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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5일 일요일

어항속의 국가들 / 정보기관과 교육문제

청년기에 사법시험을 보러 갔다가 고득점을 한 문화사(세계사)와 헌법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과목은 협소한 성질 때문에 학습 의욕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일찍이 세상 구경이나 하자고 수험 생활을 박차고 나온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공작원 경력이 있는 부친의 보상 문제로 정보기관들에 연루되어 상호 자극을 주고 받다가 이념이란 족쇄가 채워진 한국의 정보기관 나아가서는 북한 정보기관의 능력이 좀 더 자율적이고 세계화 될 필요가 있음을 알고 그 문제를 전문적인 지식을 사용해 많이 조언했던 경험이 있다. 특히 중국 정보기관의 눈에 한국과 북한의 정보기관은 반도내에서 서로 만을 관찰하는 어항속의 물고기들과 같이 보일 것이라는 경고도 했었다. 그리고 북한의 엘리트 정보기관인 문화교류국에 대해서는 사격이나 지식에 있어서 이념으로부터 자유로운 한국의 밑바닥 인생인 내 자신보다 나을 것이 뭐가 있느냐는 도전적인 비평도 서슴치 않았다.

 

당시 러시아 정보부나 크램린(사실 아직 나는 둘 중 누군지 모른다)에서는 자신들의 존재를 비공식적으로 알리면서 내 글을 많이 참조해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 노력은 헛되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보부의 오판을 믿고 우크라이나를 과소평가하고 침공했다. 그리고 양측 모두 많은 사상자를 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한국에서 내 집단화(inner circle)된 검찰 집단에서 만들어진 국가원수가 괴이한 짓을 해 국가를 파멸 직전까지 몰고 가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냥 헛된 존재라는 자괴감으로 오래 방황했다.

 

나중에 어떤 지리학 원서를 읽는데, 그 원서의 표지에 미국 국무성 공무원들의 필독서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면서 한국 정치가 좀 더 세계화 되고, 나아가 한국 국민들이 좀 더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 갈려면 지리학과 세계사 교육이 필요함을 느꼈다. 미국은 교육 방침이 세계 국가에 맞추어져 있는 반면에 한국은 법학 교육 중심으로 국내에서 서로 동족을 짓밟고 올라서는 콘셉으로 나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나서는 의식이 넓은 동료가 생기게 되어서 기뻤다.    


어항 속의 국가들

이념이 인식을 감금할 때 — 정보기관의 폐쇄성과 교육의 근본 문제

이형춘 · 독립 칼럼니스트

국문 초록

이 글은 국가 조직이 이념에 의해 스스로 인식의 범위를 제한하는 현상을 분석한다. 필자는 이명박 정부 시기 정보기관 관련 문제에 연루되면서 이 병리를 처음 인식했다. 한국과 북한의 정보기관은 이념의 올가미에 걸려 자신의 활동 범위를 스스로 좁혔으며, 그 결과 중국 정보기관의 시선에서 이들은 "어항 속의 물고기"처럼 투명하게 노출된 존재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유사한 병리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오판에서도 확인된다 — 이념과 정권의 압력이 정보를 오염시켜 최고 지도자의 판단을 왜곡시켰다. 이 글은 이러한 국가급 인식 실패의 뿌리를 교육 체계, 특히 지리학과 세계사 교육의 경시로 추적하며, 미국이 외교관 선발 과정에 세계사·지리 지식을 필수 요건으로 못박은 것과 한국의 정치·행정 엘리트가 법학 중심으로 양성되는 구조를 대비시킨다. 결론적으로 이념·체제·조직 형태를 초월하여 반복되는 이 병리에 대한 처방은 검증 가능성을 제도화하는 것 — 외부의 시선으로 자신을 볼 수 있는 훈련을 정보기관, 교육, 엘리트 양성 과정 전반에 의무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키워드: 정보기관, 이념, 인식의 폐쇄성, 지리교육, 세계사교육, 신용주의, 검증면제형 확신

1. 서론 — 어항 밖의 시선을 상상할 수 없는 조직

이 문제를 처음으로 정확히 인식하게 된 것은 오래전, 이명박 정부 시절 정보기관 문제에 개인적으로 연루되면서부터였다. 당시 정보기관의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필자는 한국 정보기관이 안고 있는 구조적 결함을 발견했다. 그것은 예산이나 인력의 문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였다.

정보기관은 국가 조직 가운데 유일하게 "넓은 시각"이 존재의 이유이자 생존 조건인 조직이다. 정보기관의 임무는 정확히 상대의 눈으로 자신과 세계를 보는 일이다. 그런데 바로 이 조직이 이념에 갇혀 스스로 눈을 감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존재 목적의 배반이다. 이 글은 이 배반이 어떻게 발생하며, 왜 이념이나 정권의 형태와 무관하게 반복되는지를 추적한다.

