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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5일 월요일

눈물의 도카타 / 실물경제

한국에서는 막일을 하는 사람들을 '노가다'라고 한다. 일본말 土房(TOKATA)의 잔재라고 하는데, 이제는 한국의 엔지니어들까지 자조적(自嘲的)인 의미로 사용하곤 한다. 한편으로는 눈물의 토카타라는 폴모리아의 미뉴에트선율의 피아노곡이 있다.

가끔 실물경제의 민낯을 보고는 한숨을 내쉰적이 많았다.  오래전 부동산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학습지도를 한 적이 있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일이긴 하지만 타인에게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시험에 합격하도록 하는 일이라는게 흡족한 결과를 이루어내는 일은 아니다. 특히 부동산자격증은 실물경제보다 금융경제에 가까운 투기성분야에 가까워질 수 있는 자격증이고, 공무원시험처럼 응시자대비 합격자수가 적은 시험은 훗날 서로 얼굴보기 민망한 상황이 많이 연출되곤 했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고, 막연히 특허관련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해서 여가 시간에 기술을 배웠다. 그리고 나서 이후 너무 다른 세계의 현실에 충격을 받았다. 말하자면 이론과 현실이 다름을 깨달았다는 것인데, 더구나 이런 나의 생각이 이념적인 의미로 비춰지던지 비춰질 수 있던지 하는 압박감도 있었다. 아마 한국이라서 더욱 그럴 것이다. 한국에서는 진보성향이 강한 정치후보가 노동자의 권리나 노동이 행복한 나라를 이야기하고, 노동이 아무리 노오력해도 자본을 이길 수 없는 현실을 경제학적으로 설파한 프랑스의 경제학자 토마피케티는 새로운 마르크스라고 매도 당하고 있었다.      

얼마전 한 보수정치인이 공항의 게이트에서 여행가방을 보좌관에게 던져놓듯이 굴려 맡기고 팔자걸음으로 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장면이 세계적으로 패러디된 일이 있었다. 마치 주인인 금융경제와 하인인 실물경제의 민낯을 보는것 같았다.

전 세계 인구의 소득 상위 1퍼센트가 하위 90퍼센트가 가진 것보다 많은 것을 차지해 부가 사회의 일부에 편중되고 또 다른 일부는 기본적인 필요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부의 불균형 상태가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다. 소득 및 부의 재분배 등을 통해 기본적인 인권이 보다 잘 보장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전 세계의 외환거래 규모는 1500조달러로 20조 달러의 국제무역총액에 비하여 지나치게 크다. 이는 금융경제와 실물경제가 완전히 따로 움직이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 결과 점차 '투기의 한계'에 봉착해 간다.

우리는 집단적으로 아무도 원치 않은 결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의사경정자들이 자신의 결정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들과 차츰 더 멀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는 '리더쉽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폐쇄적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전통적 상명하달식 리더쉽이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 Otto Schamer와 Katrin Kaufer 공저 [Leading from the Emerging future] 중에서 -

한국에서는 이념문제가 부의 재분배문제나 실물경제에 대한 위상, 수직적 권력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막아버렸는데, 한국의 보수진영은 국가발전에 참으로 비협조적이었던 것 같다. 가뭄도 심한 요즘 낙동강 보 근처를 지나가서 포항입구에 4대강 사업을 했던 전 대통령 생가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을 보면서 한 때 유행했던 "이게 다 이**때문이다"라는 말이 생각났다.  

금융경제와 친밀한 투기적 자본이 활력을 얻고 실물경제와 친밀한 노동이 활력을 잃어가는 세계를 만든 것은  " 이게 다 이념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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