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wered By Blogger

2017년 3월 31일 금요일

통치가 아닌 국정관리를 돕는 정보기관으로

전철을 타고 가는데 좌익분자를 국정원에 신고하라는 광고판이 보였다. 북한과의 이념적대립상황의 잔재가 남아있는 환경에서  진정한 '공산주의'를 신고해야 한다는 사실은 맞지만 그 '좌익'의 스팩트럼을 어느 정도 잡아야 하는지의 기준은 참 모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런 모호한 표현은 잘못된 통치를 문제삼는 행위까지도 신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기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많이 이야기 한 사실이지만 정보기관이 이념적 바탕위에서 정보활동을 해서는 성과를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인간이 악한행동을 할 수 있는 배경에 조직의 심리같은 환경여건이 영향을 끼친다는 루시퍼효과(Lucifer effect)를 정치나 종교, 그리고 일터에서도 간간히 검증을 해보곤 한다. 특히 권위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통치자와 밀접한 연대감을 가지고 있는 정보기관의 생리로서는 통치자의 분위기에 따라서 '나쁜짓'을 할 수 여지가 많다는 생각이다. 정치나 종교같은 추상적이거나 음성적인 성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는 범죄에 연루되기 쉬운데, 정보기관은 노출되지 않는 성격을 이용해 정치적 비리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기 쉬운 성향을 가질 수 밖에 없는듯 하다. 정보기관원 개인이 선량하다고 한들 조직의 생리는 각자를 천국으로부터 추방시킬 것이다.

러시아는 거대한 공룡같았던 KGB라는 정보기관이 있었다. 한때 미국에서도 문제가 있었지만 강력하고 집권적인 정보기관은  통치자의 약점까지도 이용하는 독자적인 조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데, 알고보면 정보기관의 내부에서도 그 '우월한 이익'의 수혜자는 관료적 형태인 정보기관의 수장만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누구의 생각이 변화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인듯 하다.

러시아의 옐친대통령은 민주열사답게 정보기관의 파행을 막기위해 KGB를 해체하고 분산시켜 상호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유도하였는데, 권위적인 성향이 있는 푸틴대통령은 KGB에서 성장한 대통령답게 분산시킨 기관을 더욱 전문적인 기관으로 탈바꿈 시킨듯 하다. 아마 옐친과는 달리 정보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어느 나라 정보기관이든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게 원칙이고 분산되어 있는 정보기관이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 내용을 사전 합의를 거쳐 개관적이고 단일한 내용으로 통일 시켜야 하는 만큼 정보기관의 생산물이 더욱 세련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생긴듯 하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과 같은 동양적인 권위주의 전통이 사회의 여러 분야에 어느 정도 베어있는 국가처럼 러시아는 푸틴대통령의 장기집권과 권위주의적인 성향때문에 정보기관원 각자가 국가주의, 이념주의, 권위주의에 물든 루시퍼가 될 수 있는 문제가 있는듯 하다. 한 편으로는 통치자는 정보기관을 확실하게 예속시키기 위해 정보기관원에게 자존심과 자부심을 고양시키는 교육활동을 많이 할 것이다. 좀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국민에게 충성해야 하는 정보기관원들의 내면세계를 권력자에게 충성하도록 하는 세뇌작용으로 고착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엘리트정보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정보기관원 각자가 독립적인 철학, 그것도 국민에게 촛점이 맞추어진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맹목성을 띄어서는 인텔리전트의 체면이 말이 안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 같다.

몇년전부터 내 구글블러그를 방문하는 러시아의 방문자분들중에 21명 단위로 끊어서 들어오는 방문자분들이 있었다. 신경 안쓰고 있다가 어느 날 궁금해져서 '추측'을 해봤더니 러시아 정보총국(GRU)요원들이거나 러시아에 상주해 있는 북한의 정찰총국 요원들인것 같았다. KGB창설일이 10월 21일이고 러시아의 정보총국을 모태로 만들어진 북한의 정찰총국이 김신조등을 보내 한국의 청와대공격을 시도했던 날이 1월 21일이었던 것 처럼, 정보기관원의 자부심은 전통과 조직내부의 시공간에 국한되어 고착화될 수 있음이 추측되었다. 말하자면 덜 인텔리전트하다는 사실을 추측하게 되었다는 의미다.

가끔 철학과 의미로 인간내면을 이야기 하고 있는 내 블러그를 방문함은 고마운 일이지만 각국의 정보기관원들이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통치자보다는 각국 국민의 복리에 집중을 하여야 나쁜 상황이 호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너무 나빴다. 나는 일개 시민이지만 잘못된 통치자에 인텔리전트하게 대항하다가 그야말로 '개고생'한듯 하다. 통치자들은 정보기관을 수족처럼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것처럼 국민을 '관리'하기 쉬운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 싶다. 그러니까 정보기관은 '통치'에 도움을 주지 말고 '국정관리'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