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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27일 토요일

사업가출신 대통령과 투기

오랫동안 외국의 건설현장에 있던 사람이 현지의 정국불안으로 귀국했다가 다시 나가고자 하였다. 정국은 불안하나 돈이 많은 국가의 재건활동이라서 수주를 얻어내는 일만 중요하기때문에 여기저기서 자본을 구하였고, 중국계자본을 유치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사업가의 확신과 성과에 대해 말하면서 웃었다. 특히 사업가의 all or nothing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나처럼 간이 작은지 아니면 도덕적인 긴장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튼튼한 후방지원없이는 엄두도 못낼 일들이었다. 아니면 스스로의 역량으로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든지 해야할 일이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스미토모상사(Smitomo Corp.)의 야쓰오 하마나카(Yasuo Hamanaka)라는 일개직원이 세계 구리시장에 개입을 하여 매점(cornering)과 투기(speculation)로 30억달러 이상을 날려버린 일이 있었다. 공급과 수요의 변동폭이 크고 재고관리가 용이한 광물인 구리의 특성상 투기하기가 좋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 진실을 알지 못하였다. 환투기전문가인 조지 소로스(George Soros)조차 구리시장에 개입했다가 스미토모의 자금이 무한한 것 같아서 겁에 질려 포기했다고 한다. 하마나카의 행동의 글로벌한 성격은 그의 활동에 대한 규제와 책임소재를 애매하게 만들었고,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은 그의 저서 [The Accidental Theorist]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스미토모의 본사는 일본에 있으니까, 책임이 일본에 있는가?  런던 금속시장의 본거지인 영국에 있는가? 스미토모가 소유한 구리의 대부분이 보관되어 있던 미국에 책임이 있는가? 그러나 이러한 책임 소재를 둘러싼 혼란 이상으로 규제란 것 자체가 우리 시대의 무비판적인 시장 만능 이데올로기에 의해 불가능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만하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에게는 자유시장에서는 언제나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는 신조가 있다. - 하마나카 같은 사람들이 저지르는 무엄한 짓거리는 시장이 자동적으로 처벌할 것이므로 그런 자들을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을 한다고 국고를 말아먹은 한국의 전대통령때 이념과 종교문제로 얽힌 의식을 추적하며 깨우친 일중의 하나는 대통령이 규제가 없는 투기현장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1.건설업종에 종사하던 습관으로 무작정 토목사업부터 손을 댐 
2.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뭉쳤던 종교적인맥
3.사업가라는 이미지가 국민에게 주는 막연한 활력감
4.사업가는 사업에 실패할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감을 국가정책에 반영시킨 점
5.안될 것 같은데도 종교적 상상력과 자기 최면을 반복하여 될 것처럼 착각한 점
6.극단적으로 추구했던 자유주의 이념이랑 사업가란 신분이 잘 맞아떨어졌는데, 그만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라서 아무도 규제할 수 없었고, 오히려 대통령이 내놓은 정책결정에 맞춰서 연역적인 자료를 내놓게 한 점
7. 그리고 국가안보를 위해서 일해야 할 소중한 정보기관이나 권력기관등을 이념을 구실삼아 개인적인 도구로 이용한 점등을 생각하면 국가적으로 매우 큰 시련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인재(人災/ disaster)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트럼프대통령의 돌발적인 행동들도 투기적인 사업가의 면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사업가 출신 대통령의 사업가로서의 전력은 한 국가의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공리(共利/ public good)와 전혀 무관한 전력이고 수월하게 투기를 할 수 있는 권력을 국민들이 힘을 합쳐서 쥐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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