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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16일 금요일

창조적 노인 / 베르나르 올리비에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라는 책을 읽다가 내가 본 노인분들 생각이 났다. 언젠가 일터에서 퇴행적이고 권위적인 노인, 야구동영상을 즐겨보며 여성들을 쫓아 다니는 노인때문에 골머리를 앓다가 집에 돌아왔는데,우리집 대문 앞쪽에 의자를 놓고 앉아 하루 종일 지나가는 사람들과 대문을 드나드는 나를 빤히 쳐다보는 노인분때문에 극도의 분노를 느낀적이 있었다. 말을 나누는 노인분들에게는 책을 읽으라고 강권을 하다시피 했는데, 공경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저열한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돈스럽고 난처한 일을 한 두번 겪은게 아니다. 어떻게 보면 경제적인 부흥에만 힘썼던 세대들의 서글픈 결과일 수도 있겠다 싶다.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가난으로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항만 노동자, 토목공,체육교사, 웨이터등 온갖 일을 하다가 독학으로 프랑스의 대학입시 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합격하고 [르 피가로]같은 언론지의 유능한 정치부기자로 일했다. 독학으로 공부한 사람들은 열렬한 독서광인데, 베르나르 역시 그랬다고 한다. 은퇴후에 이미 부인과도 사별한 상태였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여 고민하던 중, 즐겨 읽던 역사책등을 통하여 서양인들은 동양인들에게 빚을 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실크로드를 4년에 걸쳐서 도보횡단을 하였다. [나는 걷는다]는 그 여행의 결과물인데, 은퇴후에 비행청소년에게 도보여행을 통해 재활의 기회를 주는 쇠이유(seuil)협회를 설립하여 인세 모두를 운영비로 쓰고 있다고 한다.

내가 직접 뵌 노인분 중에는 틈틈이 검정고시 준비를 하며 의미를 찾아가는 노인분도 있었는데, 한국의 중년 이상의 많은 남성들이 그렇듯이 계속되는 알콜섭취와 퇴폐적인 마초문화에 길들여져 정신적으로 매우 빈한한 삶을 살고 있는 노인분들이 많았다. 한 편으로는 베이비 붐 세대가 노인으로 대량 배출되는 시기가 되면 노년을 예비하지 않는 중년은 시차를 두고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였다.

'꿈꾸는 노년'이라는 말이 있는데, 꿈이라는 것은 그 자체가 의미가 있는듯 하다. 남이 알아줘서 문제가 아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몸과 마음의 건강도 지켜지고, 노년에 맞이하는 싦의 불편도 없어진다. 꿈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고 꿈을 실현 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누리는게 의미있는 일인듯 하다. 내가 생각해도 그 이상의 행복한 시간은 없을듯 하다. 많이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흔히들 행복한 삶이라고 정한 기준들이 막상 들춰보면 그다지 부럽지 않은 상태를 많이 목격을 한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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