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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4일 화요일

한반도의 지리적 관계와 북미협상

한반도에서 이념대립의 역사는 지리적 원인에서 비롯된 이유가 크다.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과 중국의 영향력과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에 반발하여 사회주의 국가가 된 북한의 입장은 그 당시에는 최선의 길이었을 것이다. 산악 지대가 많은 지형은 만성 식량 부족을 낳았고, 이윤동기에서 비롯되는 역동성을 갖지 못한 경제는 식량 부족을 오랫동안 지속 시켰을 것이다.

먹는 문제는 인간 활동의 기본이다. 인간이 창조하는 모든 물질적 발전은 인간의 입에 들어가는 에너지원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식량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한국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이면서 미국과 우호관계를 맺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국은 침략도 하지 않고 직접적인 침략도 받지 않을 조건이 갖추어진 나라다. 모든 것이 풍요롭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과거 소련이나 현재의 중국처럼 원색적인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 팽창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적극적으로 적을 만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 때로는 그런 모습을 구실 삼자면 보이지 않는 침략을 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북한에게는 원한의 대상이 되어 왔다.

미국의 후임 대통령들이 늘 새기고 있는 말이 있다. 바로 1796년 조지 워싱턴의 퇴임 연설 가운데 뿌리 깊은 반감 때문에 특정 국가들과 반목하지 말며, 또한 어떤 국가들의 열정적인 접근에도 연루되지 말 것이며, 바깥 세계에서는 항구적인 동맹들과도 일정하게 거리를 두라.”는 말이었다.

- 팀 마샬 [지리의 힘] 중에서 -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가깝게 지내서 별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강대국으로서 한국에 대해서 미국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북한은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수동적인 운명 탓에 주변국들의 강력한 열정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보다 더 강력한 주체사상이라는 이념을 통해서 자주권 수호에 집중해 왔다. 북한의 입장을 전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지리적 환경을 생각하면 납득이 갈만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소백산맥을 경계로 지역이 나눠져 좌파와 우파의 경계로 까지 비화된 일이 있는데, 평야가 많고 지주와 소작관계가 많았던 논농사 지역인 전라도와 산이 많고 자영농이 많았던 경상도 지역의 대립은 개인들의 정치적 욕망과 결합되어 오랫동안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 왔다.

북한과 미국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서 서로의 관계를 일상화 시킬 필요가 있다. 역사의 흐름을 동태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북한이 점차로 국제사회에서 자리를 잡도록 해야 한다. 비핵화 문제를 극단적으로 해석하여 결과를 보지 말고 우선 재래식 군사력의 감축을 통해서 화해 분위기를 습관화 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은 군축을 통하여 감축된 병력을 생산활동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 자립경제를 각오하는 북한으로서는 풍부한 철광과 갈탄, 무연탄, 석회석등의 원료는 북한의 입장을 의연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경제규모에 비해서 월등한 공업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군사국가의 전통이 이익을 만든 일이 있다면 이 점일 것이다.

북한이 극단적인 국가가 되어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습관이 든 이유는 극단적인 지리적 환경 때문이다. 얼마전 한국과 일본의 무역 마찰에서도 드러났지만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은 한반도에 극단적인 입장을 강요하고 있고, 북한은 그런 입장이 불쾌했던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부드럽게 접근을 해야 한다. 비건 특사가 언급했던 좀 더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어느 정도 그랬다

2019년 4월 25일 목요일

북한의 내면세계와 개혁노력


과거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는 전 세계가 역설적인 '기적'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북한이 고난의 행군시절을 맞아 수백만의 인민이 굶어 죽는 상황에서도 북한체제가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끔은 그 당시에 한국으로 탈북한 북한민들을 만나보기도 했는데, 한국에서 무슨 일이라도 해서 얼마간의 달러를 중국 브로커를 통해서 북한의 가족들에게 보내는 모습을 보고 크게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보내는 달러의 60퍼센트를 중국 브로커들에게 지불하였는데, 북한의 가족들에게 잘 전달되리라는 보장이 없었지만 그래도 보낼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북한민들의 삶은 그럭 저럭 또 한 고비를 넘기는 '처참함'이  지속되고 있었다. 그 당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과 그 권력을 합리적으로 사용 못하고 퇴락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 많은 충격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금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은 많이 다른듯 하다. 

개인적으로 결핍상황으로 내 자신을 내 몰아 본적이 있는데, 이유 있으면 익숙해 가는 모습을 보았다. 하물며 북한 사회의 어려움이 외세의 간섭때문이라고 김일성 주체사상으로 사상적으로도 해결한 북한이 또 한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 같다는 불운한 예감이 들기도 했다. 이 즈음에서 국제사회는 북한을 취급(deal with)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북한이 개혁 개방을 위해서 노력하지만 '자존심'은 버리지 않을려고 하기 때문이다.

