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근육 자랑을 할 때면 미국이 가만히 있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나 한다. 중국은 글로벌 파워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경제력이나 군사력뿐만 아니라 문화의 힘이나 협동의 리더쉽등이 더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을 망각한다. 나는 중국이 매우 고전적이고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외부와의 협력 없이 자신들만의 내수시장과 많은 인구를 최후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지대물박(地大物博) -
중국의 갈등론적인 세계관이 한참 심각할때면 나는 세계는 중국과 그 외 국가로 이분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미국도 중국을 구실삼아 패권 경쟁에 뛰어들며 좀 더 적극적으로 전쟁을 하고자 하는 자극을 받게 되었다. 원래 미국은 건국이념이 외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인데, 맹세는 깨진지 오래다. 불행하게도 부족하나마 완충 역할을 했던 유엔에서 미국이 탈퇴하면서 세상은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희망이 없어지는 중이다.
- 생각해봐라 세계 대전을 예약하고 있는데, 나 같은 소시민이 살맛이 나겠는가? 나는 부모 시대의 전쟁 때문에 나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국내와 국외에 기괴하고 이상한 지도자들이 나타나 겉멋이 들려서 전쟁을 하고자 했다. -
요즘도 가끔 외교부 건물 옆을 지나다닐 때면 지난 날이 생각난다. 사법시험 공부를 하겠다고 영어 공부를 안해서 학과 조교가 내민 유엔 추천장을 거절한 걸 40년을 후회했다. 그런데 이제는 유엔이 미국이라는 평화주의자 물주가 떠남으로서 점점 무력해지는 상황이 안쓰럽다.
완충재의 소멸: 다극 패권경쟁기, 갈등을 흡수해온 제도의 붕괴에 관한 시론
이형춘(Lee Hyeong-chun)
2026년6월
국문 초록
본 논고는 현재의 국제질서 위기를'중국의 패권 도전→ 안보 딜레마에 의한 미국의 반응적 강경화→ 비개입주의 전통의 붕괴→ 다자기구 이탈에 따른 완충장치 소실'이라는 네 단계의 연쇄로 분석한다. 핵심 주장은, 갈등이 국제정치의 기본값(default)이라는 현실주의적 전제를 받아들이더라도, 전후 질서가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갈등의 부재가 아니라 갈등을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흡수하는 제도적 완충재(UN, WTO, IMF 등)의 존재였다는 점이다. 2026년 현재 진행 중인 미국-이란 전쟁과 미국의 다자기구 이탈은 이 완충재가 급속히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된다.
I. 서론: 문제의 제기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현실주의적 시각은 무정부 상태(anarchy)를 인간 사회, 나아가 국가간 관계의 기본값으로 전제한다. 협력은 이 기본값 위에 얹히는 부산물이지 목적 자체가 아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80년간 강대국 간 전면전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갈등이라는 상수(常數) 위에 협력이라는 변수가 어떻게 작동해왔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경험적 자료다. 본고는 이 협력의 메커니즘을'완충재'라는 개념으로 규정하고, 2026년 현재 그 완충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약화되는 현상을 추적한다.
구체적으로 본고가 주목하는 연쇄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이 시진핑 체제 하에서'도광양회(韜光養晦)' 노선을 폐기하고 중화사상에 기반한 패권적 정당성 서사를 동원하기 시작했다. 둘째, 이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안보 딜레마의 전형적 패턴을 따라 반응적으로 격화되었다. 셋째, 그 격화의 파급이 중동으로 확산되어 미국 건국 이래의 비개입주의 전통과 단절하는2026년 미국-이란 전쟁으로 이어졌다. 넷째, 같은 시기 미국이 유엔 산하 다자기구에서 잇따라 탈퇴함으로써 갈등을 흡수해온 제도적 완충재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II. 중국의 패권 도전: 중화사상의 정치적 동원
중국의 패권 도전은'지대물박(地大物博)'에 대한 과신에 기반한다는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이를 중국 문화의 본질적 결함으로 환원하면 오리엔탈리즘적 본질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보다 정밀한 진단은 중화사상이라는 잠재적·상수적 위계관이 시진핑이라는 행위자에 의해 정치적으로 동원(mobilize)되었다는 것이다. 동북공정(2002~2007)이 보여주듯 변경 지역의 역사적 정당성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려는 시도는 후진타오 시기에 상대적으로 절제되었다가, 시진핑 집권(2012) 이후 일대일로, 전랑외교(戰狼外交), 남중국해 군사화 등으로 다시 노골화되었다.
주목할 점은 시진핑이 마오쩌둥의 권력 기술(통치술)을 차용하면서도, 마오가 문화대혁명 시기 파괴했던 유교적 전통과 중화사상의 정당성 서사를 동시에 복원시켰다는 비대칭적 결합이다. '중국몽(中國夢)'과'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구호는 마오이즘이 아니라 장쩌민·후진타오 시기에 시작된 신유교주의적 전환의 완성형이다.
III. 안보 딜레마와 미국의 반응적 강경화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 이론에 따르면, 한 국가의 방어적 행동이 상대국에 의해 공격 의도로 해석되어 군비경쟁이라는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로 귀결된다. 오바마 행정부의'아시아 재균형(pivot to Asia)'을 중국이 봉쇄로 해석하고, 트럼프 행정부 이후의 인도-태평양 전략·쿼드(Quad)·오커스(AUKUS)·반도체 수출통제를 다시 중국이 봉쇄로 재해석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시점상으로는 시진핑 체제의 노골화(2012년 이후)가 미국의 강경 선회(2017년 이후)에 선행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행동 변화가 안보 딜레마의1차 트리거였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갖는다.
