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꽤 합리적인 토론을 하는 작가가 대통령을 공격했다. 내가 글을 논리적으로 쓴다고 해도 대통령의 일을 할 수 없는 것처럼 서로 다른 사람들이다. 브레인과 실천가의 대립이라고 하기에도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있다. 내 성향으로는 열심히 일한다는 전제하에 실천가가 무조건 옳다.
정치와 관련해서는 한국에 고질라 아니 고질병이 있다. 한국인들은 주입식 교육과 경쟁적인 교육 때문에 선동에 취약하다. 그러다보니 정치인과 시민들이 정책에 몰입하기 보다는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 노력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오늘은 인공지능과 토론을 시작할 때
1.편향적인 생각은 광기와 연결되는가?
2.미친 것과 미치지 않은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3.극우나 극좌는 둘 다 정신을 잃은 상태이므로 광기인가?
4.종교는 논리적인 타협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광기로 변환되기 쉬운가?
등의 논제를 넣어보았다.
인공지능은 절대적인 철학과 상대적인 철학을 프레임으로 삼아 논리를 펴 나갔다. 극우나 극좌는 스펙트럼이 시대에 따라 변하기 쉽기 때문에 광기와 직접적으로 연결을 시킬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종교는 처음부터 논리안에서 움직이지 않음을 인정하기 때문에 속을 덜 썩인다고 한다. 그러나 이념 특히 과학적 사회주의(마르크시즘) 같은 이념은 합리성이라는 가면 속에서 만행을 부린다고 말한다. 사실 그렇다 똑똑한 인간이 미치면 세상이 난리가 나는 사실을 우리는 많이 보았다. 항상 합리성이란 도구를 내세워 강한 주장을 펴지만 실질은 미쳐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도 그런 종교보다 합리성의 탈을 쓴 이념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이래 저래 한국인들의 정신 세계가 이념과 종교로 불안한 이유는 이성적인 생각이 없이 선동에 저항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주입식 교육과 경쟁적 교육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 생각 말고 무조건 인공지능을 믿자-이렇게 미쳐간다고 한다.
교육, 인식적
폐쇄, 그리고 정치적 광기
한국 사회의 이념·종교적 양극화에 관한 소고
이형춘
I. 서론
"정치적 광기"라는 표현은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지만, 그 기준은 모호하다. 흔히 통용되는
직관 — 좌우 스펙트럼의 극단에 위치한 입장일수록 더 "미쳤다"는 가정 — 은 분석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노예제 폐지론처럼 당대에는 극단적이었으나 후대에 정당했던 입장이 있는 반면,
전체주의 체제 하의 "중도"가
실질적으로 침묵의 동조였던 사례도 있다. 따라서 스펙트럼상의 위치는 그 자체로 정신적 건강이나 진리값을
판별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본고는 위치가 아니라 사고의 작동 방식
— 특히 반증 가능성에 대한 태도와 인식적 폐쇄(epistemic closure)의 정도 — 가 더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한국 사회의
교육 구조와 연결하여 검토한다.
II. 광기의 기준: 위치가 아니라 절차
Karl Popper는 어떤 이론이 반증 가능성(falsifiability)을
결여할 때 그것을 과학이 아니라 사이비과학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준은 정치적·이념적 신념 체계에도 유비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어떤 입장이 제시되는
모든 반대 증거를 체계 내부로 흡수하여 오히려 그 체계를 강화하는 증거로 재해석한다면 — 이는 정치적
입장의 강도가 아니라 그 입장이 작동하는 인식적 구조의 문제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적 광기"는 특정 이념적 내용이 아니라, 증거·반증·타자의 관점에
대한 개방성이 정지된 상태로 정의될 수 있다.
III. 심리적·신체적 기제
1. 인지적 종결 욕구(Need for Cognitive
Closure)
Arie Kruglanski가 발전시킨 인지적 종결 욕구(NFC) 이론은
모호성을 견디지 못하고 빠르고 확정적인 답을 추구하는 동기적 성향을 설명한다. 연구에 따르면 NFC가 높은 개인은 경직된 신념 체계를 채택하고, 집단 규범에 순응하며, 권위주의적 지도력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좌우 이념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성향으로, 흑백논리적 서사 — 선악, 옳고 그름의 이분법 — 에 특히 강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또한 의미 상실(significance loss) 경험이 NFC를 자극하여 급진화(radicalization)로 이어진다는
실증 연구도 존재한다.
