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ed By Blogger

2026년 5월 24일 일요일

지리는 운명이다

학창시절 1979년 출간된 오리아나 팔라치란 저널리스트의 [거인과 바보들]이란 인터뷰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당시 막 집권하였던 호메이니와 팔라치가 인터뷰한 내용을 읽고, 어린 마음에도 호메이니의 대화는 매우 독선적이며 자기 세계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였다. 마찬가지로 그 장면을 유추해서 크리스트교 역시 그런 면이 어느 정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어느 정도는 그랬다.

 

그런데 2000년이 되자마자 출간된 [LA RABBIA EL’ORGOGLIO]에는 교황청이 주관한 종교회의에 참석한 이슬람 대표가 한 말이 씌여 있었다.

 

당신들의 민주주의를 수단으로 하여 우리는 당신들을 침략할 것이며, 우리의 종교를 수단으로 우리는 당신들을 지배할 것입니다.”

 

이슬람 대표는 제 3자의 시각으로 봐도 거의 패악질에 가까운 모욕을 교황청에 대해서 한 것이다. 나는 이슬람이 호전적이며 그 호전성은 끝나지 않을 것이며, 왜 그 호전성이 생겼는지, 그리고 왜 이스라엘은 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호전적이지 않으면 안 되는지 등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훗날 기후나 지리가 국민성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이슬람 국가나 북한이 처한 지리적인 위치나 기후등이 얼마나 조악했는지 등을 이해하고 척박한 환경은 호전성을 키워줄 위험이 있다는 글을 몇 차례 썼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리가 운명을 만든다

중동 분쟁과 북한 호전성의 지정학적 뿌리

이형춘 저 · 3자의 시각으로

서문: 신의 이름을 빌린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은 같은 유일신 전통에서 비롯된 두 나라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은 기원전539년 바빌론에 잡혀있던 유대인들을 해방시켰고, 성경은 그를'하나님이 세운 왕'으로 칭송했다. 수천 년간 이란 땅에서 유대인 공동체는 평화롭게 공존했다. 그런데 오늘날 두 나라는 서로를 말살의 대상으로 규정한다.

 

왜인가? 신이 싸우는 것이 아니다. 신의 이름을 빌린 인간의 권력욕이 싸우는 것이다.

 

종교는 깃발이고 이념은 언어일 뿐땅과 물과 자원이 본질이다.

 

1. 같은 뿌리, 다른 운명이스라엘과 이란

민족과 종교의 착각

흔히 이스라엘-이란 갈등을 유대교 대 이슬람의 종교 전쟁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 독해다. 페르시아인(이란)은 인도-유럽어계 아리아인이고 유대인은 셈족으로, 오히려 민족적으로는 다른 계통이다. 종교적으로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 모두 아브라함 계통으로 동일한 유일신을 섬긴다.

 

구분

이스라엘

이란

민족 계통

셈족

인도-유럽 아리아인

종교

유대교

시아파 이슬람

역사적 관계

피보호자

보호자(키루스 해방)

1979년 이후

적대 관계

이슬람 혁명 국가

 

갈등의 진짜 구조

1979년 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었다. 7세기 전쟁 이슬람을20세기 국가 권력에 장착한 사건이었다. 이란이'반이스라엘'을 국가 정체성으로 채택한 것은 신학적 필연이 아니라 혁명 정권의 정통성 유지를 위한 정치적 선택이었다.

 

이스라엘의 호전성은 성격이 다르다. 2천 년의 디아스포라, 러시아 포그롬, 홀로코스트600만 학살'우리가 약하면 죽는다'는 인식이 민족DNA에 각인되어 있다. 문제는 이 생존 본능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폭격의 면죄부로 전용될 때다. 피해의 기억은 도덕적 면죄부가 아니다.

 

2. 이슬람은 왜 구조적으로 공격적인가

오리아나 팔라치가 직접 목격한 것처럼, 호메이니와 성직자 집단의 언어에는'핏물'이 흘렀다. 이것은 개인의 기질이 아니라 구조적 산물이다.

