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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5일 월요일

Lost in memory / 북한의 이념과 종교

가끔 직장을 옮길때 이력서란에 무엇을 써야할지 갈등을 겪을때가 있다. 부지런하고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는 한국민들이 짜장면과 잠뽕을 선택해야 하는 숙제처럼 간단하지 않은 문제인듯 하다. 갈등하다보면 내가 기업주였으면 어떤 인물을 원할 것인가 하는 결론을 보여주기 마련인듯 하다. 언젠가 창업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므로 내가 운영하고자 하는 기업의 성격에 맞는 종업원이 되고자 노력해보곤 한다.

금수저냐 흙수저냐 하는 문제가 또한 한국사회의 출신성분분류의 풀리지 않는 난제인듯 한데, 누가 같은 민족이 아니랄까봐 백두산혈통 운운하는 북한처럼 사회적평등을 이루지 못하는 점에 있어서 매우 유감인듯 하다. 내 자신은 흙수저보다 못한 가시수저에 속하는 가족력을 갖고 있어서 그런 문제에 예민한것은 아니다. 내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 남북한 문제에 대해서 이해함도 있고, 해결해야 하는 점도 많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기 때문인듯 하다. 내 문제도 궁극적으로는 남북한 문제에 뿌리를 두고 있으니 궁극적인 문제에 매달린 것은 당연한듯 싶다.

한때 불운한 과거와 관련된 기억을 떨쳐버리기 위해서 수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일을 한 적이 있었다. 비용편익계산을 해보니 일이 힘들어도 마음이 편한 것이 좋았으므로 그 시점에서 나의 주어진 팔자려니 했다. 그 당시 특정 종교들을 대단히 싫어했는데, 자발적의지를 잃어버리고 성직자들의 완전하지 못한 의지에 억압되어있는 교인들을 매우 경멸했다. 그렇다고 내가 비종교적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후배의 말처럼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심이 있다는 것은 내가 마음을 둔 곳이라는 표현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 당시 내 심리상태는 종교를 극도로 경멸하는 북한 같았다. 북한과 다른점이 있다면 내 자신은 이념과 종교를 다 경시하고 내 본질로 돌아오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고, 북한은 이념이 종교가 없는 자리를 대신하며 같은 하늘아래 이념과 종교가 공존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어쩌면 맹목적 믿음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비숫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젊을때 누군가 종교를 강요할려는 의도가 있으면 장난스럽게 "나는 무사도를 믿는다."라고 말했고, 교조화된 강인함을 보여주는 사람들, 무술인들이나 지나치게 남성성을 강조하는 마초같은 성격을 가진이들에게는 '나는 은총과 사랑이 필요해요."하면서 엇갈았던 기억이 난다.

사실 천리마운동이나 고난의 행군, 선군정치, 100일전투같은 강한의지를 보여주는 표현이 많은 선군정치하의 북한은 역사적인 트라우마의 산물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강대국사이에서 생존해야 하는 한민족의 불우한 과거에 반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트라우마에 지배자의 권력적의지가 개입하여 한층 더 문제가 심각해진듯 하다. 한국사회도 여러가지 사회심리학적 반응을 보여주는듯 한데, 수직적관계에 예민하여 누구나 남을 지배하고자 하는 의도가 내재되어 있는 점이 그런것 같다. 강자에게 숙여야 하고 약자위에 군림하고 싶은 열망, 어쩌면 그것은 한민족이 이겨나가야 할 역사적 트라우마인지 모른다.

아직은 여건이 안되지만 가끔 창업을 꿈꾸곤 한다. 그리고 실험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긴하다. 구글이나 일본의 미라이 공업, 한국의 제니퍼소프트같은 회사를 운영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자신을 운영하는 일, 기업을 운영하는 일, 국가를 운영하는 일이 유사한 점이 있는듯 한데, 권위의식이 없는 정치지도자들, 핀란드 대통령 타르야 할로넨이나 우루구아이 전 대통령 호세무히카등은 어떤 '심리적인 불편사항'들을 잘 처리할 수 있는 성숙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끔 이념이나 종교에 몰입하여 정신적으로 변하지 않는 고정된 영역을 구축한 사람들이나 변하지 않을 의지가 확고한 사람들을 보면 울화가 치미는 이유는 내 자신이 아직도 과거사의 불편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어서 그런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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