오래전 한국의 인디밴드가 생방송에서 성기를 꺼내는 방송사고를 낸 적이 있는데, 다음날 북한 방송에서 천하의 개x놈들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이 있었다. 북한에 있어서 자본주의의 다양성이라는 것은 정신을 풀어해친 '무방비 상태'를 의미할 정도로 사회주의 체제는 북한 인민들을 외세로부터 보호하고 결속시키는 수단으로서 사용된 일면이 있다. 그런 북한 체제를 하루 아침에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북한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잘 모른 탓일수도 있다. 결국 푸틴 대통령에게서 미국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빅딜(big deal)전략을 꼬집는 표현이 나온 것은 당연한듯 하다. 다음 협상에서는 미국이 북한을 연착륙으로 유도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항상 느끼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처럼 아(我/ego)에 빠져있지는 않는것 같다.

그리고 북한이 곤란에 빠지는 문제는 정치제도와 더불어 국제환경, 지리조건, 기후조건등이 만들어낸 종합적 결과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북한은 이런 문제를 천천히 수순을 밟아 해결할려는 노력이 필요할 듯 하다.  

Obviously, part of the answer depends on differences in human institutions. The clearest evidence for the view comes from parts of countries that divide essentially the same environment but have very different institutions and, associated with those institutions, different per-capita GNPs. Four flagrant examples are the comparison of South Korea with North Korea, the former West Germany with the former East Germany, the Dominican Republic of Haiti, and Israel with its Arap neighbors. Among the many "good institutions" often invoked to explain the greater wealth of the firstnamed country of each of these pairs are effective rule of law, enforcement of contracts, protection of private property rights, lack of corruption, low frequency of assassinations, oppeness to trade and to flow of capital, incentives for investment, and so on.

-omit-

But there is increasing recognition that this good-instituions view is incomplete - not wrong, just incomplete - and that other important factors need addressing if poor conuntries are to become rich. This recognition has its own policy implications. One cannot just introduce good institutions to poor countries like Paraguay and Mali and expect those countries to adopt the instittuions and achieve the per-capita GNPs of the United States and Switzerland. The criticism of the good-institutions view are of two main types. One type recognizes the importance of other proximate variables besides good institutions, such as public health , soil-and climate-imposed limits on agricultural productivity, and environmental fragility. The other type concerns the origin of good institutions.

확실한 답 하나는 그러한 경제적 불균등이 부분적으로 인간제도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가장 명확한 증거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른 제도 때문에 1인당 국민 총생산이 차이 나게된 네 쌍의 나라들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남한과 북한, 서독과 동독, 도미니카 공화국과 아이티, 이스라엘과 아랍 주변국들인데, 비교를 통해 명백한 예를 들 수  있다. 각 쌍에서 먼저 예시한 부유한 나라들을 설명할 때는 자주 거론 되는 여러 '훌륭한 제도들'이 있는데, 효과적인 법률 체계와 계약 집행, 사유 재산권의 보호, 부패의 부재, 낮은 암살 빈도, 무역과 자본 흐름의 개방성, 투자를 위한 장려 등이다. 

- 중략 -

하지만 좋은 제도에 대한 관점이 틀리지는 않지만 불충분하다는 것과, 빈곤한 나라들이 부유해지려고 한다면 다른 중요한 요소들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 이 인식은 그 자체로 정책적 시사를 내포한다. 파라과이나 말리와 같은 빈곤한 나라가 단지 좋은 제도를 채택하는 것만으로 이들 나라들이 미국과 스위스의 1인당 국민 총생산을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좋은 제도를 둘러싼 관점에 대한 비평은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좋은 제도 외에도 공중위생이나 농업 생산성에 영향을 끼칠 토양과 기후적인 제한과 환경적 민감성과 같은 다른 직접적 가변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유형은 좋은 제도의 기원과 관계가 있다. 


- JARED DIAMOND의 [GUNS, GERMS, AND STEEL]중에서 -

2019년 1월 12일 토요일

북한이 강대국을 대하는 법

한국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간절히 기대하는가 하는 문제는 좀 추상적인 문제다. 국경을 맞대응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으로도 충분한 위협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비핵화문제는 북한이 주변 강대국에 대응하는 문제로서 한국으로서는 주변국들과의 2차적 관계가 관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것 같다. 하지만 팽창주의적인 야망을 넘어서 북한의 개혁개방으로 한반도가 서구화 블럭속에 편입되게 되는 일은 전통적이고 이념적인 맹방(아주 맹렬한 우방)으로서 중국의 입지에 부담스러운 미래상을 안겨줄 것같다. 그 와중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으니 시진핑은 반가웠을 것이다.


