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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29일 목요일

북한의 군인사(軍人事)



지난번에 소장파인 장정남이 노장파인 김격식을 밀어내고 인민무력부장으로 승진한 이후에 리영길이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을했다. 소장파로의 대폭적인 군인사 개편은 예고된 일이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바람직한 일이기도 한것 같다. 과거로부터의 경험이 전혀 무익한, 환언하면 성공한 체제가 아닌 북한으로서는 과거의 이념적인 군수뇌부를 그대로 유지시켜서는 안될것 같다.

북한군 고위급인사는 지도자가 바뀌면 함께 교체되는 성향이 강한데, 역설적으로 보면 그만큼 북한의 지도자는 북한군수뇌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해석을 할 수 있을것 같다. 선군정치에서 군사통제권은 군부와 북한지도자의 불가분한 밀착성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자연스러운 인사의 어려움도 의미하는것 같다. 자유로운 정체(政體)인 한국에 비해서 저항을 각오한 도박이기도 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아닌 순차적인 수뇌부의 교체만해도 그 의미가 상당한것 같다.

고황장엽선생이 망명할 당시도 김일성세대인 항일 빨치산세대에서 김정일세대로 북한수뇌부의 물갈이가 진행되던 시기였는데, 1.5세대라고 할 수 있는 고 황장엽선생의 입지가 당시에 매우 불안정했던것으로 생각된다. 북한정치사상의 대부로서 역할은 했지만 입지를 지켜줄만한 파벌이나 시스템, 주민들에대한 인지도 등이 없는 처지로서는 숙청이나 망명중의 한가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다.

북한지도자가 군부에대해서 느끼는 위협만큼이나 인사행위도 극단적인 모습을 보일수도 있겠고, 제한된 직위에 북한지도자가 필요한 인맥을 확보하기 위해서 제로섬게임을 하지 않을수가 없는데, 폐쇄된 국가에서 지도자의 신임을 못받고 버려지는 고위급인사의 운명은 극단적일듯 하다. 이런 상황을 알고있는 구세대의 군  인사들은 연대하여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나고자 할텐데, 선군정치의 모습이나 군사적도발의 형태로 자신들의 권익을 지켜나가고자 할것 같다.

야당이나 비판세력에게 귀를 기울여야 하는 한국정부처럼 북한정부도 보수세력의 극단적인 선택에 신경을 써야하는 부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을것 같다. 개혁과 개방을 위한 노력이 일당독재체체라고 해서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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