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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18일 일요일

리좀(rhizome)/시작도 끝도 알수 없는



1984년 가수 최혜영씨의 노래다. 가사속에 "시작도 알 수 없고, 끝도 알 수 없네"라는 가사가 나온다. 노래를 듣다가 리좀이란 단어가 생각이 났다. 리좀이란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와 정신분석학자 가타리의 공저 [천개의 고원]에 나오는 단어다.

서양의 사고방식은 전통적으로 시작과 끝이 존재하고, 그것을 잇는 프레임이 존재함으로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속성의 논리가 지배해왔다고 한다. 사고의 다양성 조차도 나무줄기에서 가지가 뻗어나가듯 중심프레임이 바탕이 된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는데 리좀이란 단어는 다양성으로부터 중심 프레임을 뺀 n-1의 다양성을 표현하고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이야기하는 '천개의 고원'은 다양성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프레임의 제한과 억압으로부터 해방되어 새로운것을 창조할 수 있는 자유도 표현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동양철학적인 사고로는 영속성이나 공(空)의 성질, 허(虛)의 성질을 중시하는데, 프레임없는 사고란 서양철학보다는 동양철학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볼수 있을것 같다. 스티브잡스는 창조적인 행위를 하기 위해서 동양철학에 심취하기도 했는데, 다양성과 창조성이란 잔을 비워야 채울수 있듯이 프레임이 없는곳에서 탄생할수밖에 없는것 같다.

내 블러그질이야 탈이념이라는, 이념에 또 하나의 꼬리를 문 근본을 가지고 있지만 이념적인 사고는 다양한 사고와 창조적인 사고를 제한함으로서 '발전'이라는지극히 자연스러운 행위를 방해하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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