2. 권위주의적 인성
Theodor Adorno와 동료들의 1950년 연구 「권위주의적
인성」은 인습주의, 권위에 대한 복종, 권위주의적 공격성, 경직된 고정관념적 사고 등을 하나의 성격 구조로 묶어 분석했다. 이
연구가 남긴 가장 중요한 함의 중 하나는 교육적 처방이다 — 비판적 사고와 개방성, 다양한 관점에 대한 노출을 강조하는 교육이 권위주의적 경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순응과 정답 암기를 강조하는 교육은 경직된 유형적 사고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
IV. 한국 교육의 구조적 특성과 선동 저항력
한국 교육은 학문적으로도 입시 위주의 경쟁 구조와 암기 중심 학습이라는 특징으로
거듭 지적되어 왔다.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교육
운동이 한국에 정착하지 못한 이유를 분석한 연구들은 교사 중심 수업과 시험 대비 암기가 구조적으로 고착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학업 성취의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이 권위가 제시한
결론을 검증 없이 수용하는 습관을 체화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러한 구조는 두 층위에서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 토론 없는 일방적 교육은 학생에게 "결론이 먼저 주어지고 증거는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동원된다"는
사고 습관을 내면화시켜, 성인이 되어 반증 불가능한 이념이나 음모론을 만났을 때 이를 검증할 인식적
근육을 갖추지 못하게 한다. 둘째, 만성적인 등수·서열 경쟁은 위협 인식을 상시화하여, 또래 집단을 적과 동맹으로 양분하는
이분법적 세계관을 강화하고, 이는 성인기의 정치적 양극화로 전이될 수 있다.
이 두 메커니즘이 결합하면, 검증
절차 없이 결론을 받아들이는 인지적 습관과 상시적 위협 속에서 사고하는 신체적 습관이 합쳐져, 이념적·종교적 선동에 대한 저항력이 현저히 약화된 개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관찰되는 이념 대립의 격렬함과 종교적 파행 현상을 설명하는 하나의 구조적 가설로 제시할 수 있다.
V. 종교와 이념 — 광기로 이어지는 두 가지 경로
이 틀에서 보면 종교와 이념이 광기와 결합하는 경로는 서로 다르다. 일부 종교적 신념은 스스로를 "이성으로 검증할 영역 밖"이라 선언함으로써 논증 면제권을 명시적으로 주장한다. 반면
이념 — 특히 "과학적"이라는 수사를 동반하는 이념 — 은 반증 회피의 구조를 감춘
채로 작동한다. 결론이 먼저 정해지고 증거가 그 결론에 맞춰 거꾸로 채집되는 확증 편향의 제도화가 일어나지만, 행위자 자신은 스스로 합리적·과학적이라고 믿기 때문에 그 자신도
광기를 인지하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을
사칭하는" 이념적 사고는 스스로 비합리성을 선언하는 종교적 신앙보다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 단, 이 위험은 특정 진영의 이념에만 국한되지 않고, 반증을 회피하기 위해 "필연", "법칙"과 같은 수사를 동원하는 모든
정치적 입장에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VI. 결론 및 제언
정치적 광기는 좌우의 위치가 아니라 인식적 절차의 정지 상태로 정의하는 것이
더 일관되고 통시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준이다.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는 이념적·종교적 파행은 토론 없는 일방적 교육과 만성적 경쟁 구조가 결합하여 시민들의 반증 검증 능력과 인식적 개방성을
약화시킨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제기되어 온
credentialism과 지도자 통치 실패 분석과도 같은 뿌리에서 나온 두 증상으로 연결된다 — 위에서는
사고 없이 자격증만 쌓은 엘리트를, 아래에서는 검증 없이 선동에 휩쓸리는 대중을 동시에 생산하는 교육
시스템이다. 따라서 교육 개혁의 방향은 단순한 입시 제도 개편을 넘어,
토론과 반증의 경험을 체화시키는 교육 철학으로 전환하는 데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Adorno,
T. W., Frenkel-Brunswik, E., Levinson, D. J., & Sanford, R. N. (1950). The
Authoritarian Personality. New York: Harper & Row.
Choi,
J., & Rhee, S. (2013) 외; 한국 비판적 사고 교육 관련 선행
연구 — Asia Pacific Education Review에 수록된 "Why has the critical thinking movement not come to
Korea?" 논의 참조.
Kruglanski,
A. W., Szumowska, E., Kopetz, C., Vallerand, R. J., & Pierro, A. (2021). On
the psychology of extremism: How motivational imbalance breeds intemperance.
Psychological Review, 128(2), 264.
Kruglanski,
A. W., Pierro, A., Mannetti, L., & DeGrada, E. (2006). Groups as epistemic
providers: Need for closure and the unfolding of group-centrism. Psychological
Review, 113(1), 84–100.
Lee, S.
외. Educational Fever and Credentialism in South Korea.
ERIC (ED665166).
Popper,
K. (1959). The Logic of Scientific Discovery. London: Hutchinson.
Roets,
A., Kruglanski, A. W., Kossowska, M., Pierro, A., & Hong, Y. (2015). The
motivated gatekeeper of our minds: New directions in need for closure theory
and research. Advances in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52, 221–283.
Webber,
D., Babush, M., Schori-Eyal, N. et al. (2018). The road to extremism: Field and
experimental evidence that significance loss-induced need for closure fosters
radicaliza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14(2), 270–285.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