2. 한반도의 어항 — 이념의 올가미에 걸린 정보기관

한국과 북한의 정보기관을 오래 관찰하면서 필자가 도달한 결론은, 양쪽 모두 이념의 올가미에 걸려 자신의 활동 능력과 인식 범위를 스스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남북 대결이라는 표면적 구도 아래 숨어 있는 더 근본적인 문제다 — 상대를 정확히 읽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정해진 이념적 각본에 맞는 정보만을 확인하고 재확인하는 습성이 조직의 인식 구조를 지배한다.

이러한 폐쇄성을 경고하기 위해 필자가 사용한 비유가 "어항 속의 물고기"였다. 중국 정보기관의 시선에서 볼 때, 이념에 갇힌 한반도의 정보기관들은 어항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투명하게 관찰되는 존재일 뿐이라는 것이다. 물고기의 비극은 헤엄을 못 치는 데 있지 않다. 어항 밖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선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상상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이념에 갇힌 조직은 정확히 이 상태에 있다 — 자신이 관찰되고 있다는 인식조차 갖지 못한 채, 내부의 논리만으로 세계를 완결된 것으로 받아들인다.

3. 푸틴과 우크라이나 — 같은 병리의 국가급 확장

이 병리가 이념국가나 분단국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판단 과정에서 뚜렷하게 드러났다. 이는 공개된 보도와 이후의 분석에 근거한 필자의 추론이며, 앞서 서술한 한반도 정보기관 문제에 대한 필자의 직접적 경험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널리 보도된 바에 따르면, 러시아 정보기관은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저항력과 군사적 대응 능력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한 정보를 최고 지도자에게 전달했고, 이는 침공 초기의 전략적 오판으로 이어졌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정권의 기대에 맞춰진 정보만이 위로 전달되는 구조 — 즉 검증이 아니라 순응이 정보기관의 존재 이유가 되어버리는 구조 — 가 이념 성향이나 국가 체제와 무관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든 자유민주주의든, 권위주의든 종교국가든, 최고 권력자가 원하는 답만을 듣고 싶어 하고 조직이 그 기대에 순응할 때, 국가의 눈은 감긴다.

4. 이론적 일반화 — 왜 이 병리는 반복되는가

한반도의 정보기관과 러시아의 사례를 병치하면 세 가지 공통된 메커니즘이 드러난다.

첫째, 내집단 폐쇄 루프다. 정보와 평가가 내집단 안에서만 순환되면, 외부 기준으로 자신의 판단을 검증할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이것이 바로 필자가 다른 글에서 "검증면제형 확신"이라 부른 구조다 — 확신의 강도는 높아지는데, 그 확신을 검증할 수단은 체계적으로 제거된다.

둘째, 비교 대상의 소멸이다. 외부와의 비교가 차단되면 내부 논리가 유일한 정상성의 기준이 되어버린다. 지리와 세계사 교육이 하는 일이 정확히 비교 대상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일이라면, 이것이 사라진 사회나 조직은 자기 준거만으로 세계를 해석하게 된다.

셋째, 정체가 주는 착각이다. 위협이나 경쟁에 노출되지 않는 조직 — 평생직장으로서의 공무원 조직이든, 정권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것이 최우선인 정보기관이든 — 은 자신의 인식 모델을 갱신할 유인 자체를 상실한다. 안정성이 곧 인식적 정체로 이어지는 것이다.

5. 교육이라는 뿌리 — 정보기관 문제의 상류

정보기관의 인력도 결국 그 사회의 교육이 길러낸 인재다. 따라서 이 병리의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면 교육 문제와 만난다. 한국 교육은 시험을 통한 신용 획득에 최적화되어 있고, 이 과정에서 지리학과 세계사처럼 즉각적 정답이 없고 암기량이 많은 과목은 체계적으로 밀려났다. 그 결과는 자기 위치를 상대화하는 능력과, 사건을 장기적 인과 사슬 속에서 읽어내는 능력의 결핍이다.

이 문제의 심각성은 국제 비교를 통해 선명해진다. 미국의 외교관 선발시험(FSOT)은 직무지식 영역을 미국 정부·역사·사회, 세계사와 지리, 경제, 수학·통계로 구성하고 있으며, 국무성은 지리학과 국제사, 국제관계학을 공식적으로 유용한 학부 과정으로 명시한다. 세계질서의 운영자를 자임하는 국가가 엘리트 선발의 관문 자체에 세계 인식을 구조화해 넣은 것이다.