다만 이 진단은 가치판단이 아니라 시점의 선후관계에 근거한 시론적 결론이며, 중국 측에서는 오바마의 재균형 전략 자체를 선행 봉쇄로 재반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과의 출발점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IV. 비개입주의 전통의 단절: 2026년 미국-이란 전쟁
미국 건국세대의 외교 원칙은 워싱턴의 고별사와 먼로주의에 뿌리를 둔 비개입주의였다. 이는20세기 윌슨주의와 냉전기 봉쇄정책을 거치며 이미 여러 차례 굴절되었으나, 트럼프 행정부가'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며 재차 비개입을 공약했던 점에서2026년의 행보는 단순한 역사적 반복이 아니라 정권 스스로의 공약과의 정면 배치라는 특수성을 갖는다.
2026년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세력 지원 및 핵무기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선전포고 없이 이란을 기습 타격했다. 이 공격으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비롯한 이란 수뇌부 다수가 사망했으며, 적십자사 추산6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역내 미군 기지 공격으로 대응했고, 전쟁은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선, 사우디·UAE의 입장 표명 등으로 서아시아 전역에 확산되었다. 4월 휴전 이후에도6월7일 양측의 직접 타격이 재개되어 트럼프 대통령조차'통제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6월19일 종전 협의가 타결되었으나4월 휴전의 재붕괴 전례로 볼 때 안정성은 단정하기 어렵다.
주목할 대목은, 미 의회의 전쟁권한 결의 시한(약90일) 문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군통수권 행사가 위헌 논쟁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이는 비개입주의 전통의 단절이 행정부의 정책적 선택을 넘어 헌법적 견제 메커니즘 자체에 부담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V. 완충장치의 소멸: 다자기구 이탈과 유엔 체제의 약화
2026년1월7일,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관련 기구31곳과 비유엔 국제기구35곳, 총66개 기구·협약에서 탈퇴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유엔인권이사회(UNHRC), 유엔인구기금(UNFPA), 국제노동기구(ILO),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등이 포함된다. 백악관은 이들 기구가'미국의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에 반하는 급진적 의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유엔 정규예산의22%·평화유지예산의26.15%를 부담해온'핵심 주주'로서의 지위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다.
법적으로 미국이 유엔 그 자체를 탈퇴한 것은 아니며 안전보장이사회 의석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유엔 사무총장실이 밝혔듯 미국은 전년도 정규예산 분담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아 체납액이 약15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유엔 헌장상의 법적 의무를 사실상 이행하지 않는 상태다. 유엔 창설(1945)의 본래 목적이 전쟁 재발 방지와 집단안보 제도화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이번 탈퇴와 분담금 미납은'주권 회복'이라는 미국의 명분과'갈등 흡수 장치의 공동화'라는 국제사회의 우려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결과적으로III·IV장에서 서술한 갈등의 격화(미중 안보 딜레마, 미국-이란 전쟁)가 정확히 같은 시기에 그 갈등을 완충해야 할 제도(유엔 체제)의 약화와 겹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본고의 핵심 진단이다. 전후80년간 강대국 전면전이 부재했던 것은 갈등의 소멸이 아니라 완충재의 존재 때문이었다는 자유주의적 제도주의의 통찰을 받아들인다면, 완충재의 동시다발적 약화는 갈등이 더 쉽게 임계점을 넘을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한다.
VI. 결론: 제3자의 시각에서
본고는 어느 진영의 정당성을 일방적으로 옹호하지 않는 제3자의 시각에서, 현재의 위기를 갈등의 발생이 아니라 갈등을 흡수해온 제도적 완충재의 동시다발적 침식으로 재정의했다. 중국의 중화사상적 패권 동원, 안보 딜레마에 따른 미국의 반응적 강경화, 비개입주의 전통과의 단절, 그리고 다자기구 이탈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적 연쇄로 읽어야 한다. 이 진단이 함의하는 실천적 과제는, 어느 한쪽에'책임'을 전가하는 것을 넘어, 약화되는 완충 제도를 어떻게 다시 강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옮겨가야 한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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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뉴스. (2026.1.8). "트럼프, '유엔 산하기관 등66개 국제기구 탈퇴' 서명." imnews.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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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에너지경제. (2026.1.16). "[분석] 미국의'유엔 산하 기구 탈퇴' 선언, 다자주의의 설계도는 어떻게 흔들리나." efn.co.kr.
기후에너지경제. (2026.1.12). "[분석] 미국의'유엔 산하 기구' 탈퇴 선언, 유엔 시스템과 미국의 재설계 논의 촉발." efn.co.kr.
유러피언타임스. (2026.1.18). "미국의66개 국제기구 탈퇴는 시민 사회와 유엔 활동을 위협한다." europeantimes.news.
더나은미래. (2026.1.12). "트럼프'유엔 포함66개 국제기구서 발 뺀다'...글로벌 다자협력 구조에 충격." futurechosun.com.
국회도서관 국가전략정보서비스. (2026.1.8). "트럼프, 국제기구66곳 미국 탈퇴 각서 서명…'미국 우선' 강조." nsp.nanet.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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