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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12일 목요일

치유되지않는 사회의식 / 융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융(1875~1961)의 병원에 망상형분열증 환자가 나타났다. 이 환자는 융을 창가로 데려가서 "태양에는 페니스가 있으며, 그것이 움직임으로 인해 바람이 생긴다." 라고 말하였다. 4년이 지나서 융이 로마시대 미트라교의 기도서를 읽다가 같은 문장이 있는것을  발견하였는데, 그 남자의 교양수준이나 기도서가 출판된 년도를 생각하면 그 남자가 기도서를 읽을 확률은 없었다.

융은 위와같은 사례를 연구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는 공통된 이미지나 주제를 품고있는 마음의 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그것을 보편적 무의식이라고 칭하였다.

요즘 들어와서 한국사회에서 이념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무의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육이오가 가져다 준 상처가 오랫동안 국민들의 무의식속에 자리잡은 이유도 있겠고, 지배와 피지배관계로 인한 상처가 오랫동안 국민들의 무의식속에 남아있는 까닭에 전자는 우파라는 명분으로, 후자는 좌파라는 명분으로 표출되기도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종교또한 경제적인 위상에 비해서 대단히 초합리적이고 비현실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과학적인 물질문명이 국민들의 의식속에 늦게 자리잡은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종교와 관련된 면에 있어서는 신도라는 명목으로 귀신을 숭배하는 일본국민도 초합리적인 모습을 띄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이나 일본의 근대화기간이 짧은 만큼의 깊이인것 같다.

생각해보면 메시아에대한 기대는 역사적으로 한국만큼 간절한 나라가 없었던듯 한데, 과거에는 미륵신앙이라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현대에는 이념이라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것 같다. 그 이면에는 수많은 외침과 싸우거나 계급적인 사회구조로 고통받던 민중들의 무의식이 면면히 표출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념과 종교같은 내면적인 구속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승화시키지 못하는 국민들에게 정부기관이나 지식인 또는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우파나 좌파의 영원한 대립, 망상적인 종교활동같은 '치유불가능한 상태'로 몰아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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