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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성장동력 / 하이젠베르크


가끔 현실적인 생활문제에 부딪힐때마다 내가 미력하나마 힘쓰는 문제들이 결론을 보여줄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해서 회의감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다른 길을 가더라도 더 나을것이 없어 보이는 과거의 경험들이 뜻밖에 큰 힘이 되어주곤 하는것 같다.

또 노력들을 일깨우는 성장동력중 하나는 세상의 모든 사물, 엄격히 말하면 사물이라기보다는 사건들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런것들이 시간의 움직임과 단절되어 정지되어 있는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양자역학에 관한 이론들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독일의 헌법학자 루돌프 스멘트(R.Smend  1882 ~ 1975)의 동화적 통합이론이라는 헌법이론을 생각했던 것만으로 움직이는 세상과 그것의 한 부분으로서 움직여야 하는 숙명을 지닌 내 자신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던것 같다.

독일의 과학자 하이젠베르크(W.K.Heisenberg 1901 ~ 1976)는 어느날밤 원자를 연구하다가 자신의 연구결과가 자연을 해석한 것이 아니고 자연을 '형성'하였다는 깨달음을 얻고서 놀랐다고 한다. 철학과 자연과학과 신학이 합체하는 진리를 엿보았다고 할 수도 있을것 같은데,동양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의 원리와 같은, 세상이 정지되어 있는것 같지만 한 편으로는 끊임없이 모든 개체들이 세상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것 같다.

다음은 하이젠베르크의 제자인 오일러가 하이젠베르크가 우라늄 프로젝트에 관한 공동연구원으로 지원할것을 권유하자 나찌공군에 자원입대했음을 이유로 거절하면서 둘 사이에 오고간 대화다.

 선생님은 제가 승리를 위해서 자원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저는 승리의 가능성을 전혀 믿을 수 없으며, 둘째로는 국가사회주의 정권인 독일의 승리는 핀란드를 점령한 소련의 승리만큼 가공스러운 일입니다. 권력자들이 단지 좋은 기회가 왔다고 해서 자기들이 국민 앞에 선포한 모든 원칙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리는 그 후안무치한 행동에는 더 이상 어떤 희망도 걸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사람을 살상하여야만 하는 그런 부대에 지원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사격을 하거나 폭탄을 투하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무의미로 가득 찬 이 세상에서 제가 원자에너지의 이용에 대해서 연구한다 해서 그것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저는 도무지 알 길이 없습니다.    

내가 반박하였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파국에 대해서는 아무도 어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자네도 무력하고 나도 무력할 뿐이다. 그러나 파국이 지나간 다음에는 여기서도, 소련에서도, 그리고 미국이나 어느 곳에서도 다시 생활은 계속될 것이지만, 그때까지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파멸할 것이 틀림없다. 유능한 사람, 무능한 사람, 그리고 죄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들이 수없이 죽어갈 것이다. 그렇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때에 더 나은 세상을 재건하기 위하여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렇다고 별반 좋은 세상이 온다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전쟁은 거의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적어도 몇 가지는  개선할 수 있을 것이고, 몇 가지 잘못은 시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째서 자네는 그러한 자리에 있으려 하지 않는단 말인가?     

- 하이젠베르크[부분과 전체] -

선(善)을 향한 낙관적인 성장심(成長心)을 하이젠베르크의 대화에서 엿볼 수 있는데,선의의 노력이란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과도 같은 것임을 과학자인 하이젠베르크는 깨달았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그 깨달음은 또한 하이젠베르크뿐만이 아니라 내 자신을 비롯한 사회의 부분인 개인과 개인이 모인 전체인 사회의 깨달음이었으면 바람직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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