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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북한의 스케이트


북한은 원래 스케이트에서 강했다. 남한보다 날씨가 추운 관계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자연빙이 많아 여건이 좋았다.일제시대에는 평양의 스케이트동호회원과 서울의 스케이트동호회원들이 서로 오가며 '경평대회'를 열기도 했다.남한에서는 '백구'라는 유서깊은 동호인팀이 있어서 경평대회부터 지금까지 한반도의 스케이트역사의 산증인으로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60년대와 70년대의 귀순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대동강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한때는 사격과 더불어 국방스포츠로도 권장했었고 국제대회도 많이 나갔다.

90년대말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네덜란드선수가 처음 클랩스케이트를 신고나와 우승을 휩쓸고부터는 모든 선수들이 기존의 노멀 대신 클랩으로 갈아탔다. 이후 어느 대회에서 북한선수만 노멀을 신고 참가해 시대에 뒤떨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뒷굽이 떨어지는 클랩은 기존의 노멀에 비해서 걸리는 부분이 없고 동작이 유연해지는 면이 있다. 클랩스케이트는 가격도 만만치 않다. 최하 80만원대부터 있지만 선수들은 150만원대를 전후한 제품을 사용한다. 

나는 장비에 신경쓰기가 싫어 노멀형태를 고집하고 있는데, 나처럼 더블푸쉬부터 시작해서 실내빙상장의 좁은 코너를 많이 비틀어대며 이용하는 스케이터는 클랩을 신으면 한 개 만원씩하는 스프링값을 감당하지 못한다. 내 자신의 경험으로는 나를 지옥에서 천국으로 끌어올린 운동이 스케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어느 장소에서 운동을 해도 눈에 띄는 실력을 갖추었지만 무수한 고뇌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스케이트를 신었던 것이 나름 내 방식대로의 일가(一家)를 이루었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평안하고, 모든 운동의 바탕으로서 큰 도움을 준다.

북한의 통치자인 김정은이 스케이트나 인라인에 대한 관심을 많이 보인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금의 현실에서 인민들이 스케이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겠냐만은 통치자 본인도 스케이팅을 통해서 좀 넓은 애민(愛民)의 마음을 가져보길 부탁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변화는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부분으로 부터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다보면 고뇌와 증오의 감정들이 잊혀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역으로 생각하면 평화스럽지 못한 기질은 오만가지 잡다한 생각과 기억에서 비롯됨을 알게 된다. 주체사상이나 혁명사상보다는  스포츠로 다져진 건강한 정신이  좋은 세상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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