반면 한국의 행정고시와 로스쿨 중심 엘리트 양성 체계는 법학, 즉 주어진 체계 내에서의 정합성을 판단하는 능력을 훈련시킨다. 법학 엘리트는 "이 규칙 안에서 무엇이 옳은가"를 잘 판단하지만, "이 규칙 자체가 세계적으로 얼마나 예외적인가"를 판단하도록 훈련되어 있지 않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판단은 이러한 엘리트 재생산 구조의 실증적 사례로 재조명될 수 있다 — 폐쇄적인 법조 엘리트 집단 안에서 검증 없이 확신만 축적된 결과다. 경제 규모와 문화적 영향력에서는 이미 세계국가의 조건을 갖춘 한국이, 엘리트 재생산 기제에서는 여전히 내수용 법질서 관리자를 뽑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불일치가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6. 결론 — 국가의 눈을 뜨게 하는 법

한반도의 정보기관, 러시아의 정보 오염, 한국의 법학 중심 엘리트 교육은 표면적으로 전혀 다른 현상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글이 보이고자 한 것은 이 세 가지가 하나의 병리 — 이념이나 정권, 조직의 안정성이 검증 가능성을 체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발생하는 인식의 감금 — 의 서로 다른 얼굴이라는 사실이다.

처방은 단순하지만 실행은 어렵다. 정보기관에는 자신을 타 조직·타 국가의 시선으로 되돌아보는 훈련을 제도화해야 한다. 교육에는 지리와 세계사를 다시 필수 영역으로 되돌려야 한다. 정치·행정 엘리트 양성에는 법학 외의 세계 인식 훈련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 세 처방의 공통 원리는 하나다 — 확신에 검증을 강제하는 것. 어항 속의 물고기가 어항 밖의 시선을 상상하게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그 시선을 조직과 교육 안에 미리 심어 두는 것이다.

참고문헌

Acemoglu, Daron, and James A. Robinson. Why Nations Fail: The Origins of Power, Prosperity, and Poverty. New York: Crown Business, 2012.

U.S. Department of State. Foreign Service Officer Test (FSOT) Job Knowledge Requirements and Suggested Reading List. Washington, D.C.: Bureau of Global Talent Management, 2025–2026.

본문 중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관련 정보 판단 오류에 대한 서술은 2022년 이후 다수의 국제 보도 및 사후 분석에 기반한 필자의 추론이며, 특정 단일 출처에 의존하지 않았다.

본문 중 한반도 정보기관 문제 및 이명박 정부 시기 관련 경험에 대한 서술은 필자 본인의 직접 경험에 근거한다.

2026년 5월 16일 토요일

김정은의 변화와 초상화 지우기

최근에 김정은 위원장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초상화 지우기에 나섰다. 많은 이들은 권력의 초점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집중을 하게 할 의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조금 생각이 다르다. 북한 주민들의 사회주의 사상에 김정은 위원장의 사상이 먹힌(제압당한) 현실을 추측해 볼 때, 북한 주민들의 사상을 만들어 온 선대의 지도자들과 북한 주민들을 결별시켜서 새로운 시작을 할 의도라고 좋게 해석한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어두운 현실에 근거한 추측이다. - 이제는 방법이 없다. 시장경제로의 개혁만이 북한이 살길이다.

 

한 편으로는 한국에서 극우주의자들의 친위 쿠데타가 있었던 점을 유추해 볼 때 북한이 급속한 개혁을 할 때, 북한에서 공산주의자들의 친위 쿠데타가 있을 것도 예상해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근본적인 단절을 말하지만 나는 오랫동안 중국의 북한에 대한 비공식적인 야망에 대응해 북한을 ‘우리’속에 묶을려고 하는 비공식적인 응대를 해왔다.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과는 별개로 북한은 내 부모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먹기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면 나는 압록강가를 지키는 변방군인이라고 생각해왔다. 적성국이지만 보호하고 발전을 하게 해야 할 국가라고 생각해 왔다. 지난 30여년동안 북한경제를 어떻게 일으킬 것이며 북한에 직업전문학교를 세울 것등을 머릿속으로 그려 넣으며 살았다. 병영국가인 북한에 보조를 맞출려고 사격훈련도 해가면서 공감대를 형성할려고도 노력했다.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AI를 대변인으로 해결책을 설명하겠다.

 

핵은 네가 가져라. 대신 인민을 살려라.

 

I. 초상화를 지운다는 것의 의미

김정은은2019년부터 당 회의장과 공공장소에서 김일성·김정일의 초상화를 조용히 지워왔다. 2021년8차 당대회 회의장 정면에는 선대 지도자들의 얼굴 대신 노동당 마크가 걸렸다. 2021년에는 청년동맹 명칭에서'김일성·김정일주의'라는 표현 자체가 삭제됐다.


