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대선후보로 나선다고 한다. 이슈는 역시 이념적이다. 언론에는 종북척결이라는 대중적인 단어가 표현된다. 이념세계의 첨병에 있는 남북한의 정보기관의 문제에 대해서 많은 언급을 했지만 이해는 되고 문제는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다고 북한보다 한국쪽에서 먼저 이념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고 그저 과하지 않게 흘러가라는 기원만 할 뿐이다.
학창시절 시몬느베이유를 무척 좋아했는데,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시몬느베이유가 본능적으로 약자편에 서듯이 그저 이념문제가 국민의 고달픈 삶속에 너무 깊숙이 간섭해 들어와 본질을 흐트리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약자의 편에 서는 것은 시몬느에게는 어떤 철학적인 신념에 앞선 일종의 본능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분명히 나타나 있듯이 시몬느는 불의를 미워하고 진실한 유대감으로 맺어진 참다운 인간관계를 열망했다. 여기에 끈질긴 인내심과 용기를 겸비한 명석하고 확고한 의지가 합쳐져 시몬느는 자기 시대의 근본 문제를 궤뚫어볼 수 있었고 그 구체적인 해결책을 체계적으로 세워나갈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시몬느에게는 근본 문제에 자신의 힘을 집중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었다. 그리하여 어린 시절에 결심했듯이 그녀는 자신의 인생과 죽음을 "헛되이하지" 않을 수 있었다.
- 시몬느 베이유의 친구 시몬느 빼뜨르망이 지은 시몬느 베이유 평전중에서 -
시몬느베이유가 존경했던 스승인 알랭의 철학은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알랭 자신이 요약하기를 경멸했으며 사상가의 진정한 능력은 구체적인 문제를 다루는 솜씨에서 비로소 나타난다고 믿었다는 시몬느 뻬뜨르망의 서술이 있었다.
알랭의 철학은 실용적이고 상대주의적인 성향이 강했던 것 같다. 알랭이 담화(propos)라는 짤막한 글 수천개를 신문에 연재했듯이 생각은 수없이 발생하고 진보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생각때문에 나도 알랭처럼 꾸준히 생각을 내어놓는 중인듯 하다. 한 편으로는 요즘 프랑스분들이 내 블러그를 많이 방문해주시곤 하는데, 프랑스 대선후보인 중도 실용주의자인 마크롱과 우파후보인 르펜의 싸움에 관심이 가곤 한다. 물론 중도실용주의자인 마크롱이 이념적인 르펜을 이길것을 기원하고 있다. 시몬느베이유의 나라에서 이념적 패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고, 중도실용의 모범국가가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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