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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23일 화요일

삼성경제연구소와 이념정치



삼성경제연구소가 국가정책의 의식구조를 적극적으로 지배한다는 내용의 기사이다. 재벌의 국가정책형성기능을 경계하는 목소리기도 하다. 의외로  우파정부에서는 정부와 삼성의 이익이 합치되기때문에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나 좌파정부에서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많은 참고가 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펴면서 정부의 정책에 도움이 될만한 많은 자문연구소를 만들어서 도움을 크게 받기도 할 정도로 '연구소'의 중요성은 큰 것 같다. 한국에서 좌파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이념으로 탄생한 정부의 특성상 전문가집단이 부족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반대로 전문가집단이란 개인적인 기득권을 확보한 두뇌이기 때문에 우파정부랑 결합되는 현상이 생기는것 같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아니더라도 우파정부에서는 나름 전문적인 브레인을 확보하는 길이 쉽다는게 중립적인 경제정책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한국의 현실인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정부가 우파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해서 그다지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은 것은 현실적인 측면이 전문적인 측면의 미비점을 보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강한 우파적인 스팩트럼을 가지고 있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좌파정부에서 참조했다는 내용은 현실감이 있어 보인다. 정부의 정책방향이나 목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역할이 그만큼 컸을테니 국가적인 관점으로서는 우려될만한 일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든다.

우파던지 좌파던지 이념적색체가 있는 정부가 한 번 바뀌면은 모든 전문가집단의 정책프레임이 뒤집혀야하는 한국정치의 현실로서는 수십년동안 거대재벌이 변함없이 가꾸어 온 정책정보들을 참조하지 않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재벌의 국가정책 간섭으로부터 독립되고, 이념적 프레임이 간섭하지 않는 상설연구소의 중요성을 제시하면 또 하나의 이념적인 의견이 되는 악순환을 반복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우려가 드는 면이 있는것이 한국정치의 현실인것 같다.

영원한 시간


자신의 삶을 영원한 시간속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지 않으면 절망과 불안에 발목을 잡혀 헤어나지 못할 것 같다. 원래 시간이란 것은 영원했었는데 자신의 생명이란 관점으로 해석을 하기 때문에 항상 바쁘고 이루어낼 일이 생기는것 같다.

시간을 받아들이는 관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아름다운 젊음이 얼마나 남았는가.
이다지도 속절없이 세월이 갈 줄은
향락을 구하는 자 어서 찾아가거라.
내일을 믿을 수는 없다

르네상스 시대의 플로렌스 영주 로렌조 일 마니피코의 노래다. 목숨이 붙어있는 한은 최대한 향락을 누릴것을 결심한다.

한 편으로는 현세의 불안과 고통을 인정하며 내세를 생각하는 많은 종교사상들은 인간의 짧은 생명의 시간을 우주 시간의 영속성속으로 몰입시켜 주기때문에 끝없는 희망과 자기성찰의 여유를 줄 수 있는 것 같다.


오스트레일리아의 92세 할머니가 노력해서 박사학위를 땄다는 내용이다. 마니피코와 같은 삶의 자세라면 이처럼 덧없는 일도 없을 것 같다. 쓰디쓴  인내의 노력에서 달디단 열매를 얻겠다고 했을때 무엇을 얻었을까를 잠시 생각해볼만한 삶이다.

가끔 팔자좋은 친구들이나 팔자가 억센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행복과 희망을 찾아서 방황한다. 그런데 언젠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잘 탈려고 하는 것 보다 속절없이 타는 것이 스케이트 실력을 늘려준다는 것을 알고 좀 감동했다. 혼자있는 시간에 알게된 사실을 함께 있는 시간에 망각해 버리는 문제가 있긴하다.

2013년 4월 20일 토요일

검은 눈동자


사람을 만나면 눈부터 쳐다보는 습관이 있다. 때로 여성에게는 집착어린 애정의 눈길로 오해받기도 하고, 남성에게는 오케이 목장에서 만나자는 제의로 비추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에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눈이 맑고 마음이 맑은 사람들은 거침없다. 어떤 생각을 하다가도 금방 잊어버리고 다른 생각을 하는데, 고정관념이 없어 보이는 것 하나만으로 두려운 존재이기도 하다. 전혀 나의 기대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똑똑한척 하면서 머리를 쓰는 사람들의 내면은 맑은 성정을 가진 사람들에게 쉽게 파악되기 마련이다.

