서 이슈가 되었다. 강원도는 생산력이 없어서 무리를 해서라도 관광 사업을 유치하려고 했던 전임 도지사의 결정이 맘에 안 들었던 것 같다. 이해되는 일이다. 그만큼 강원도는 국토의 균형 개발에 소외되었고 그 때문에 빈궁했다. 또 그만큼 통제와 반대 같은 음성적 결정 보다는 창조와 개척 같은 양성적 결정이 필요한 곳이었다. 전임 도지사의 그런 결정을 조금 더 이해했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있다.

 

사건의 대강은 이렇다.

 

강원도의 전임 도지사는 어려운 강원도 경제에 도움이 되고자 레고랜드라는 테마파크를 유치했다. 그러나 수익이 나지 않았다. 레고랜드를 만들 당시에 시행사가 채무를 졌고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했다. 레고랜드는 현재와 미래에 충분한 수익을 거두지 못할 것 같았다. 전임 도지사의 결정을 비판한 현 도지사는 지급보증을 철회했다. 공적 기관인 지방자치단체가 지급보증을 철회함으로써 채권시장은 얼어붙었다. 한국의 전체 채권시장의 신용이 떨어진 것이다. 결국 2000억원의 지급보증을 거부해서 중앙정부가 100조원에 가까운 긴급자본을 채권시장에 수혈해야 하는 사태로 번졌다.

 

국토의 균형개발에서 소외된 강원도가 문제였고, 검사출신 도지사의 좁은 관점이 문제였다. 검사 출신의 현 대통령이나 미래의 정치지도자들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국가 시스템을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일본이 어려워진 것은 그 때문이다. 제조업과 같은 실물 경제를 활성화 시키려고 하지 않고 아베노믹스같은 화폐경제의 관념적인 유통에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관념은 지양해야 하고 실질은 지향해야 한다.


첨언 하면 신 냉전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경제가 혼란스러운 이유도 이념갈등에 근본 문제가 있었고, 강원도의 전임 도지사와 현 도지사는 이념이 달라 선제적인 갈등심리가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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