원래 중국은 김정은 위원장과 별로 안 친했다. 심지어 일본의 고단샤 편집장이자 동아시아 전문 연구가인 일본의 곤도 다이스케는 [시진핑은 왜 김정은을 죽이려는가]하는 제목의 책을 출간할 정도였다. 그 책속에는 친중파인 장성택을 처형한 문제를 비롯하여 시진핑이 김정은 위원장을 매우 싫어하게 된 원인들이 나와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보면 일인 집권체제의 '위험한 약자'인 국가를 떠맡은 김정은 위원장이나 지리적인 밀접한 연관성으로 북한을 포기할 수 없는 시진핑의 만남은 현실적인 일임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아마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몫을 챙길려고 노력하는 의지는 각국의  많은 지도자들이 예측하고 있을 일이었음에 틀림없다.

How do you solve a problem like Korea? You don't, you just manage it---after all, there's a lot of other stuff going on around the world that needs immediate attention. 

The whole of the region region from Malaysia up to the Russian port of Vladivostok eyes the North/South Korea problem nervously. All the neighbors know it has the potential to blow up in their faces, dragging in other countries and damaging their economies. The Chinese don't want to fight on behalf of North Korea, but nor do they want a united Korea containing American bases close to their border. The Americans don't really want to fight for the South Koreans, but nor can they afford to be seen as giving up on a friend. The Japanese, with their long history of involvement in the Korean Peninsula, must be seen to tread lightly, knowing that whatever happens will probably involve them.

The solution is compromise but their is limited appetite for that in South Korea and none at all displayed b the leadership of the North. The way forward is not at all clear; it seems as  it is always just out of sight over the horizon.

- Tim Marshall [PRISONERS of GEOGRAPHY]  -

한반도라는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풀 수 없다. 그냥 관리만 할 일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에는 이 문제 말고도 관심이 필요한 시급한 일들이 널려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항에 이르는 지역 '전체'는 초조하게 남북한을 주시하고 있다. 만에 하나 그들의 코 앞에서 이 문제가 폭발하기라도 하면 인접국까지 말려들게 되고 그 여파가 당장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거라는 걸 그들은 알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행위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는 건 바라지 않지만 그렇다고 통일 한국의 국경, 즉 자신들의 코 앞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미국도 한국을 위해서 싸우고 싶은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지만 그렇다고 우방을 저버리는 짓을 할 수도 없다. 한반도 개입에 있어서는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은 어떤 사태가 벌어지더라도 모른 체할 수는 없는 입장이기에 되도록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처럼 보여야 한다. 

해결책은 타협이겠지만 한국은 이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고 북한의 지배층 또한 이를 받아들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향후 전망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 상황은 마치 지평선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풍경과도 같다. 

- 팀마샬 지음 김미선 옮김[지리의 힘] 중에서 - 

그러나 요즘은 지평선 너머에 뭐가 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많다 특히 한국의 대통령이나 북한의 젊은 지도자는 더욱 잘 알고 있는듯 하다. 서두르지 않고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방법을 아는듯 하다.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이 권위주의 국가들의 지도자들과 협상능력에서 불리한 점이 있다면 임기나 대중에게 보여줘야 하는 결과물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은 중국과 북한의 만남에 대하여 그다지 우려할 이유는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다행히도 시진핑과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야심가들이다.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실용주의와 자존심 / 북미협상

얼마전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1기 북미협상때 갈 때까지 다 갔다고 말하였다. 아마도 자존심을 많이 죽였다는 표현 같았다. 북한은 자존심으로 지탱하고 있는 국가다. 남들은 이해할 수 없지만 지리학을 많이 공부한 내가 생각하는 북한이란 나라는 참으로 존재하기 힘든 지리적 여건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굳건히 버텨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형춘(Hyeong Chun Lee): 북한의 지리에 대한 검색결과 


나는 막노동을 꽤 오래했다. 세어보니 총량이 1500일 정도 된다. 막노동은 체질에 맞았다. 나는 꽤 오래 수험생들에게 지리학이나 사회과학, 법학등을 지도하며 생계를 이어가기도 했는데, 막노동판이 항상 그리웠다. 사실 닭이 먼저인지 계란이 먼저인지 모르지만 나의 약한 몸이 막노동판에서 강해졌는지, 내가 체구에 비해서 힘을 쓰는 법을 알아서 막노동판이 체질에 맞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느날 좁은 지역사회에서 막노동을 하다가 그 복장 그대로 일찍 자리잡은 친구의 상점에 들어가서 친구를 찾았다. 나이 많은 종업원은 겨우 막노동꾼이 사장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른다고 핀잔을 주었다. 그날 그 이야기를 들은 북한의 함경도 태생인 나의 모친은 혹독하고 강한 훈계를 나에게 하였다. “비웃음이 배를 째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그날 이후 나는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있어서 체면을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대단히 실용적인 사람이 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다. 사업가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에겐 이익이 진리이다. 비정해 보이지만 현재와 같은 이념세계에서는 유일한 대안이다. 이념적 사고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사고는 해결책을 반드시 찾는다. 그래서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를 압도한 것이다. 자신만의 이익을 위한 자본주의는 멸망의 길이라는 사실도 입증되었지만 상생(win-win game)으로서의 자본주의는 영원한 진보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을 위한다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미국과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시기가 최적의 시기인 것 같다.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정도 완충적 공간을 지니고 있음도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주의적인 관점이 한 몫 한 것 같다. 이 점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북미협상에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의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개발 초기에 다른 국가를 순방하면서 가난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많은 굴욕을 겪었다. 태국 국왕에게는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이 건방지다는 모욕적인 언사를 들었다. 그러나 곧 한국은 태국을 압도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과 사명감이 넘치는 답변으로 응수했다는 일화가 있다. 목적을 제대로 알면 실용주의적인 태도를 갖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win-win game에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 누구나 다 그래왔고 그것이 정상이다.