 

요소

내용

창시자의 역할

예수(순교자), 붓다(수행자), 무함마드(정복자·군사지도자) 롤모델 자체가 다름

세계 이분법

다르 알-이슬람(이슬람의 땅) vs 다르 알-하르브(전쟁의 땅) 비이슬람은 원천적 정복 대상

지하드의 전환

내면의 싸움(대지하드)이 정치화되면 즉시 외부 전쟁 논리로 전환

정교일치

샤리아가 곧 국법타협과 세속화가 배교로 규정됨

 

그러나 이슬람의 공격성만을 탓하는 것은 절반의 분석이다. 이 공격성의 토양은 아라비아 반도의 극도로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목민 문화가 종교에 녹아든 것이다. 지리가 먼저다.

 

3. 척박한 지리가 만든 호전성

비옥한 초승달 지대5천 년 전쟁의 무대

티그리스·유프라테스·나일강 유역을 잇는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인류 최초 농경문명의 발상지다. 주변이 전부 사막인데 이 땅만 물이 있고 기름지다. 그 결과5천 년 동안 모든 제국이 이 땅을 차지하려 했다.

 

수메르아카드바빌론아시리아페르시아알렉산더로마아랍몽골오스만영국·프랑스미국. 점령자의 계보가 곧 세계사다.

 

이 땅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수천 년간 빼앗기고 빼앗는 구조 속에 살아왔다. 불신과 호전성은 이념이나 종교가 아니라 생존의 학습 결과다. 오늘날 중동 분쟁도 결국 누가 이 땅의 자원과 통로를 장악하느냐의 싸움이다. 종교는 깃발이고 이념은 언어다.

 

북한지리가 체질을 만든다

지리 조건

결과

국토의80%가 산악

농업 생산성 근본적 한계

냉대기후

경작 가능 기간 짧음만성적 식량 부족

삼면이 강대국으로 포위

중국·러시아·미군 주둔 한국피포위 의식 체질화

외부 투자 불가

전쟁 구조더 가난해짐더 호전적이 됨(악순환)

 

북한의 핵 개발은 광기가 아니다. 경제로 주민을 먹여살리기 어려운 구조에서, 외부 위협을 상시 과장해야 내부 결속을 유지할 수 있고, 군사력이 유일한 협상 카드인 나라의 합리적 생존 전략이다. 지리가 운명을 만든 것이다.

 

4. 종교·이념 분쟁의 구조대중의 무지인가, 엘리트의 설계인가

종교 분쟁과 이념 분쟁은'국민이 무식해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역사는 반례로 가득하다. 나치 독일은 당시 세계 최고 교육 수준의 나라였고, 홀로코스트는 의사·법학자·교수들이 설계했다. 이란 혁명의 핵심층도 고학력 신학자와 법학자였다.

 

많이 알아도 내집단 안에서만 알면, 오히려 더 정교한 적개심을 만든다. 지식이 무기가 된 상태다.

 

분쟁의 진짜 구조는 세 가지 변수의 결합이다.

 

변수

내용

공포와 결핍

배고프고 불안한 사람은 학력 무관하게 단순한 적을 지목해주는 지도자에게 끌린다

엘리트의 설계

대중은 연료, 지도층이 점화장치분쟁은 반드시 설계자가 있다

제도의 부재

언론 자유·사법 독립·비판적 교육이 없으면 고학력자도 선동에 올라탄다

 

5. 3자의 시각왜 지리와 역사가 집착을 풀어주는가

한국의 주요 종교를 두루 경험하고, 지리학과 역사학을 깊이 공부한 이후 종교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다는 것은 중요한 인식론적 전환이다.

 

지리학이 주는 충격: 어떤 땅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믿는 신이 달라진다. 경상도에서 태어나면 불교·유교 문화권, 중동이면 이슬람, 인도면 힌두교다. 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위도와 경도가 신을 결정한 것이다.

 

역사학이 주는 충격: 모든 종교는 탄생·성장·변질·제도화의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권력·정치·전쟁이 교리를 만들고 바꿨다. 성경도, 꾸란도, 불경도 신의 말씀이기 이전에 특정 시대 특정 집단의 편집물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