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법공부를 하다가 그만두게 된 까닭은 경제적환경이나 건강조건등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에 가장 심각했던 문제는 문약한(文弱한/effeminate) 기질로 변하는 것이 두려웠다. 내 자신이 그런 기질이 있는지도 모르고 일터의
동료들이나 신앙심 가득한 친구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것이 정신의학 용어로 표현하면 투사(projection)라는 것인데, 자신이
그런것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증상이다.
한번은 어떤 종교단체에 갔더니 형제님들과 자매님들과의 관계에 정신이 집중되어
있었다. 삶의 모든 문제나 타인을 평가하는 기준이나 관점이 그저 그렇고 그랬다. 전력을 다해서 나를 전도할려고 했던 지인들은 매우 가정적이고
섬세했는데, 내 기질도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체질에 안맞았다. 아니면 내 처지를 봐서는 이렇게 살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얼마후 어떤 대통령과 그의 인선(人選/select a person)스타일도 맘에 안들고, 개인의 권력을 위해서 정보기관을 섬세하게 운영하는
모습이라든가 북파공작원들을 이념문제로 엮어서 당선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데 매우 분노했다.
그리고 반대로 달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것 같다. 일단 외국에 나갈 수단으로 잠수용접을
배워놓자는 생각에 전혀 할 줄 모르는 수영을 시작했는데, 몇개월 안지나서 몇 킬로미터쯤 가게 되었다. 예의 책을 좋아하는 문약한 기질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수영을 하다가 물 속에서 잠까지 잘 수 있는 사람의 책을 읽은 것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 천천히 물에 자신을 맡기라는
충고였다. 그리고 사격이나 스케이트등의 운동을 원로분들이나 코치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익혀나갔는데, 원래 내가 있었던 세계랑 다른 세계에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은근히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지난 시간에 대한 원망이 별로 없는듯 하다.
어느 날 포항,울산공업단지와 진해군항등을 돌아보다가 중공업을 일으키거나 대양해군을 건설할려고
했던 과거 두 대통령의 기질에 대한 생각이 났다. 이념적인 관점이나 다른 방향의 관점등을 치워놓고 생각해보면 국민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새마을
운동 노래부터 들으면서 기분을 업데이트시키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나 서민적이고 평등함을 추구하며 국민각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국민성을 유도했던 대통령들의 기질이 문약하지 않았던 모습은 매우 호감스러웠다. 한 대통령은 임기가 너무 길어서 초심을 잃었고, 한 대통령은
임기가 너무 짧아서 일을 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국가원수의 기질은 국민들의 기질과 빠르게 연관성을 맺는듯 하다. 국민은 그 분위기를 금방
따라보고 배우는 듯 하다. 혹자는 국민이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지도자를 선출한다고 말하지만 국민과 대통령이 상호 영향력을 주고 받는듯
하다. 나쁘거나 좋은 것은 대통령이나 국민 어느 한 쪽이 아니다. 두 개체는 공동 운명체이고 역사를 형성해가는 공동 주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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