 

한국에서는 극우주의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극도로 추앙하는 일이 많은데, 박정희 대통령의 이념적 성질은 김일성 주석의 대척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냉전시대의 사고는 항상 그렇게 흘러간다. 박정희 대통령과 김일성 주석의 공통점은 경제개발의 초창기에 전후복구와 경제개발이라는 목적의식이 뚜렷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공산주의 이념의 불통성과 완전한 일인 집권국가의 특성상 박정희 대통령보다 학식있는 인재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 생각해 보면 북한은 빨리 경제개발에 필요한 학식있는 인력과 기술인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2022년 10월 17일 월요일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지리

민족주의나 대국주의를 포함한 모든 이념에 의하여 실용주의는 손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이념에 근원이 있다.

 

소련이 해체될 시기에 서방이 러시아를 하나의 유럽국가로 수용하기에는 러시아의 지리적 위치가 좋지 않았다. 소련 자체가 통합된 거대국가이긴 하지만 지리적인 여건으로 경제의 통합화나 러시아의 다른 지역 국가(우크라이나 등)들에 대한 중심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여러 국가들로 나뉘어져도 문제될 것이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제에 관하여 Paul Krugman 교수는 [Geography and Trade]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언뜻 보면 제1강연에서 전개한 두 개 지역 모형은 소국들에게는 불길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개 국가를 두 개 지역으로 보고 대국이 초기 인구를 더 많이 갖고 있고, 따라서 아마도 소국으로부터 모든 산업을 유인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곘는가?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국가들은 지역들과 똑같지 않다. 가장 극적인 최근의 사례로서 우리는 소련이 비록 대국경제 단위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들의 집합이라는 것을 불현 듯 인식하게 되었다.

 

- 중략 -

 

따라서 대국을 꼭 큰 지역들이 아니라 다수 지역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국가를 지역들에 유리하다는 것이 반드시 옳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종전되고 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과 좀 더 밀접한 지리적 관계 때문에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만 러시아는 언제나처럼 고립국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추측컨대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한국이 경제적으로 소통하여 시베리아 방면으로 러시아 경제의 출구를 열어줄 것을 기대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기대했던 한국의 박정희 정부만큼 러시아의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결함이 있었다. 이는 아마 한국의 밀도 있는 경제지리 여건이 러시아의 방만한 경제지리 여건보다 우세했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러시아는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외부와 좀 더 유화적인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

 

북한도 마찬가지다. 개혁과 개방을 할 수 없는 경제지리 여건이 이념적인 문제로 왜곡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면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가 시도하여 성공했던 강력한 법질서중심의 국민통합을 시도하면 될 것이다.

 

러시아나 북한은 주도권 문제에 관점이 매몰 되어서는 안 된다. 차후에 풍부한 지하자원 등으로 외부경제가 러시아나 북한경제에 의존할 기회는 무궁무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 같은 경우는 내수경제나 고립경제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많을 것이다. 자원이나 영토에 비해서 인구가 많은 탓에 외부와의 관계를 소중히 하지 않으면 점차 힘들어질 고민이 있을 것이다.          

2024년 5월 4일 토요일

지리와 이념

어렸을 때 나의 부친은 강원도에서 광석을 운송하는 트럭운수업을 하였다. 우리 가족들은 산골에 갇혀있는 것을 매우 갑갑해했다. 나는 기차의 기적 소리를 들으면 가슴이 설랬다. 내가 모르는 다른 세상으로 가는 기차 같았다.

 

트럭운송비를 어음으로 받은 부친은 서울에서 어음을 할인하고(현금으로 바꾸고) 새벽 기차로 오곤 했다. 어느 날은 부친이 밀크 캬라맬 선물 세트와 한반도 정밀지도의 브로마이드판을 가지고 왔다. 딱히 시골에서 놀거리가 없었던 나는 한반도 지도를 수없이 반복해 보았다. 훗날 인문 사회는 지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았다.

 

어느 날은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자주 연회를 열던 섬이 어딘지 찾다가 그곳은 섬이 아닌 함경남도 원산의 시중호 기차역 가까운 해변인 곳도 알게 되었다. 보안상 누구나 눈을 가리고 배를 타고 갔기 때문에 섬 인줄 알았던 것이다. 이렇게 지리는 많은 것을 알게 해 준다.

