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제저널리스트 히가시타니 사토시의 글을 읽다보니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고 IMF부총재를 지닌 조지프 스티글리츠가 1996년 출간한 [시장으로 가는 길 Whither Socialism ?]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에서 만약 신고전학파 모형이 경제에 관해 제대로 설명했다면, 시장 사회주의는 성공할 기회가 있었다고 논했다. 따라서 시장 사회주의가 실패했다는 것은 시장 사회주의와 마찬가지로 표준적인 신고전학파 모형도 옳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자들은 시장원리주의가 옳기 때문에 사회주의가 붕괴했다고 믿는다고 한다.그렇다면 경쟁시장을 받아들인 사회주의도 전부 성공해야 옳은데 러시아식 시장개혁은 실패했고, 중국식 시장개혁은 성공함으로써 스티글리츠는 경쟁균형모형이 부적절하다고 언급하는 내용도 있었다.
사회주의 경제가 시장개혁을 해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 하는 문제는 반드시 경제학적인 문제는 아닌듯 하다. 러시아의 시장개혁은 정치적인 급변사태와 더불어서 시작이 된 것이라서 시장개혁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정치적인 안정과 그에 따른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는 상태에서 시장경제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은 시장경제의 모순점, 지하경제, 부패, 독과점등의 문제점부터 앞서 드러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인간의 본질적인 경쟁심리라는 필요악적인 심리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 시장경제의 원리라면 제도적인 장치에 앞서 족쇄가 풀린 시장경제가 부작용부터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은 당연히 인정해야 할것 같다.
그에 반해 중국의 시장경제는 등소평이라는 걸출한 지도자의 영도아래서 정부주도의 시장경제가 만들어진 이유로 제도적장치가 정치적인 사회주의에 적절히 부합하며 시장경제를 연착륙의 상태로 중국에 자리잡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면 이미 자생적인 시장경제가 형성이 되고 있는 북한에서 북한정부가 취해야 할 태도가 추리되는듯 하다. 북한은 시장경제가 저절로 확산되어 정부의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까지 진전했을때 정치적인 혼란과 더불어 시장의 혼란까지 겹쳐서 북한의 급변상태(급변상태라고 표현하지만 북한이란 국가의 붕괴상태를 의미한다)까지 가는 것을 북한정부도 원치않을듯 하다. 역시 북한의 급작스런 붕괴는 남북한의 통일이라는 목적에도 그다지 바람직한 의미가 없는듯 하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통일이라는 사태는 한국에도 재앙을 안겨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듯 하다. 심각한 경제격차, 국민마인드의 차이,잔존한 사회주의 세력등은 통일 후 빠른 안정을 보장할 수 없을듯 하다.
북한이 정치적인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중국식 정부주도의 시장경제로 발전한다면 북한의 급격한 붕괴를 막을 수 있을뿐더러 경제에 있어서 남북한의 협력도 할수밖에 없는 여건이 조성될듯 하다. 통일이 의미하는 본질적인 목적이 통일이 안되었는데 통일이 되버린 상태까지 진전될 수 있는 여지가 보일듯 하다.
위의 스티글리츠의 언급은 자유시장주의냐 사회주의냐 하는 이분법적인 구분이 별로 유용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는듯 하다. 마찬가지로 북한과의 통일문제나 북한정부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는 문제를 이념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면 안될듯 하다. 항상 생각하지만 실리적인 지도자였던 등소평의 정치스타일은 존경받을만 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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