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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6일 화요일

내집단 이야기

중학교때 개신교를 다녔다. 국어선생님이 개신교인이었고, 도서관을 운영하던 선배가 개신교인이었다. 교회를 다니는 조건으로 내가 도서관 운영을 맡았다. 군소재지 중학교의 도서관이지만 규모가 무척 크고 웅장한 석조건물이었다. 그 안에 대출업무를 보는 공간과 열람실은 전당포처럼 철망으로 분리가 되어 있었다. 책을 대출 받으러 오는 학생이 없어 혼자 자가(self) 대출 하면서 열심히 책을 읽었다. 말하자면 도서관은 개신교인이 장악했다.

 

그런데 나는 합법적으로 자율학습을 빠지고 도서관에 갇혀서 책을 읽으면서 점점 의식이 성장해 갔다. 시내서점에서 앙드레 지드의 소설과 그 당시 유행하던 미국 권투영화 [록키]의 시나리오 대본을 사다가 국어선생님을 만났다. 국어 선생님은 [록키]를 사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일단 보류했다가 몇 일후에 샀다.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EB%82%B4%EC%A7%91%EB%8B%A8


지금도 나는 종교가 사회와 문화의 다양성과 발전을 저해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함께 성장할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주 오랜 옛날(20,30여년 이전) 정보화가 부족한 시절에 한국은 내집단이 권력 획득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종교내부의 결속력, 이념에 의한 결속력, 검찰내부의 결속력, 경제기업인들의 결속력, 강성노조의 결속력 등이 서로 네트워크화 되면서 정치권력을 위해서 내달렸다. 말하자면 패거리 문화가 창궐했다. 요즘은 성장한 시민들의 의식이 내집단 속으로 피드백 되지 못하면서 내집단은 사회적 부담으로 전락했다.

 

엄청난 규모의 국가도 내집단화 되면 고립된다. 얼마 전, 미국과 중국이 분쟁하고 있는데, 중국을 동정하는 나라가 한 나라도 없다며 중국의 고위관리가 푸념한 기사를 보았다. 현대국가들이 우주영토, 경제영토, 문화영토를 개척하고 있는데, 중국만 고전적인 영토개척을 위해 힘쓴 까닭이다. 몇 번 언급했지만 저우언라이와 다른 마오쩌뚱의 고전적 독서 스타일과 마오쩌뚱의 스타일을 답습하는 시진핑 주석의 스타일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https://hyeong-chun.blogspot.com/search?q=%EB%AA%A8%ED%83%9D%EB%8F%99+%EB%A7%88%EC%98%A4%EC%A9%8C%EB%9A%B1


알렉산더 대왕은 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향을 받아서 매우 철학적이었고, 세계주의자였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의주의(主意主義/ 의지를 중시하는) 사상이나 중용의 사상을 중시했다. 마케도니아의 내 집단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그리스의 선진문화를 전파하고 도서관을 많이 지었다. 권력욕도 없었고, 소유욕도 없었다.

 

Alexander marched on Persia. He gave everything he owned to his friends. They were horrified and said: ‘But what are you leaving for yourself?’ ‘Hope’, he is said to have replied.

 

- [ A LITTLE HISTORY OF THE WORLD] by E. H. GOMBRI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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