 

한국은 경상도와 전라도가 보수와 진보 또는 우파와 좌피로 나뉘는 분위기가 있었다. 여태 그래왔지만 그러면 안되는 것이다. 평야가 많은 전라도는 지주와 소작이 나뉘는 벼농사가 활발했다. 다수인 소작농가의 계급의식이 발생하기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저수지나 두레등의 협동을 필요로하는 벼농사는 공동체 의식을 강하게 심어 주기도 한다.

 

반면에 경상도는 산악지대가 많아서 밭농사와 자영농업이 활발하다. 공동체 의식 보다는 개인주의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특성이 다른 경상도와 전라도가 소백산맥으로 나뉘어져서 교류하기 힘든 여건이 있었다. 고대로부터 백제와 신라로 나뉜 것은 교류하기 힘든 지형 탓이다. 때문에 한반도는 작은 영토에서 지역적 특성이 너무 뚜렷하였다.

 

북한은 백두산의 화산이 분출하여 개마고원이라는 용암대지를 형성했듯이 신생대 지층이 많다. 오래된 고생대 지층에서는 석회석과 무연탄과 같이 압축되어 눌려진 딱딱한 지하자원이 많고, 오래되지 않아 표면에 있는 지층인 신생대 지층에서는 갈탄이나 석유같은 무른 지하자원이 많다. 아오지 탄광에서 갈탄을 많이 생산한 것은 두만강 유역이 신생대 지층이기 때문이다.

 

나의 부모는 북한이 고향이다, 부친은 통천이고 모친은 함흥 근처의 정평이다. 그래서 나는 북한이 다른 나라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무른 갈탄은 화력이 갑작스럽고 좋아서 난로에 넣으면 난로가 녹을 정도였다고 나의 부친이 말했다.

 

북한은 내륙성 기후가 심해서 겨울이 많이 춥고 여름이 짧다. 게다가 평야가 적은 탓에 오랫동안 만성 식량부족에 시달렸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의 기질은 유목민족의 기질과 같다. 안정과 행복에 대한 갈망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냥 강인하다. 때로는 이렇게 견디는 힘이 변화를 막는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한반도는 구릉지가 많고, 하천이 짧다. 그 하천들은 경사진 국토를 급하게 흐르기 때문에 수운이 발달할 수 없다. 게다가 4계절이 뚜렷한 한반도는 물이 많을 때와 적을 때의 비율인 하상계수가 크다. 그래서 하상계수가 작은 미시시피강에서 증기선을 타고 가는 허클베리핀을 보기가 힘들다.

 

미국 국무부에서는 지리학의 명저인 Harm de Blij교수의 [WHY GEOGRAPHY MATTERS]를 외교관 필독서로 추천한다고 한다. 지리를 알면 보이는 것이 많다.                          

2014년 3월 14일 금요일

북한의 주체사상과 자발적 스트레스


개인적으로 가끔 힘든 일이 있으면 자발적으로 신체에 스트레스를 가해서 힘든 환경에 대하여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면 지나간 사건이 되어 원상복구 되곤 하지만 어떤 종목의 운동실력이 아주 준수해지는  경험이 가끔 있었던것 같다.

고대 알렉산더제국의 헬레니즘철학중 스토아학파는 금욕과 절제로 자신을 극복하여 자신이라는 주체가 환경에 영향을 덜 받고 평온해지는 상태를 '아파테이아'상태라고 해서 이상적인 상태로 삼았으며, 무인(武人)들은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 고된 훈련으로 마음의 평정을 지향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아마 같은 이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윌리엄 글래서(William Glasser 1925 ~  )는 환자의 과거가 아닌 현재의 행동과 책임에 관심을 가졌는데, 인간은 누구나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이 자신을 통제하고 책임을 질 수 있게 되었을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글래서의 치료목표는 '선택이론'과 '현실치료'를 통하여 자기주도적인 힘을 갖추도록 유도하는데 있다고 한다. 

북한이 주체사상을 국가이념으로 선택하게된 배경에는 한반도는 외세의 침략을 비롯한 국제정세에 수동적인 입장으로 대처해왔다는 역사관이 크게 작용한듯하다. 그러다 보니 미국의 영향을 받는 (세계 어느 나라가 미국의 영향을 받지 않겠냐마는) 남조선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나름의 굳건한 신념이 사회적 평온을 유지하며 유래없는 '고립국'을 만드는데 설득력 있는 이념이 되었던듯 하다.

