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가 뜻밖에 이슈가 커지면서 아직도 이념의 족쇄를 벗어던지지 못하는 의식에 대해서 참으로 신기한 면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친공(親共)과 친일(親日)이 모두 좋지않고, 혹시 이면에 있을 수 있는 사적(私的)인 이해관계나 사상적인 견해는 공적(共的)인 관점에 매몰되어 논의되어야 옳다는 생각이다. 해결책까지 이야기하자면 국정화를 시도할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검정과정에서 친일이나 친공적인 내용은 명확하게 배제해야 할 일인듯 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국의 사상적인 이슈는 일본의 침략과 공산주의 침략중 어느 한 가지가 선택되어 비난받는 것으로 약속되어 있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30여년전 미국시사주간지 타임과 뉴스위크지에서 레이건대통령이 유럽여행중 나찌 친위대 전몰자 묘지에 참배하는 스케쥴이 대서특필된 적이 있었다. 당시 유태인 수용소를 겪은 노벨상 수상작가 엘리위젤은 "당신이 갈 곳은 그곳이 아니고 희생당한 자의 옆입니다."라고 비평하며 2차대전에 독일과 적대적인 입장에 있었던 미국의 여론도 들끓었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레이건은 나찌 친위대의 젊은이들도 희생자라며 폭넓은 이해를 구하는 변명을 했었다.
그런데 레이건대통령의 상식에 어울리지 않는 돌출행위의 이면에는 철저하게 반공주의자였던 성향과 제국주의(여기서는 극우주의라고 표현해야 이해가 쉬울듯 하다)에 대한 입장이 택일관계로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레이건의 생각속에는 공산주의에 대한 반감이 강력하게 터잡고 있어서 침략적인 제국주의에 대한 반감이 비집고 들어올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택일관계같은 관점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좀 더 본질적으로 생각해보는 내 관점으로는 침략적이고 호전적인 공산주의와 역시 침략적이고 호전적인 제국주의는 둘 다 배척되어야 하는 이념이라는 생각이다.
한국에서도 가끔 일본에 대해서는 국민은 잘못이 없는데 위정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문제가 되었다거나 한국은 일본의 침략을 긍정적으로 해석해봐야 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이상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돌출발언이 가끔 문제가 되기도 한다. 침략행위의 주체는 소수의 위정자가 아니라 국민을 포함한 국가공동체끼리의 관점으로 논의되어야 하는데, 레이건의 친위대원들도 피해자라는 발상은 기상천외한듯 하다. 그런 판단은 레이건이 독일국민이었을때 할 소리인듯 하다.
국사교과서에서 친공이나 친일적인 내용은 둘 다 확실히 배제되어야 한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문제가 아닌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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