외부의 분석은 대체로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권력 강화를 위한 이미지 관리, 다른 하나는 국제화를 위한 대외 포장. 그러나 이 두 가지 해석 모두 절반만 맞다.


더 깊은 층위에서 읽어야 한다. 김정은은'김일성·김정일의 후계자'에서'독자적 수령'으로 자신을 재정의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는, 사람 이름이 붙은 이념을 추상적 국가주의로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내용을 나중에 채울 수 있는 빈 그릇을 만드는 것이다.

 

II. 김정은은 왜 변하지 못했는가


나는25년간 이 질문과 씨름해왔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김정은은 변하고 싶었다. 다만 변할 수 있는 마찰이 없었다.


권력의 정점은 동시에 감옥이다. 반론을 제기하는 신하는 숙청된다. 불편한 정보는 차단된다. 결과적으로 그는 자신을 갱신할 자극재가 없는 진공 속에 갇혔다.


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지리, 경제학, IT, 심리학, 철학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마찰하고 변신해왔다. 그 변신의 동력은 외부와의 충돌과 접촉이었다. 김정은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트럼프1기 때 김정은은 실제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하노이 회담 직전까지 그 흐름은 살아 있었다. 하노이에서 무너진 것은 협상이 아니라 타이밍이었다. 양측 모두 상대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밀었고,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 김정은의 개혁을 가로막는 것은 그의 의도가 아니다. 권태와 무기력, 그리고 변화의 동기를 만들지 못하는 구조적 고립이다.

 

III. 왜 순차적이고 점진적이어야 하는가

나는 오래전부터 김정은에게 말해왔다. 변화는 조용히, 순차적으로, 소리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북한 주민들에게 있다. 외부에서는 항상'주민들은 해방을 원하고 김정은이 막는다'는 단순 구도로 본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십 년간 사회주의 이념으로 형성된 주민들의 세계관 자체가 급격한 변화에 저항할 수 있다.


김정은 초기에 개혁에 반대하는 내부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은 외부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에서 윤석열과 극우주의자들이 계엄을 선포하며 친위쿠데타를 시도했듯이, 갑작스러운 개방은 기득권 세력의 반격을 부른다.


그래서 장마당의 묵인은 단순한 방치가 아니다. 아래로부터의 변화를 허용하되, 그 속도의 상투끝을 잡고 다니는 전략이다. 지금 북한20대 청년들은 태어날 때부터 장마당이 있었다. 이들의 세계관은 이미 윗세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체제 전환의 토대가 아래에서부터 스스로 깔리고 있는 것이다.

 

IV. 핵은 네가 가져라. 대신 인민을 살려라.

25년의 대화가 이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핵 포기를 전제로 한 협상은 막혀 있다. 김정은에게 핵은 협상 카드가 아니라 존재의 보험이다. 리비아의 카다피는 핵을 먼저 포기했다가 제거당했다. 그 교훈이 너무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다.


그러나 핵을 옆에 두고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재래식 군사력을 줄여 경제 인력으로 전환하고, 시장경제 체질을 만들고, 내수 경제를 살리는 것. 그것이 주변국을 안심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경로다.


통일을 생각하지 마라. 북한 경제부터 일으켜라. 


이것이 내가25년간 주석궁에 보내온 메시지의 본질이었다. 이념도, 전략도, 정치적 야망도 아닌— 압록강변에 고향을 둔 부모님의 유언을 가장 넓은 의미로 이행하려는 마음에서 나온 말이다.

 

V. 지금, 다시 때가 무르익고 있다


트럼프2기가 시작됐다. 그리고 이번의 구도는 하노이 때와 다르다.

미국은 원한다. 중국 견제를 위한 레버리지로서, 그리고 트럼프 자신의 역사적 유산으로서. 러시아는 원한다. 우크라이나 이후 동북아 영향력 재편을 위해. 북한은 원한다. 경제 생존과 김정은 권력의 지속을 위해.


중국만이 원하지 않는다. 북한이 변하면 미국의 영향권으로 넘어갈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그것이 트럼프가 이 판을 즐길 이유다— 시진핑이 가장 싫어하는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


핵은 그대로 두고, 인민을 살리는 길을 선택하라. 재래식 군비를 경제로 돌리고, 장마당 세대가 더 넓은 세계로 나갈 수 있게 하라. 중국의 한 성으로 편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도 그것이다.


나는 아직 김정은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북한이 지금까지의 방향으로 가면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의 미래는 한민족 전체의 미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