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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21일 월요일

사랑의 이름으로

오래전 티브이아침방송에 어떤 부부가 나와 고민을 토로하고 있었다. 아내가 잘해주는데도 불구하고 남편은 자주 자살을 시도한다는거였다. 두 부부사정은 심각했겠지만 그 방송장면을 보고 막 웃었다. 하필이면 그 당시에 미져리(Misery 1990)란 영화가 상영이 되고 있었고, 아내의 분위기가 영화의 여주인공을 연상케 했다. 반대로 남편은 선병질적이고 보호를 받기를 즐겨온 사람처럼 나약해보였던것 같다. 그러니까 정신적 주도권 싸움에서 다혈질이고 억센 아내가 항상 승리하는것 같았다. 아내는 집착하는 마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착각하고 있었고, 남편의 모든 것을 구속하였고, 남편은 그것을 참을 수 없어 자기파괴의 길을 택한것같다.

종교에 관해서 내 자신도 재미있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부친이 세상을 떠나고 남북한 문제에 대한 극도의 흥분된 정신상태에  있을때였는데, 한 원리주의 개신교회의 집요한 선교타겟이 되었다. 이것 저것 생각해볼것도 있고 해서 순리대로 교회를 다녔는데, 목회자와 수백명의 교회신자들은 나에 대한 정신적인 주도권을 갖지 못한 것을 알게되자 적대적인 감정으로 순식간에 반전하기 시작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념의 세계도 그러하다는 판단이 확고하게 서게된것 같다. 물론 이후에 현실정치에서 큰 문제가 터질것도 어느정도 예측이 되긴했다. 

국민에게 잘 하겠다고 서둘러서 나서는 정치인, 직장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치겠다고 나서는 직장인, 사랑하는 이에게 목숨 걸고 집착하는 사람, 자식의 모든것, 심지어는 생각까지 대신 해줄려는 부모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결국 대상에 대한 진정한 배려가 없고, 신경증적인 집착을 앓고 있는 점인듯 하다. 좀 센, 그러나 정련하지 못한 특별한 군대생활을 한 사람들 중 원래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 권위나 수직관계에 관하여 강한 집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몇 사례 목격한 적이 있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 한반도에서 이념문제가 비정상적으로 지배하는 이유는 사회가 신경증적인 집착을 앓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듯 하다. 그 집착의 이면에 일제식민시대가 있고, 권위적인 정치가 있는듯 하다. 사회가 자율성과 멀어질수록 퇴보하는 것은 이유가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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