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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30일 목요일

장엄과 웃음은 한 걸음 차이에 불과하다.


오래전 어느날 유명하고 잘 나가는 교육연구소에서 전화가 왔다.

"회장님이 이형춘님을 영광스럽게도 뵙자고 하십니다."

속으로 러시아원정을 갔다가 부하를 모두 잃고서 돌아온 나플레옹이 중얼거리던 말이 생각났다.

(장엄과 웃음은 한걸음 차이에 불과하다.)

"언제 찾아뵐테니 회장님께 그렇게 전해 주십시오."

그러구 소리소문없이 연구소의 교육현장을 다녀왔다.
물론 인품이 좋으신 '회장님'도 만났지만 나에게 전화한 교주를 따르는 제자같은 직원은 만나지 못했다.

지난 정부의 시작과 끝을 사이버권력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것 같다. 혜란강가에서 말을 달리지는 못할망정 이런 치사스런 문제에 신경을 쓸수밖에 없었던 것이, 빈한한 내 처지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국기(國氣)를 문란하게 만들 징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티끌만한 애국심이 있다면 미력이나마 손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난 정치적 중립성을 피력했으면서도 많은 공권과 정치계의 인사들이 들여다 볼만한 시민단체홈페이지에 '청천'이라는 닉네임으로 들어가서 쉽고 재미있고 편안하게 빅부라더의 탄생을 막을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클릭한 일만명이상의 사람들중에는 '청천'이 누군지 궁금해하는 이들도 많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날 이후 컴퓨터에서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이상한 일에 대해서는 실사구시적인 커다란 증거들이 잡힐때까지 낚싯대를 드리우고 참고 견디는 인내력을 나름 발휘하곤 했었던 것 같다.

기어이 사이버안보컨트롤타워에 대해서 한마디하면서

지난 정부의 시작과 끝을 혜란강가에서 말을 달리는 선구자의 장엄함대신 키보드위에서 손가락을 달리는 찌질함으로 일관했는데, 한 편으로는 007과 같은 멋진 에이전트의 역할대신 컴퓨터의 특정사이트를 들여다 보면서 댓글을 달아야 하는 정보기관 직원들의 애환에 동병상련의 애절함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상상력이 풍부했던 나플레옹은 러시아원정의 패전에서 초라하게 변해버린 자신을 보면서 폴란드대사 데 프라트에게 "장엄과 웃음은 일보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말했는데 영웅심으로 우쭐대던 과거의 모습에 너무 대조적인 자신을 자조적(自嘲的)으로 표현한 말 같다.  

톨스토이는 [ 戰爭과 平和 ]에서 자신에게 충성한 사람을 버리고 도망가면서도 자만심을 잊지 않는다고 나플레옹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우스꽝스러운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하겠다.

이념, 종교 또는 상상력은 잘못 사용하면 장엄함에서 우수꽝스러움으로 반전되는 것이 한 순간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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