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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13일 목요일

국가의 열정과 동양의 꼰대국가

북한이 목함지뢰를 한국측 철책안에 설치해서 한국군 두명이 중상을 입었다. 평화, 분단현실등의 단어가 생각나는 상황이지만 '열정'이란 단어가 생각났다. 60년 이상을 한결같이 잔망스러운 사건으로 서로간의 열정을 어지럽히는 노후국가(老後國家)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미래에 대한 꿈과 열정을 잃어버린 노인분들이나 젊은이들을 본 적이 있는데, 노인분들은 부지런히 습관을 반복하고 있었고, 노인분들은 젊은이에게 그 습관을 가르치고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까 나도 망가져 있었음을 알고 몸서리 친 적이 있었다.

한 편으로 한국의 정치는 젊은 이들에게 창조와 세계화를 향한 열정을 준 적이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분단국가 현실에서 이념에 대한 열정, 민주화에 대한 열정등에 신경을 쓰느라 새로운 영역에 열정을 쏟지 못한 일들이 이제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오는듯 하다. 지친 노인과 지친 젊은이들만 보인다. 그 와중에 정치적 열정을 끌어내겠다고 지뢰나 파묻고 있는 못난 국가의 젊은 지도자는 어디서 삶의 의미를 찾아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 뿐만이 아니다. 한 때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었던 일본이 동양적인 보수성에 발목을 잡혀 성장을 멈추자 과거 제국주의 시대의 영광을 재현 하겠다고 부지런히 우경화되어 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을 찾아내지 못하고 좋은 시절만 회고하며 열정을 끌어낼려고 하는 노인국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환경도 달라지고, 신체적, 정신적 능력도 달라지고 있음을 무시한 동양적인 꼰대국가의 전형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듯 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프론티어(frontier) 정신을 체질화 시킨 미국을 일본이 이길 수 있다는 상상은 그야말로 망상인듯 하다.

독일의 정치지리학자인 프리드리히 라첼(Friedrich Ratzel, 1844 1904)은 진화하는 유럽민주국가를 생물학적 유기체에 비유하였다. 그는 민족이 살아 있는 존재의 집합체로서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하며, 다른 문화를 흡수하고 다른 영토로 확장하면서 그 자양분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식민지 획득이 국가에 이로우며 국경선이 규정되고 한정되어 있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제시하였다. 국가는 영토를 놓고 서로 각축을 벌여야 한다. 그런 여지가 차단되면 국가는 노인처럼 쇠하게 되며, 민족 또한 시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 분석을 근거로 이 유기체 국가 이론을 확립하였고, 이런 견해를 학술잡지에 발표하였다. 이런 관념은 머지 않아 그의 제자들을 통해 독일정치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나중에 이는 나치 이데올로기의 일부가 되었으며, 특히 카를 하우스호퍼(Karl Haushofer)라는 전략가가 이 이론을 적극적으로 선전하였다. '지정학(geopolitik)이라는 용어는 그의 전매특허로서 악명을 얻게 되어 이후 수십 년간이나 학계에서 쓰이지 않았다.

- 하름 데 블레이(Harm de Blij) / 미시간 주립대학 지리학 교수이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평생 명예회원 -



지금은 지리적 영토와 관련한 국가열정을 끌어낼때가 아닌듯 하다. 지리적 영토에 대한 열정은 전쟁과 같은 재난을 몰고 올 수 있는 위험한 시대로 변했고, 기술적인 창조성이나 우주개발과 같은 새로운 영역을 찾아서 영토화 시켜야 하는 시대인듯 하다. 미국이 우주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당장 돌아오지 않을 급부를 생각하면 이해 못할 일일수는 있으나 미국의 프론티어 정신과 국가열정을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일듯 하다. 뭣 보다 동양의 꼰대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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