어떻게보면 자유진영의 관점으로 납득이 안되는 장기간의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데, 교류나 상호관계의 경험을 점차 잃어가는 사회에서 어려운 여건을 자발적 스트레스로 이겨나가는 해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와 미래를 만든다는것을 생각해볼때, 북한사회는 고난이 많았던 한반도의 역사가 주는 상처를 지금까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생각도 나고, 행여나 한국사회의 이면에도 그런 문제가 있다면 신속히 치유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북한은 지리,역사,과학,사상을 망라한 더 넓은 세계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의 변화에 대한 태도가 많이 아쉬운데, 북한정부가 북한인민을 변화와 교류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있는 사회인으로서 교육시키겠다는 의도가 안드로메다에 있는 것도 문제고, 한국과 북한이 대치상태로서 한국의 역량과 인식을 세계와 우주적인 관점이 아닌 북한문제에 묶어두고 있는것도 비극인듯 하다.

2022년 3월 7일 월요일

향수(nostalgia)와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이 경제적으로 재건이 되고 남북한이 협력하는 시대가 오면 한반도는 역사적으로 불운한 시대를 딛고 세계사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예상은 정확한 판단이다. 한국을 보면 북한을 알 수 있다. 이념의 잔재를 제외하면 북한은 한국과 동질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념과 통일에 관한 문제와 함께 살아갔다. 그 결과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모두 나와 친근한 국가였다. 내 구글 블러그를 자주 방문하여 생각을 나누는 이웃 국가였다. 우리는 모두 강력한 자국의 미래를 예상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통합한 옛 소련에 대한 nostalgia가 있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발전된 한국이 이상형이었을 것이고 재건될 북한이 지침이었을 것이다. 나는 경제학 책이나 지리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이들 국가를 함께 나의 생각 속에 넣어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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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부족함이 많았던 한국의 대통령과 정보기관 문제에 몰입을 하고 있을 때, 러시아에서 21명 단위로 내 블러그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러시아의 정보기관인 KGB와 북한의 정보기관인 정찰총국의 창건일이 21일과 관련이 있어서 그 상징성을 눈치 챈 적이 있었다. 그리고는 상징성보다 실용성에 집중해보자는 권유를 하기도 했다. 1인 집권국가는 이념이나 상징성이 국가의식을 지배하기가 쉬운데 그리 좋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결국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내 견해로는 어떤 좋은 결과를 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은 푸틴 대통령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옛 소련의 영광을 생각하는 노년층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이 되어 주고 있다. 더구나 러시아는 노령화 현상이 심각하다. 거대했던 시절의 nostalgia를 삶의 에너지로 삼고 싶은 것은 중국이나 일본뿐만이 아니고 러시아의 노년층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노인분들이 밝은 미래를 꿈꾸며 합리적인 사고를 하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다. 지혜와 젊음을 함께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인분들은 그 당시의 젊었던 자신의 상태가 좋았던 것을 그 시절이 좋았던 것이라고 착각한다. 어떤 비극이 있었더라도 젊은 시절의 nostalgia는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게 한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민중들의 실체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실용적인 정치를 해야 한다. 때로는 젊은이들이 많은 일터에서, 때로는 노인분 들이 많은 일터에서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좋은 지도자는 국가를 옛날로 회귀시키는 지도자가 아니고 노인분들을 젊게 살게 하는 지도자라는 생각을 한다.

 

우크라이나의 젊은 대통령에게는 시련이자 좋은 교훈이 된 사건이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자주권을 지키기를 희망하는 마음도 마찬가지다. 젊은이들보다는 노인분들이 호전적이다. nostalgia 때문이다. 

2017년 8월 19일 토요일

활력이 필요한 시공간 / 프리드리히 라첼

고등학교시절 두권의 책이 행복을 주었다. 당시 학원사(學園社)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리차드 리키박사와 로저 레윈박사가 함께 쓴 인류학 서적인 [ORIGIN], 칼 세이건 박사의 행성연구서적인 [COSMOS], 이 두가지 책을 너덜 너덜해질대까지 반복적으로 읽었다. 그러면서 마음속에 자리잡은 이데올로기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달리고 있었다. 리차드 리키박사가 750만년전 호미니드의 유골을 발견하면서 라디오에서 '다이아몬드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 온 루시'라는 팝송이 나와서 그 유골을 '루시'라고 이름 붙였다고 하는 낭만적인 순간에 어려운 가정환경이나 골육상잔의 국가정세가 눈에 들어 올리가 없었다. 꿈많은 학창 시절을 보내게 해 준 책들에 지금도 무척 감사한다.

