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도 감동한 중국지도자 주은래는 공산혁명군지도자였지만 모택동보다 훨씬 지혜롭게 중국을 개혁시킨 지도자로서 자유진영을 비롯한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듯 하다. 사실 모택동에 대해서는 혁명지도자로서의 카리스마적인 자질이, 욕망이 강한 다혈질적인 기질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혁명지도자로서는 적합하나 혁명이후의 중국사회를 안정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자질을 갖고 있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더구나 모택동의 통치권아래서 한반도가 통일될 기회를 놓친것을 생각하면 모택동의 이념적 아집에 대해서는 감정적으로도 좋지않은 생각이 든다. 모택동의 집권을 또 다른 왕조의 탄생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듯 하다. 개인적인 욕망과 이념적인 정당성을 교묘히 결합하여 중국민들을 홀린 인물로 평가받아도 될듯 하다.
반면에 주은래는 중국인민해방군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기 시작한 초기부터 냉철하고 지성적인 태도로 목적을 잊지않는 인물이었다. 인민해방군창군기념일인 난창봉기때 주은래의 지도력에 대해서 평전에서는 부하병사들의 이야기를 빌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행군을 하면서 잠깐씩 휴식시간이 주어졌을 때 심한 피로로 모두 곯아떨어지곤했다. 가끔씩 잠에서 깨어 눈을 뜰 때면 저우언라이 동지께서 등불을 밝혀놓고 일을 하거나 서성이며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계신 것이 보였다. 우리는 저우언라이 동지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복종했다. 이는 저우언라이 동지가 부하들에게 매우 엄격하기도 했지만 그 자신에게는 그보다 엄격했기 때문이다.
한국전쟁때 장진호전투에 참가했던 미군조종사의 체험소설인 [FROM THE COCKPIT]을 뒤적거리다가 장진호전투에서 흥남철수까지의 과정들을 이리저리 알아보았다. 나의 외조모는 장진호 서쪽이 고향이었고, 철수하는 미군을 따라서 남바위를 쓰고 솜옷을 입고 종종걸음으로 피난하는 기록영화속의 어린 소녀가 함흥근처의 정평으로부터 피난 온 내 모친의 어린시절 사진과 닮아서 더욱 감정스러운 사건이었다. 국민당군을 대륙에서 몰아내고나서 갑자기 커진 인민해방군을 소모시키기도 할겸, 동아시아에서의 이념적 패권도 얻어낼겸해서 참전시킨 중공군들이 겨울 장진호의 혹한속에서 열배넘는 병력으로 미군을 포위하게 되는데, 포위망을 뚫고 탈출하는 미군과 포위한 중공군의 많은 수가 영하 40도 가까이 되는 혹한속에서 희생되었음을 생각하면 어느나라 국민이든지 정치의 본질에 대해서는 긴장하고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듯 하다.
혹한속의 장진호전투에서 속옷 위에 동복 하나만 걸치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하고 싸운 중공군 포로는 한쪽 발이 얼음 덩어리로 변한 경우도 있었고 동상으로 귀와 코가 없어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방한준비를 제대로 갖춘 미군도 동상으로 죽은 인원이 엄청난데 인원파악이 제대로 안되는 중공군이야 오죽 많았을까 생각된다.
몇년전 어느 날 밤 11시쯤, 동해안에서 양구를 거쳐 배후령을 넘어오고 있는데, 한 노인이 차를 세웠다. 인가도 없는 배후령 중턱에서 차를 세운 기괴한 노인을 태웠는데, 산속에서 기도를 하고 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 위를 가리키는데, 촛불이 일렁거리는게 보였다. 노인은 뭘 좀 보는게 있어서 기도를 할 때 많은 중공군손님이 찾아와서 시끌벅적하게 놀다 간다는 것이다. 이국땅에서 떠도는 원혼들을 위해서 눈물로 평안을 빌어보곤 한다는 것이다.
한이 맺힌 개인의 삶은 상당히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명분을 가진 핑계를 기반으로 휘둘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신의 개인적인 과거사도 그랬지만 누구나 깊고 냉철한 생각을 하지 않고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리라고는 보장할 수 없는듯 하다.
한달 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함경남도에서 내 구글블러그를 찾아왔기에 북한의 함경도에서 인터넷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 어딜까 구글어스로 찾아보았다. 한군데는 원산항근처 비행장과 호텔등 휴앙시설이 있는곳, 한 군데는 통천에 있는 나의 부친고향근처 해변가의 휴양지(시중호역앞바다근처)로 추측되는 곳이다. 매우 대칭적인 인연인것 같다. 마음이 우울할때는 북한과 가까운 화진포의 이승만대통령과 김일성주석의 별장을 가보곤 하는데, 내 자신의 개인적인 관점으로 봐도 그렇고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적 공존이라는 관점으로 봐도 이건 옳지 않은 역사인것 같다. 문득 덧없고 짦은 인간의 삶속에서 별 일이 다 있다는 뭘 아는듯한 생각이 아주 잠시 지나쳤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