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보기관들의 최고모델은 이스라엘 정보국 모사드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과 주변 아랍국들간의 관계는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고 그 배후에 모사드가 있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니 모사드가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확대해석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정보기관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10여년전 북파공작원이었던 부친의 일로 이리저리 얽히는 바람에 잠시 알려지지 않은 세상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표현 그대로 역시 여러 일들이 알려지지 않을 것 같다. 알려질 것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그들의 세계에서는 그들만이 공유하는 '판단'이 있기 마련인데, 그것들은 어떤 원대한 목적, 예를들면 '애국'이나 '국가안보', 누군가의 '안전'을 한계삼아 성심성의껏 지략을 전개시키기 마련인듯 하다.
주로 고든 토마스가 저술하고 이병호 현국정원장이 번역한 [기드온의 스파이]라는 서적과 미카엘 바르조하르와 니심 미샬이 공저한 [모사드]라는 서적을 기반으로 몇가지 이야기를 서술하고 해석하고자 하는데, 특히 다간의 취임사발언은 한국의 남재준 전국정원장이 취임사에서 인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간은 취임사에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레바논에서 한 가족 내의 싸움이 어떤 비참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목격한 일이 있습니다. 한 족장의 뇌가 깨어져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고 그 주위에는 부인과 몇 명의 어린 아이들이 시체가 흩어져 있었습니다. 내가 손 쓸 사이도 없이 죽은 족장의 한 아들이 그 뇌를 한움큼 손으로 잡더니 삼켰습니다. 이것이 레바논 사람들이 집안싸움에서 하는 행동입니다. 뇌를 먹어 삼켜라. 그렇게 그의 힘의 근원을 마셔라"
"나는 여러분의 뇌가 먹히기를 절대 원치 않습니다. 뇌를 먹는 사람은 여러분이 되어야 합니다."
- 기드온의 스파이중에서 -
국가안보에 관한 결심을 자극하기 위해 상당히 자극적인 예를 들었는데, 다른 국가의 정보요원들과는 달리 이슬람극단주의자들에 대항하여 '키돈'이라는 암살팀을 운영하고 있는 모사드로서는 절박한 필요성과 심정을 대변하는 표현일 수 있을 것 같다.이스라엘이 암살공작을 할때는 Talio의 법칙(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합당한 응징원칙에 따른다고 한다. 복수주의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법전에도 나와 있는것처럼 중동지방의 문제해결방식으로 풍토처럼 자리잡은 원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스라엘의 역사와 바빌로니아가 전혀 무관하지 않고, 유대교를 근거로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파생된 것처럼 근본은 같지만 결국은 이해관계가 기반이 된 영역투쟁과 감정싸움이 국가간 분쟁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이 어렴풋이 생각된다.
알고보면 좀 사소한 어떤 문제를 가지고 정보기관의 안가에서 상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상담 중간에 수도기술자나 청소부가 얼굴도장을 찍곤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그저 그렇게 보였지만 그들의 세계에서 떠돌던 사람 눈에는 수도기술자의 눈빛이나 청소부의 골격, 걸음걸이, 그리고 왜 그렇게 드나드는지를 생각하게 했을 것이다. 특히 특별훈련을 받은 사람들이나 무성무기(단검등)등을 많이 잡아 본 사람들은 적대적인 상황을 항상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수도기술자나 청소부의 등장이유를 금방 이해하곤 했을 것이다. 정보국에서 파견나온 상담요원의 안전을 보장해야 했을거라는 생각같은 것이다.
그 유명한 모사드에서도 유명한 전설적인 인물이라면 2002년부터 모사드의 수장을 지닌 다간(Meir Dagan)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다간에게는 이념이란 관념적인 문제에 대해서 숙원관계(熟怨關係)인 나처럼 나치와 선대의 악연관계가 있었다. 다간은 항상 벽에 사진을 걸어놓고 있었는데, 그 사진속에는 그의 조부가 곤봉과 총을 들고 서 있는 나치장교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사진이었다. 다간은 방문객에게 그 사진을 볼때마다 유대인대학살을 생각하며 그런 불행한 사태를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고 설명하곤 했다고 한다.
다간은 역사책을 열심히 읽었다고 하는데, 이스라엘민족의 고난과 건국,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애국적 공동체라는 사실을 이해하게끔 하는 사실인듯 하다. 다간뿐만 아니라 모사드요원들은 퇴직하고 나서도 역사책을 보는 것으로 소일한다고 하는데, 애국심은 그들의 임무를 독려하는 에너지의 원천이며 애국심을 조성하는데는 역사책이 큰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듯 하다. 그러니 한국에서도 역사교과서의 국정교과서 문제가 큰 이슈가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역사적 사실은 사상적인 세계를 조성하고, 사상적인 세계는 국민의 행동을 지배한다는 연결고리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는 문제인듯 하다.
다간은 채식주의자이기도 한데, 내 자신이 15년 이상을 '채식위주'로 생활을 해보니 정보활동에는 채식위주의 식생활습관이 상당히 유용한 면이 있을 것 같다. 우선 육식을 지나치게 하게되면 감정이 격해지는 문제가 있는데, 항상 중립적이고 냉철한 기반에서 판단을 시작해야 하는 정보요원들은 이미 판단이 깃든 격한 감정들이 전혀 도움이 안된다는 사실을 다간은 알고 있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육식을 하면 자신과 싸워야 하는 과정을 한 번 더 겪어야 되는 낭비가 있었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돈을 우선시하는 사람은 모사드의 캇차로 채용되지 못한다. 지나친 열정은 임무를 명확히 이해하는데 장애가 되기 때문이다.모사드업무는 차분하고 정확하며 분별력 있는 판단과 균형있는 안목을 필요로 한다.
- 기드온의 스파이중에서 -
다간은 6일전쟁때 지뢰를 밟아 다리를 절었다고 한다. 지팡이를 짚은 채 권총과 기관총을 들고 아랍인들이 많은 가자지구를 여유있게 돌아다니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다간은 한 손으로 소변을 보면서 다른 손으로 빈 콜라캔을 정확히 사격한다는 소문도 있는데, 다간은 사실이 아니라고 하지만 초인적인 집중력은 채식위주의 식생활이 기반이 되어 가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해보면 애국적 결심, 그리고 그것들을 계속 다지기 위한 모든 노력들이 기반이 되어 정보활동이나 공작활동이라는 행동으로 나오게 되고, 그 행동들이 결과를 낳고, 역사적인 사실들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 연결고리를 '모사드'라는 유능한 정보기관에 관해 알게 되면서 제대로 이해하는 도움을 받게된듯 하다. 한 편으로는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들이 모사드의 활약상을 통해서 많은 기술과 직관을 얻게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실제로 그렇다고 한다. 다간 한 사람만 생각해도 직관과 용맹성의 결집체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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