훗날 사설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세계지리를 지도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무심코 내 이름을 검색했더니 내 구글 블러그를 유해블러그로 지정해서 접근 금지시켰다고 말해 학생들과 함께 막 웃었던 기억이 있다. 꿈이 있는 아이들과 꿈이 있는 어른이 지지부리한 권력을 비웃고 있었다. 도서관에서 증거 동영상을 채취하고 담당교육청에는  위에서 시켜도 그런 짓 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나서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러니 고립국 북한정부와 정신적인 고립국 한국정부가 얼마나 같잖아 보였겠는가 말이다. 요즘 지난 정부에서 있었던 국정원의 댓글공작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국가재정과 인력을 참 졸렬하게 사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의 엘리트 공작기관인 문화교류국을 폄하하는 이유도 내 머리속에 담겨진 시공간은 고립국 정부의 공작기관을 넘어선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어떤 나라가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영토와 정세를 넘어선 구성원들의 넓은 인식들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념이나 적대감으로 생각의 족쇄를 잠글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독일의 정치 지리학자인 프리드리히 라첼(Friedrich Ratzel, 1844 1904)은 진화하는 유럽의 민족국가를 생물학적 유기체에 비유하였다. 그는 민족이 살아 있는존재의 집합체로서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하며, 다른 문화를 흡수하고 다른 영토로 확장하면서 그 자양분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식민지 획득이 국가에 이로우며 국경선이 규정되고 한정되어 있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시하였다. 국가는 영토를 놓고 서로 각축을 벌여야 한다. 그런 여지가 차단되면 국가는 마치 노인처럼 쇠하게 되며, 민족 도한 시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 분석을 근거로 이 유기체 국가 이론을 확립하였고, 이런 견해를 학습잡지에 발표 하였다.

이런 관념은 머지 않아 그의 제자들을 통해 독일 정치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나중에 이는 나치 이데올로기의 일부가 되었으며, 특히 카를 하우스호퍼(Karl Haushofer)라는 전략가가 이 이론을 적극적으로 선전하였다. '지정학(geopolitik)'이라는 용어는 그의 전매특허로서 악명을 얻게 되어 이후 수십  년간이나 학계에서 쓰이지 않았다.

- 미시간 주립대 교수 Harm de Blij의 [Why Geography Matter]중에서 -

북한이나 어느 정도의 한국이 이 지경이 된 것은 정신적 영토를 제한해 버린 교육정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프리드리히 라첼의 의견처럼 반드시 지리적 영토가 아니더라도 산업적 영토, 학문적 영토, 정신적 영토등의 새로운 인식과 확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넓게 생각하지 않는 구성원들만 있는 국가는 뭐 하나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고, 제대로 되는 일도 없을 것 같다.   

2022년 5월 2일 월요일

지리적 성향 / 동방의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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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린 버스 운전을 하면서 아무런 권력도 없고 신분은 노출되어 있는 버스기사의 입지에 관하여 세밀히 관찰했다. 지금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근린 버스기사는 푸틴 대통령과 완전한 수직적 대칭관계에 있다. 그야말로 동방의 보잘 것 없는 신분이다. 한국에서 버스기사가 이렇게 좋지 않은 대접을 받는 줄 알았으면 안했을 것이다. 나는 순진한 마음에 건전한 근로자는 대접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수직적 동양사회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 했었다.

 

소비에트 연방이 분리되었을 때 바르샤바 동맹과 더불어 나토도 해체 했어야 했다. 아니면 농담 섞인 발언이지만 나토를 지구방위군이나 깐따삐야 방위군의 성격으로 전환해서 러시아를 나토에 가입시켰어야 했다. 오늘 이 지경(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이르게 된 이유는 서방과 러시아를 대칭관계에 묶어 둔 이유가 크다. 지리적이고 문화적으로 러시아는 동양사회에 근접하기 때문에 수직적 신분에 대한 열망이 강했고, 푸틴 대통령은 그 열망의 정점에 서 있다.

 

나는 이 칼럼과 관련해 19961028[뉴욕타임즈]에 장문의 보충글을 기고 했고, 이는 Macieck Albrechr의 삽화와 함께 실렸다. 나는 이렇게 썼다. “지도는 해당 국가의 내적 문제와 대외적 의도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준다. 그중에서도 대외적 의도를 파악하면 공격을 초기에 경고할 수 있다.

 

- [Why Geography Matters] by Harm de Blij -

 

지금 우크라이나는 지리적 문화적 상대성이 발단이 된 전쟁에서 서방측을 대리하여 전쟁을 치루고 있는 중이다. 이 전쟁의 성격은 동양의 장년의 군주가 지배하는 대국과 서양의 청년 지도자가 이끄는 중소국의 전쟁이 된 것이다.

 

나는 독재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을 가진 적이 없다. 아마 영국에서 교육받은 싱가포르 리콴유 총리의 예처럼 서구 평등사회가 지도자와 국민의 의식 속에 동질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 정책의 일관성 같은 장점이 많았을 것이다. 초창기 푸틴 대통령에게도 그런 것을 기대했고 초창기 푸틴 대통령이 그런 실수는 안했던 것 같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지리적으로 러시아는 동양적 수직사회의 전통을 벗어나기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도력이 출중한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한국에 대전차 미사일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요청했고, 앞서 러시아는 북한에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과 북한은 모두 인도적 지원같은 소극적인 지원을 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한국과 북한은 냉전의 최첨병에서 대리전을 치루는 형국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만 우크라이나 난민의 생존권을 위해서는 아낌없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보기관 출신으로서 푸틴 대통령은 미숙한 판단을 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러시아의 희생을 예측하지 못했다. 동양적 군주의 자존심으로서 소득과 명분없이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러시아는 빠른 시일 내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 그리고 차후에 러시아는 정치적 문화적으로 대 개혁이 있을 것을 예상한다. 동양적인 수직적 불평등 사회는 일본의 발전을 정체 시켰고 중국도 그럴 것이다. 한국도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러시아는 동양의 나쁜 면을 닮지 말아야 한다.   

