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나 대국주의를 포함한 모든 이념에 의하여 실용주의는 손상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이념에 근원이 있다.
소련이 해체될 시기에 서방이 러시아를 하나의 유럽국가로 수용하기에는 러시아의 지리적 위치가 좋지 않았다. 소련 자체가 통합된 거대국가이긴 하지만 지리적인 여건으로 경제의 통합화나 러시아의 다른 지역 국가(우크라이나 등)들에 대한 중심지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여러 국가들로 나뉘어져도 문제될 것이 없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문제에 관하여 Paul Krugman 교수는 [Geography and Trade]에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언뜻 보면 제1강연에서 전개한 두 개 지역 모형은 소국들에게는 불길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개 국가를 두 개 지역으로 보고 대국이 초기 인구를 더 많이 갖고 있고, 따라서 아마도 소국으로부터 모든 산업을 유인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곘는가?
그러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국가들은 지역들과 똑같지 않다. 가장 극적인 최근의 사례로서 우리는 소련이 비록 대국경제 단위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들의 집합이라는 것을 불현 듯 인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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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대국을 꼭 큰 지역들이 아니라 다수 지역들로 이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게 더 정확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국가를 지역들에 유리하다는 것이 반드시 옳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종전되고 나면 우크라이나는 서방과 좀 더 밀접한 지리적 관계 때문에 빠른 성장이 가능하지만 러시아는 언제나처럼 고립국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추측컨대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한국이 경제적으로 소통하여 시베리아 방면으로 러시아 경제의 출구를 열어줄 것을 기대하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기대했던 한국의 박정희 정부만큼 러시아의 통합을 이루지 못한 정치적 경제적 결함이 있었다. 이는 아마 한국의 밀도 있는 경제지리 여건이 러시아의 방만한 경제지리 여건보다 우세했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러시아는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외부와 좀 더 유화적인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
북한도 마찬가지다. 개혁과 개방을 할 수 없는 경제지리 여건이 이념적인 문제로 왜곡되어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국민통합이 필요하다면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가 시도하여 성공했던 ‘강력한 법질서’중심의 국민통합을 시도하면 될 것이다.
러시아나 북한은 주도권 문제에 관점이 매몰 되어서는 안 된다. 차후에 풍부한 지하자원 등으로 외부경제가 러시아나 북한경제에 의존할 기회는 무궁무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 같은 경우는 내수경제나 고립경제로 갈 수 있는 여건이 많을 것이다. 자원이나 영토에 비해서 인구가 많은 탓에 ‘외부와의 관계’를 소중히 하지 않으면 점차 힘들어질 고민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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