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부동산자격증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어줍잖은 지식을 판매하고있었다. 생각해보면 내 자신에게는 참으로 흑역사였던것 같다. 학원강사라는 것이 원래 연예인같긴 하지만 사회의 많은 경험(?)이 있으신 연장자분들을 상대하는 부동산수업은 특히 그랬다. 학구열 보다는 나이 어려 보이는 강사를 혼돈시키는 장면이 많이 연출되었다.
한 번은 고급승용차를 타고 온 풍채좋은 50대의 '학생'이 느닷없이 나에게 제안을 했다. "내가 공인중개사자격증을 취득하여 사무실을 개설하면 자네를 본인의 수하로 두고 싶네" 나는 속으로 킥킥 웃으며 겉으로는 정색을 하면서 말했다. "왕처럼 모시겠으니 꼭 합격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취하던 사진속의 강력한 카리스마자세인 옆으로 삐딱한 자세를 취하고 우렁찬 목소리로 강의했다. 그때 수강생중에 똑똑한 대학후배가 있었는데, 그 후배에게는 한쪽 눈을 찡긋하면서 장난을 치고 있는 중임을 시사했다.
대체로 한국중장년층 머리속의 프레임워크속에는 권위주의 정부시대의 제왕적대통령의 카리스마가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요즘 열린 세대들의 생각으로는 머리속에 우동사리가 들어있다고 비난할 일이지만 실제로 연장자들의 세계에서는 너무 깊게 인식이 되어 자기세계화된 문제가 있었다. 고시공부하던 지식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고시생들과 합격한 이후의 세계에 대해서 많은 문제가 있음을 느낀지 얼마 안되는 시절이라서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 훗날 북파공작원보상문제가 시발점이 되어 여기 저기 집단이나 조그맣던 커다랗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카리스마를 엇가는 일을 꾸준히 한 것 같은데,단순한 심술은 아니었고, 협동과 공리를 그르치는 인간의 나쁜 습성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였던것 같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자료를 통합적 프레임워크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프레임워크는 뒤죽박죽인 자료에 질서를 부여하고, 자질구레한 기록이나 사건, 결과물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 주는데, 이런 프레임워크를 찾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훌륭한 프레임워크는 여러모로 유용하다.
첫째, 모든 중요한 자료들이 일제히 입증해 보여주는 하나의 커다란 진실을 알려준다.
둘째,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의 행동을 분석한다.
셋째, 다양한 인간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행동을 잘 포착하면서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고려하되 지나치게 일반화시키지는 않는다.
넷째, 인과관계들에 살을 붙여 어떤 가상적 상황에도 타당한 가정을 할 수 있다. 누구든지 그것을 한 번 훑어봤을때 최소한의 설명만으로 이해가 가능하고, 자기 세계관에 접목해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고려하는데 반영할 수 있다면 이는 프레임워크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첫째, 모든 중요한 자료들이 일제히 입증해 보여주는 하나의 커다란 진실을 알려준다.
둘째,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인간의 행동을 분석한다.
셋째, 다양한 인간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행동을 잘 포착하면서 각자의 독특한 개성을 고려하되 지나치게 일반화시키지는 않는다.
넷째, 인과관계들에 살을 붙여 어떤 가상적 상황에도 타당한 가정을 할 수 있다. 누구든지 그것을 한 번 훑어봤을때 최소한의 설명만으로 이해가 가능하고, 자기 세계관에 접목해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고려하는데 반영할 수 있다면 이는 프레임워크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 [HIDDEN IN PLAIN SIGHT]by Jan Chipchase and Simon Steinhardt 중에서 -
요즘 들어 한 시름 놓았다고 할 수 있는 일중의 하나는 연장자들의 프레임워크로 작동했던, 그리고 세계적으로 수출되었던 박정희 전대통령의 카리스마가 많이 손상된 것이다. 어떻게 보면 훗날의 사회발전에 역기능(특히 남북협력을 비롯하여)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에 나름 많이 고민했던 문제였던 것 같다.
터키의 에르도안대통령은 예측대로 실용주의 군부의 쿠데타를 진압하고 나서는 서구사회와 벽을 쌓기 시작했다. 그리고 쿠데타군의 정보를 알려준 러시아와 밀착하기 시작했다.
캐말파샤를 쿠데타와 개발독재의 정당화모델로 인식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 박정희 전대통령을 개발독재의 모델로 인식했던 러시아의 푸틴대통령, 캐말파샤의 쿠데타땜에 익숙해진 터키의 쿠데타사랑,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 카리스마를 갖고자 노력했던 푸틴, 이 세사람의 공작정치, 동조적 성향이 강한 세나라 국민의식의 후진성등은 하나의 프레임워크로 얽혀있는듯 하다.
생각해보면 터키는 서방사회의 일원으로 존재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던 것 같다. 에르도안 정부에서 성향이 더 강해졌지만 종교적 관념이 사회적 프레임워크로 자리잡은 이슬람 세계가 다양성과 민주성이 자리잡은 서방사회와 같은 길을 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듯 하다. 잘 나가다 삼천포(한국의 사천이란 곳인데, 엉뚱한 길로 들어섰다는 의미로 사용된다)로 빠진 이유는 종교국가로서 관념에 동조가 잘되는 성격을 잘 이용한 에르도안의 어두운 지혜에 근본을 두고 있다고 하겠다. 또 그런 상황을 잘 이용하는 푸틴의 어두운 지혜에도 근본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니 북한과 같은 국가의 맹주로서 패권을 가지고 있었던 러시아가 다시 한 번 패권주의정책을 시도하면서 터키의 에르도안정부에게 "내가 패권을 잡으면 자네를 내 수하에 두고 싶네"하고 밀착할 일인듯 하다. 그리고 국내 사정으로나 국외사정으로 다시 한 번 어둠의 세계로 끌려들어가는 터키의 운명에 대해서는 북한이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형제의 나라임은 확실한 듯 하다. 의식이 얽혀있는데다가 한국의 소시민이 터키를 걱정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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