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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7일 수요일

아마도 대부분


라블레가 죽음에 임박했을때 헤쥬바리대주교는 그의 병상에 사람을 보내어 문병을 했다. 라블레는 말했다. [나의 병세를 주교님께 전해주시오. 나는 아마도 대부분을 지금부터 찾아갈 생각이오.그건 까치둥우리에 있오. 이제 막을 닫으시오. 희극은 끝났오.]

우리의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희극'으로 관조(觀眺)하지 않으면 내 몸과 마음이 상할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단순한 시스템유지를 위하여 남북의 백성들을 볶아대는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국정원장 임명을 둘러싼 청문회의 공방, 나이 들수록 체력은 하한선을 치고 간(姦)함은 상한선을 치면서 진득거리는 지인들의 모습등에 분노하다가도 어쩌면 아마도 대부분 희극속에 한 장면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여러가지 구경거리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전환되기도 한다.

아마도 대부분 누구나가 자기가 간 길에 대해서 각자의 진지함이 있는것 같다. 정치적 신념의 진지함, 학문적 성취의 진지함, 기업경영의 진지함, 스포츠 정신의 진지함, 신앙의 진지함,자신의 기억 이외에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첫사랑의 진지함, 조폭의 의리등.......그 진지함들이 어우러져 웃긴다.

"인간에게는 그의 본성이 견디어낼 수 없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아우렐리우스황제의 말은 일생의 모든 사건들이 결국은 희극임을  인지하게 됨으로써 스스로 물러설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말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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