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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17일 금요일

호랑이 등과 김정남 암살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심정은 이런 저런 이유로 호랑이 등을 탄 기분이다. 눈을 질끈 감고 한 편으로는 정신을 잃지 않고 내맡겨야 하는 정세, 한국이나 북한도 그렇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조선시대에는 왕자의 난이 몇 차례 있었다. 살인 그것도 형제끼리 죽여야 하는 일이 국가의 중심인 왕실에서 일어났다. 그 사건이 일어난 배경은 좀 더 복잡하다. 왕위를 승계받지 못한 어떤 왕자의 기질이나 왕위를 승계받지 못하면 국가운영의 계획이나 당사자의 입지가 위태로운 정세가 되어 마치 '호랑이 등위에' 올라 탄 상황이 설정되었다고들 한다.

김정남 암살의 배후인 북한 정찰총국의 40대 요원을 추적하고 있다고 뽑은 신문기사 제목이 있었다. 말레이 경찰은 외국정보기관 개입의 근거가 있다고도 한다. 아마 내 생각에는 모두가 암살 배후였을 것같다. 북한 정찰 총국요원인줄 어떻게 알겠는가. 암살 당한 건 사실이고 누가 죽였는가보다 왜 죽였는가를 알아보는 것이 좀 더 의미 있는 일인듯 하다.

세자로서 옹립되어 있다가 선왕(先王)의 눈밖에 나서 왕위승계를 놓쳐버린 김정남이나 왕위승계를 받은 김정은 위원장은 모두 호랑이 등을 탄 기분이었을 것이다. 더구나 북한의 후견인을 자처했던 중국이 김정남의 경호를 하면서 북한의 왕실에서 어떤 상황변화가 있으면 옹립하겠다는 의지가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는 만큼 북한으로서는 피의혐의의 일선에 있을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인 트럼프는 북한에 대해서 강경책을 쓰겠다고 공공연히 말했다. 무력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나 침략국가라는 불명예 없이 의지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보이지 않는 힘'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CIA의 계획과 구상으로 쿠바에 상륙군을 침투시켜 카스트로 정권을 전복시키려고 했던 것처럼 정보기관이 나서서 직접적인 공작을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좀 더 인텔리전트한 계획이 있었거나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다고 생각된다. 작위, 부작위,정세가 경계없이 혼미하게 얽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된다.

장성택 처형 이후에 급속하게 냉각된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생각하면 중국 정부도 김정은정권에 그렇게 호의적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 트럼프와 시진핑이 북한문제에 대해서 일치된 의견을 보여주고 있다면 그리고 그 상황을 북한이 포착했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는 것이 적은 희생으로 큰 우려를 없앨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이 어떤 정치적 공작을 한 것도 아닌데 정세가 공작이 되어 김정남 암살로 귀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끊임없이 고립되어가는 북한이나 북한과 대치상황에 있는 한국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협력으로 나가야 한다. 휘둘리는 태극기나 휘둘리는 인공기가 있어서는 안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강대국이 손도 안댔는데, 정세에 휘둘려서 막장으로 가는 패착을 두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닌듯 하다. 이것이 상대적인 약소국의 불운한 운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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