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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16일 월요일

고립국으로부터의 탈출 / 하이예크

언젠가 시골의 근로현장에서 일한적이 있는데, 도시의 근로현장과 많이 달랐다. 고립국을 보는 느낌이랄까. 점차 내적으로 침착해들어가는 분위기를 파악하고는 북한인민들이 어떻게 현실에 길들여져 무력화되는지 실감한 것 같다. 여기서 무력하다는 표현은 정부에 대응할 힘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의식이 알에서 깨어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미래를 개척해나가야 하는 마인드는 잊은 것 같았다. 노동인권문제는 아닌데, 인간의 가치는 매우 보잘것 없었다. 그건 간부들의 마인드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평생 뼈를 묻을 자세가 되어 있는듯 했다. 같은 저층의 노동자라도 혁신적인 모습을 보이는 IT회사등과 많이 달랐다. IT회사에서는 더 넓은 세계랑 교류할 수 있는 분위기는 스쳐지나가는 풍경만으로도 족한 것 같았다.

북한은 그렇다고 하지만 한국은 정부나 기업 그리고 근로자들이 진취적이고 여유있는 태도를 가지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특히 보수정부 10여년에 경제와 사회자체가 퇴락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보수정부가 주장했던 강력한 자유시장경제의 활성화는 이념적 논리와 봉건적인 정실주의, 부정부패등으로 고립국을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한때 이념문제(내 자신은 문제의 본질을 생각하지 않고 이념문제가 앞서는 현실을 막을려고 애썼던 것이다)와 관련해서 권력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압박에 쫒겨서 시골로 떠돌아다닌적이 있는데,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은 억압에 길들여져 자신도 모르게 좁은 세상에 스스로 가두어놓는 나약함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스스로를 개방시키기 위해서 많은 책을 읽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영국 경제학자인 프리드리히 폰 하이예크[The Use of Knowledge in Society]라는 논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이용해야 하는 상황과 관련된 지식은 집중적이거나 통합적인 형태로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중략 - "가격기구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 기구가 제 기능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이 제한되어 있는 점, 즉 개개의 시장 참가자들이 올바르게 행동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 얼마나 제한되어 있는가 하는 점이다. "

정치적으로 경직된 중국에서 마윈이 인터넷분야에서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나 재일교포인 손정의가 비교적 경직된 사회이자 한국인을 차별하는 일본에서 인터넷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인터넷의 특성상 고립국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는 개방성과 혁신성 때문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다. 정부나 사회의 통제가 미칠 수 없는 그곳에 깃발을 꽂은 것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외교관들만은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 이해가 간다. 지식의 영토는 지리적 영토를 압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끔 고립국의 근로현장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에게 의식과 지식은 이곳을 벗어나라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나이들어 꼰대가 되지 않는 훈련을 지금부터 착실하게 쌓으라고 말하기도 한다. 보수적인 이념과 종교등이 압박을 할 수 없는 곳에 먼저 달려가서 혁신의 깃발을 꽂으라는 것이다. 그것이 '살아있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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