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찰의 쓴 맛을 본탓인지 국가가 정보기관을 통하여 국민을 어떻게 통제하는지에 관심이 많았다. 어떤 일을 하든지 어떤 장소에 있든지 말(정보)의 돌고 도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는 한 편의 즐거움이기도 했던것 같다.
실용적군부의 쿠데타를 진압함으로써 새롭게 신정일치(神政一致)국가를 이룬 터키의 에르도안 정부는 수만명의 공무원과 군인 경찰들에대한 대규모의 숙청을 감행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갑작스럽게 일어난 쿠데타를 진압하고서 어떻게 저렇게 수많은 반대세력에 대한 살생부를 작성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훌륭한(?) 정보기관이 있지 않고서야 그 명부를 작성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렇지만 이미 오랫동안 이웃과 이웃을 감시하고 통제하도록 하는 네트워크를 달성했다는 사실은 경이로운데가 있는듯 하다. 내 자신도 생각을 해보면 그런 이웃을 알면서도 오랫동안 따뜻한 애정으로 어루만져준 사실이 있었는데, 그렇지 못한 이웃과 이웃들은 풀뿌리 국민분열의 초석이 될수밖에 없을 것이다. 엄청난 사회분열을 조장하는 에도르안 정부가 수명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시오니즘의 이념으로 뭉친 '카차'라는 방대한 민간 정보원의 도움을 받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모사드(MOSSAD)나 이념적인 결집체였던 국민을 모두 정보원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구 소련의 정보기관인 KGB와 같이 터키의 에르도안 정부는 종교네트워크를 이용하여 국민을 사찰하고 살생부를 작성했을 것이다. 종교와 이념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는 사회의 점차 복잡계로 넘어가는 정보네트워크를 단순계로 정리하는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에도르안은 정작 SNS를 통하여 국민에게 반 쿠데타를 요청했지만 이미 종교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종교에 반대되는' 세력이 아닌 '자신에게 반대하는' 세력에 대한 통제를 오랫동안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터키가 서구사회와 가까워지면서 이루어놓은 경제적 발전과 민주주의 특히 국민통합은 종교독재의 시작으로 퇴보하는 것은 확실한듯 하다. 터키의 미래는 어둡다. 종교나 이념에 매몰된 국민이 어떻게 자기 발등을 찧게 되는지 잘보여주는 사례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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