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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5일 일요일

삼국지와 비창조국가(vampire state)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격분한 사실과 격분을 가라앉힌 트윗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국제법적인 규제가 아닌 미국 주도의 규제와 설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북한이 과거 일본의 한반도에 대한 식민지 지배나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원리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신뢰감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인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의 지정학적인 위치가 가장 큰 원인이 되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동북아시아는 서구유럽과 많이 다르다. 시민혁명, 볼테르의 깡디드, 루소나 로크의 국민주권 이론이 내면화 되어있고, 비숫한 규모의 국가들이 혼재해있는 서구유럽과는 달리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국민들은 삼국지(Three Kingdoms)등을 읽으며 살아 온 사람들이다. 인민보다는 제왕이 군림하며 협력보다는 권력이나 패권을 얻기 위한 술책이 많은 정신환경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다. 나는 그 점에 대해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쁜 일을 많이 경험한 이유도 있다.

제왕이 되고 싶었던 군인들이 정치권력을 갖던 시절에 학창시절을 보낸 이후로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내내 '제왕적 권위'와 충돌하고 엇갈면서 살아야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는 직장 상사, 종교인, 특수군인단체, 법조인 비약해서 말하자면 노숙자까지 어줍잖은 권위의식을 가지고 '군림'할려는 태도를 보면서 동북아시아 사람들의 시민의식의 부족과 권력지향성, 시민 교육의 부족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생각을 해봤다. 


꽤 오랫동안 공산당 일당독재가 계속되다가 시진핑 일인독재가 강화되는 중국이나 오랫동안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천황이라는 상징적인 왕을 모셔놓고 국민을 결집하여 정신적 집권체제를 구성하고 있는 일본의 국민들은 국가간의 관계에 있어서도 팽창, 권력, 승부에 관점이 몰입되어 있을 것이고, 어떤 형태로든지 '제왕의 지배'를 내면화 시키고 있을 터였다. 오랫동안 이념에 관한 글을  쓰면서 동북 아시아의 책들을 거의 인용하지 않은 이유는 책의 이면에서 왕과 권력의 분위기가 솔솔 풍겨나오기 때문이었는데, 사회 초년생 시절에 최고의 학벌을 가진 똑똑한 직장 동료들이 중국 고전인 삼국지속의 인물로 자신들을 이입 시키는 모습을 보고 실소를 했던 쓰린 경험이 있었다. 

저번 글에서 장기적으로 북한이 지향해야 할 국가모델로 서구유럽국가들이나 미국식 정치시스템을 이야기하며 친밀해져야 할 국가 역시 그래도 미국이라고 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국가시스템의 안정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팽창주의를 지향하거나 극우주의 사상이 내면화된 동북아시아 강대국들은 신뢰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는데, 국가 내부에서도 그렇지만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도 음성적인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인듯 하다. 스스로 더 나은 역량을 창조할 수 없는 국가들과 경쟁,협력관계를 맺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그래야 된다고 부연하고 있는 이유는 국제관계의 역학적인 성질도 그렇고 함께 변해야 하는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러시아, 일본이 좀 더 협력체로 변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런면에 있어서는 세계지도의 동쪽절반에서 유일하게 시민의식이 성장한 한국은 신뢰할만한 이웃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과거 미국과 소련의 군비경쟁이 한창일때 카터 대통령의 군비축소정책에 호응하지 않은 소련이 레이건 대통령의 군비확장정책에 말려들어 미국과 군비경쟁을 하면서 소련연방이 붕괴 되었다. 그때 국가가 좋은 철학을 내면화 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요즘도 그런 생각이 드는 시기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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