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이념대립의 역사는 지리적 원인에서 비롯된 이유가 크다. 사회주의 국가인 소련과 중국의 영향력과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에 반발하여 사회주의 국가가 된 북한의 입장은 그 당시에는 최선의 길이었을 것이다. 산악 지대가 많은 지형은 만성 식량 부족을 낳았고, 이윤동기에서 비롯되는 역동성을 갖지 못한 경제는 식량 부족을 오랫동안 지속 시켰을 것이다.
먹는 문제는 인간 활동의 기본이다. 인간이 창조하는 모든 물질적 발전은 인간의 입에 들어가는 에너지원에서 비롯된다. 북한은 식량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한국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받아들이면서 미국과 우호관계를 맺게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국은 침략도 하지 않고 직접적인 침략도 받지 않을 조건이 갖추어진 나라다. 모든 것이 풍요롭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과거 소련이나 현재의 중국처럼 원색적인 입장을 취하지는 않는다. 팽창을 해야 할 이유도 없고, 적극적으로 적을 만들어야 할 이유도 없다. 때로는 그런 모습을 구실 삼자면 보이지 않는 침략을 한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북한에게는 원한의 대상이 되어 왔다.
미국의 후임 대통령들이 늘 새기고 있는 말이 있다. 바로 1796년 조지 워싱턴의 퇴임 연설 가운데 “뿌리 깊은 반감 때문에 특정 국가들과 반목하지 말며, 또한 어떤 국가들의 열정적인 접근에도 연루되지 말 것이며, 바깥 세계에서는 항구적인 동맹들과도 일정하게 거리를 두라.”는 말이었다.
- 팀 마샬 [지리의 힘] 중에서 -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가깝게 지내서 별로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강대국으로서 한국에 대해서 미국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 듯하다. 아마도 북한은 주변 강대국들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수동적인 운명 탓에 주변국들의 강력한 열정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이념보다 더 강력한 주체사상이라는 이념을 통해서 자주권 수호에 집중해 왔다. 북한의 입장을 전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지리적 환경을 생각하면 납득이 갈만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소백산맥을 경계로 지역이 나눠져 좌파와 우파의 경계로 까지 비화된 일이 있는데, 평야가 많고 지주와 소작관계가 많았던 논농사 지역인 전라도와 산이 많고 자영농이 많았던 경상도 지역의 대립은 개인들의 정치적 욕망과 결합되어 오랫동안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 왔다.
북한과 미국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서 서로의 관계를 일상화 시킬 필요가 있다. 역사의 흐름을 동태적인 관점으로 해석하고 서로간의 교류를 통해 북한이 점차로 국제사회에서 자리를 잡도록 해야 한다. 비핵화 문제를 극단적으로 해석하여 결과를 보지 말고 우선 재래식 군사력의 감축을 통해서 화해 분위기를 습관화 시킬 필요가 있다.
북한은 군축을 통하여 감축된 병력을 생산활동에 투입할 필요가 있다. 자립경제를 각오하는 북한으로서는 풍부한 철광과 갈탄, 무연탄, 석회석등의 원료는 북한의 입장을 의연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경제규모에 비해서 월등한 공업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군사국가의 전통이 이익을 만든 일이 있다면 이 점일 것이다.
북한이 극단적인 국가가 되어 극단적인 결정을 하는 습관이 든 이유는 극단적인 지리적 환경 때문이다. 얼마전 한국과 일본의 무역 마찰에서도 드러났지만 한반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들은 한반도에 극단적인 입장을 강요하고 있고, 북한은 그런 입장이 불쾌했던 것이다. 북한과 미국은 서로 부드럽게 접근을 해야 한다. 비건 특사가 언급했던 좀 더 창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어느 정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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