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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25일 토요일

By bus / 저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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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날 한국의 제2의 도시 부산에서 산타클로스복장을 한 버스기사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였다. 나도 장기간(대략 4)의 노선 버스기사생활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신기했다. 산타복장의 기사님들은 참 마음의 여유가 있어 보여 좋았다. 더구나 운전하기 가장 어려운 도시가 부산이다. 부산은 6.25전쟁 때 피난민들에 의해 개척된 시가지가 많아서 도로 여건이 가장 안 좋은 곳이다. 도로 여건에 동조된 운전자들의 습관도 매우 거친 곳이라고 소문이 나있다. 국토가 좁은 한국의 도로여건이 대부분 안 좋긴 하다.

 

노선버스는 공공재에 가깝다. 시민들이 적은 비용으로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교통수단이다. 자가용이 많이 보급되면서 노인 분들이나 학생 같은 교통약자들에게 더욱 유용해 지면서 공공재의 성격은 더욱 강해졌다. 그러나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장재로 운영된다. 그러나 창의적인 경영합리화로 비용을 아끼고 이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없는 분야다.

 

버스운전을 하다보면 서민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속속들이 이해하게 된다. 모두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 와중에 아이를 데리고 버스를 타는 승객은 낮설다. 결사적으로 달리는 버스에 소중한 손님이 탄 것이다. 많은 여유와 정성이 필요한 육아의 세계와 도로의 문화는 무척 다른 세계다. 격렬한 도로 여건을 볼 때 마다 아이를 키우기 힘든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재로도 그랬다.

 

한국의 노선버스도 수직관계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 공공재에 가까운 주제에 버스재벌도 있다. 버스재벌은 시민들의 교통문화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유심히 관찰했는데, 그 이점을 별로 못 찾았다. 다만 버스 운전자들을 네트워크화 해서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훈련된 유능한 버스기사를 흡수했다.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내부에서 징계하고 교육시키지 않고 다시 방출시켜 다른 곳에서 일하게 한다. 교육비용에 무임승차한 것이다. 예의 다른 회사들의 버스는 버스재벌을 위한 신규자 들의 교육 훈련장으로 전락하여 온전한 버스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예의 다른 버스 회사의 기업문화는 본의 아니게 매우 나빴다.

 

그 버스재벌이 미혼이나 이혼한 버스기사를 입사시키지 않는 원칙이 있었다. 회사가 버스기사들에게는 가정도 관리 못하는 사람이 힘든 버스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고 교육시키곤 했지만 나는 가정이 있으면 책임감 때문에 아무리 혹독한 근로환경도 견디는 사람을 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웃었다.

 

한국의 저 출산 문제는 좀 더 폭 넓고 근원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출산은 여유 없는 경쟁의 삶에 발목 잡혀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삶의 고민에서 비롯된 장기적인 자살이다. 좀 더 복지국가에 가까워지지 않고 자유주의 시장경제의 성질이 강화된다면 아이들 웃음소리를 듣기 힘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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