2021년 1월 5일 화요일

한국과 북한의 내수시장과 제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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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등이 법률로서 강제되기 시작했지만 10년 전에 본격적인 제조업부문으로 직업여행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이 국민소득 3만 달러 정도 되는 국가라는 점이 의아했다. 정기적으로 여러 가지 구실로 여의도에 들려 국회의사당과 증권가를 들려보곤 했는데, 이런 식으로 실물 경제(제조업과 소상공인, 운수업 등을 포함한)를 천대해서 과연 한국의 미래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교묘하게 상품을 묶고 구조화하고 파생상품을 디자인해도 결국은 플로리다에 사는 서브프라임 주택 담보 대출자나 나고야의 중소기업, 자동차를 사려고 대출받은 낭트의 젊은이가 돈을 갚아야 한다는 전제가 이 모든 새로운 금융상품의 근저에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시스템 안의 서로 다른 부분을 긴밀하게 연결한 금융 상품이 만들어지면서 최초로 돈을 빌린 사람이나 중소기업이 돈을 갚지 못한 데 따른 부작용이 시스템 전체로 훨씬 격렬하게 확산되는 결과를 낳았다.

 

- [Economics The User’s Guide] by Ha-Joon Chang -

 

실물경제에 비해서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복잡해진 금융경제가 불황의 혼란을 일으킨다는 캠브리지 대학교 장하준 교수의 의견인데 사실 그렇다. 좀 알기 쉽게 서민의 언어로 표현하면 소수의 사람들이 일을 해서 생산하면 다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생산된 소량의 생산물을 뜯어먹고 사는 결과가 되어 버린 것이다. 한국이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선방하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점만 봐도 튼튼한 실물 경제는 튼튼한 국가기반이라는 사실을 입증한다.

 

반면에 지리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 계속 고립된 북한은 크지 않은(그렇지만 작지도 않은) 내수시장이라도 경제발전의 기반으로 삼으면 어느 정도의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데, 이 점에 있어서는 경제 발전이 정치적 안정과 입지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캐나다에는 제조업이 거의 없었고 어떤 제조업이라도 번성할 전망이 거의 없었다. 농업 확대는 미국에서와 거의 마찬가지로 평원을 향해 서쪽으로 진행되고 있었으나, 미국에서처럼 제조업을 유치하고 그를 통해 서부를 도시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 중략 -

 

물론 그 대신 나타난 것은 미국 경제로부터 연결을 끊는 의도적 정책이었다. 1878년 캐나다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로 구성된 소위 국가정책(National Policy)을 도입 하였다.

 

하나는 캐나다 농업 부문을 이미 자리를 잡은 미국 공급자들보다는 국내 생산자들에게로 전환하도록 실효적으로 강제하는 관세장벽이었고, 다른 하나는 북미 대륙의 산맥이 이어진 방향이자 당시 경제적 교류가 활발했던 미국과 캐나다를 연결하는 자연스러운 남북 방향과 반대로 캐나다의 제조업 발전이 가능한 동부 지역과 농업 지역인 서부를 연결하여 국내 수송비 하락을 가능하게 하고, 이를 통하여 캐나다 동부의 공산품이 수요처인 서부에 저렴하게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캐나다 공산품의 수요 시장 확보, 경쟁력 강화 및 수입 대체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도록 동서 교통을 실효적으로 보조하는 국가철도였다.

 

- 중략 -

 

그러나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캐나다의 수입 대체가 타국의 유사한 정책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정책들은 내수시장을 보호함으로써 그것을 또한 확대할 수 있었다. 캐나다 농부는 캐나다인들로부터 공산품을 구매해해야 되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다면 캐나다에 살았을 캐나다인들보다 더 많은 캐나다인들이 있게 되었고 따라서 보다 큰 캐나다 시장이 존재하게 되었다.

 

- 중략 -

 

이 정책은 성공적이었나? 아마도 그것은 자체 목표들에 따라 다르다. 명백하게 보이는 것은 이 정책이 국가경쟁의 바람에 노출되자마자 죽어 버리게 되는 온실산업 부문을 창출하는 것 이상을 했다는 점이다. 캐나다는 이제 주변부가 될 것이라는 우려 없이 미국과 자유무역을 받아들일 만큼 산업적으로 충분히 강하다.

 

- [Geography and Trade] by Paul Krugman -

 

물론 경제문제를 경제문제로 보지 못하고 단기적이거나 개인적인 욕망들과 관련해서 이념문제로 해석한다면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점은 남북한이 모두 인식을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