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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 6일 화요일

법조계의 봄 / 홍남순변호사

白玉堂前一枝梅
今朝忽見數花開
我家門戶重重閉
春色緣何入得來

백옥당앞 한그루 매화나무
오늘 아침 문득 두어송이 꽃피었네
내가 대문을 굳게 닫아놨는데
봄빛은 어디로 파고들어오는고

어느 당나라 시인의 시인데, 홍남순변호사가 생전에 좋아하던 시라고 한다. 권위주의적인 정부에 항의하면서 곤란을 겪은 청렴하고 곧은 변호사로서 법조계에 알려져 있다. 돈 버는 일에 관심이 없어서 1980년 계엄법위반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81년 크리스마스특사로 출감했는데, 모아논 돈이 없어 끼니걱정을 했다고 한다. 옳은 일은 옳은 결과를 낳는다는 순리를 신념으로 간직한 법조인의 예측과는 다르게 요즘 거대한 비리는 법조인이 모두 일으키는듯 하다. 법조계의 봄은 멀기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항상 느끼지만 잠재의식속에 출세라는 단어를 굳건하게 새겨온 법조인이라면 비리와 친근할 수밖에 없는듯 하다. 지식과 권력이 있는데, 소망을 이루어봐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자신과의 대화도 있음직 하다.

사회의 밑바닥에서 일을 할래도 일자리도 구하지 못하는 서민들의 원성이 정치인들에게만 향하는 이유가 있는듯 하다. 정치인은 투표로 통제가능하다는 전제를 인식하고들 있어서 정치인과 서민들의 관계는 좋든지 싫든지 항상 시끄럽다. 그러나 법조계는 고요하다. 제 3의 영역이다. 사법부는 헌법상 독립되어 있고 검찰은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가지고 있는 권력체이다. 음지에서 싹트는 비리를 감지해서 통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듯 하다. 대법원장이 참담한 심정을 토로할 정도로 법조비리의 심각성은 크지만 행정부도 간섭할 수 없고, 입법부도 간섭할 수 없고, 더구나 시민들이 선거를 통하여 통제가 불가능한 집단구성원들의 비리를 막는 길은 불가능할 것 같다.

내부자정노력이 있다한들 자칫하면 이념적 편향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그런 노력도 쉽지 않을듯 하다. 예를들면 홍남순변호사의 고향이 광주고 권위주의정부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좌파라는 평가를 받아 청렴함이 반감되는 문제가 있는듯 하다. 법조인들은 사법연수원에 들어갔을때부터 지역감정에 물린다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다.  

법조계에 봄이 오기는 쉽지 않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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