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리서치엔 리서치에서 설문조사를 위한 전화가 왔다. 정치와 경제, 국제정세,
지도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와 미래예측을 위한 조사였던것 같은데, 여당 야당을 떠나고, 좌우 이념을 떠나서 객관적으로 선호도를 조절하느라고
부지런히 자기검열을 했다. 그리고 적절히 안배했다. 나에게 그런 분야의 설문은 신뢰도와 타당도를 상실한것 같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것은
모두 내 탓이 아닌듯 하다.
한국에서 보궐선거가 있었는데 야당이 완전히 참패를 하였다. 직전에 여당이 전대미문의
부패스캔들을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여당쪽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소선구제, 다수대표제 선거제도에서 소속된 정당보다는 후보의 인물에
관심을 둔 유권자들의 영향탓도 있겠고, 어느 정도 부패는 일상적일수도 있다는 부패에 둔감해져가는 망국(亡國)의 민심(民心)이 성장해 가는 탓도
있겠다 싶다.
그런데 내 관심의 영역속에서 해석을 하자면(진실은 아닐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념정치의
틀이 깨지는 과정에서 야당이 적절한 정치적인 이슈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들어 복지문제나 개혁문제를 여당이 심각하게
이슈화시키면 야당은 적극적인 이슈와 소극적인 이슈를 모두 잃어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는것 같다. 결국 좌우문제에 대한 관점으로는 슬그머니
아날로그화되는 여당에 디지털방식으로 대응할려다 실패했다는 생각이 든다. 공학적인 개념으로는 디지털이 좋은 것 같지만 나는 지금 유연성이 없다는
표현으로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신자유주의경제학자의 대부(大父)인 시카고학파 경제학자인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이런 상황과 관점을 현명하게 파악하고 이용했던것 같다.
프리드먼은 인플레이션이 은밀하게 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플레이션은
미국인에게 슬며시 더 높은 과세등급을 부과하고, 금리를 혼란에 빠뜨리며, 정치가로 하여금 정당한 대가도 치르지 않고 정부의 몸집을 불릴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한다. 프리드먼은 우파 돈벌레와 좌파 선무당을 모두 거부했다. 그는 좌파 선무당에 대해 "우리는 미세하게 다이얼을 조정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만큼 (너무나 복잡하고 변동이 심한 경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 어설프게 나서봤자 또 다른 폐단만 더할 뿐"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경제와 인구가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 서서히 통화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선호했다.
주부들이 슈퍼마켓에 몰려가 가격인상에 대해 항의하던 1966년, 프리드먼은
"주부들이 불평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배달된 슈퍼마켓이 아니라 그것을 만든 워싱턴에 불평해야 한다. "라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독자가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가능한 쉬운 용어만 사용해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 현상"이며, "인플레이션은 워싱턴이 만들고 오직
워싱턴만이 없앨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 사이에 학계 저널에서나 나올 법한 M1 이니 M2니 하는 복잡한
공식이 간혹 끼어 있었다. 프리드먼의 칼럼은 저자는 상아탑에서 내려오고 독자는 군중 이상으로 올라서는 화해의 장이었다.
- Daniel J. Flynn -
위 내용을 부연해서 설명을 하자면 인플레이션은 은밀하고
슬그머니 아날로그방식으로 왔다고 프리드먼은 말하고 있고, 그것 때문에 정부는 은밀히 규모가 커지는 당시의 잣대로서는 좌파적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프리드먼은 우파와 좌파를 구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이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우파는 경제적 기득권에 집착하는 돈벌레로 좌파는
검증되지 않은 개혁방안을 밀어부치는 선무당으로 인식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는듯 하다.
또 프리드먼은 경제현상이 복잡하고 변동이 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프리드먼 자신은
현대경제현상을 '형성'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스스로가 경제적 창조행위를 주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워싱턴에서 인플레이션을 만들기도 하고
없앨수도 있다고 말하면서 정부의 경제적 '형성행위'도 말하고 있는데,경제환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변화시켜야
함(형성함)을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는 교묘함이 있는듯 하다.
한편으로는 경제와 인구가 성장하는 속도에 따라서 '서서히'통화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함으로서 유연성 있고, 점진적인 개선방안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프리드먼이 경제적 환경이나 경제정책을 생각하는 관점이 우파와 좌파의 어느
쪽에 자정(自定, 디지털화 시킴)할 수 없는, 자정할려고 하면 혼돈이 오는 상황을 이해하고 있듯이 경제정책이나 심지어는 프리드먼 개인의
생각까지도 아날로그적인 연속성의 관점으로 해석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또 한국의 망국병인 부패현상도 서서히 아날로그처럼 깊어진듯 하다. 해결도 서서히 아날로그
방식으로.......그건 안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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