누군가 아이들이 악마같을때가 있다고 한다. 나는 그것을 이해한다. 아이들은 고정관념이 없어서 상대의 생각에 쉽게 동조한다. 불안하고 복잡한 심경을가지고 있을때 아이들을 보면 별로 도움이 안되는 일도 많다. 밝고 천진난만한 아이에게 위로를 받겠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아이는 늘 한 술 더뜬다.

아이들이나 아이같은 사람들을 대할때는 내마음을 통제할 수 있는 책임이 더 크게 주어진다. 그래서 더 고독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오오 어린이는 지금 내 무릅 위에서 잠을 잔다. 더할 수 없는 참됨과 더할 수 없는 참함과 더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갖추고  그 위에 또 위대한 창조의 힘까지 갖추어 가진 어린 하느님이 편안하게도 고요한 잠을 잔다. 옆에서 보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생각이 다른 번루한 것에 미칠 틈을 주지 않고 고결하게 순화시켜 준다. 사랑스럽고도 부드러운 위엄을 가지고 곱게곱게 순화시켜준다.

- 방정환 -

하느님의 눈으로 아이를 바라본 방정환 선생만이 느낀 아이의 모습이다.

가끔은 거울속의 눈을 본다. 많지않은 시간속에 수없이 스쳐갔던 불안과 투쟁의 생각이 한처럼 서려있다. 오랫동안 육식을 자제하고 혼자있는 시간을 늘려 눈속에 담겨진 찌든 생각을 덜어내고자 하지만 맑은 눈을 보면 항상 위축된다. 어른은 생각하는것 만으로도 아이에게 책임질 일이 많다.

2013년 4월 17일 수요일

아마도 대부분


라블레가 죽음에 임박했을때 헤쥬바리대주교는 그의 병상에 사람을 보내어 문병을 했다. 라블레는 말했다. [나의 병세를 주교님께 전해주시오. 나는 아마도 대부분을 지금부터 찾아갈 생각이오.그건 까치둥우리에 있오. 이제 막을 닫으시오. 희극은 끝났오.]

우리의 주변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들을 '희극'으로 관조(觀眺)하지 않으면 내 몸과 마음이 상할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다. 단순한 시스템유지를 위하여 남북의 백성들을 볶아대는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국정원장 임명을 둘러싼 청문회의 공방, 나이 들수록 체력은 하한선을 치고 간(姦)함은 상한선을 치면서 진득거리는 지인들의 모습등에 분노하다가도 어쩌면 아마도 대부분 희극속에 한 장면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여러가지 구경거리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전환되기도 한다.

아마도 대부분 누구나가 자기가 간 길에 대해서 각자의 진지함이 있는것 같다. 정치적 신념의 진지함, 학문적 성취의 진지함, 기업경영의 진지함, 스포츠 정신의 진지함, 신앙의 진지함,자신의 기억 이외에는 어디에도 남아있지 않은 첫사랑의 진지함, 조폭의 의리등.......그 진지함들이 어우러져 웃긴다.

"인간에게는 그의 본성이 견디어낼 수 없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아우렐리우스황제의 말은 일생의 모든 사건들이 결국은 희극임을  인지하게 됨으로써 스스로 물러설 수 있는 힘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말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2013년 4월 14일 일요일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 / 위원회조직


정부가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를 청와대에서 맡을 수 있는 법안을 후반기에 마련한다는 소식이다. 청와대가 맡는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대통령직속기관인 국정원중심으로 사이버안보기능이 운영될 것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Leavitt와 Whisler라는 정치학자는 정보화가 진행될수록 의사결정권이 상층부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고 한다. 정보화가 기존의 관료조직을 무너뜨리는 효과를 볼 수는 있겠지만 하층조직을 분권화 시키는 대신 결집력을 약화시켜서 상층부의 집권적인 작용을 강화시킬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순한 사찰을 넘어선 정치개입사건으로 나타난 국정원 직원의 오유사이트 개입사건은 국정원수뇌부의 정치적 방침으로 생각해볼때 정보기관 상층부의 통제할 수 없는 사이버권력은 많은 문제를 일으킬것으로 생각된다. 극단적으로는 사이버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권력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당이 법안을 통과시켜 봤자 여당도 정보기관의 막강한 권력에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의 정치적 임기는 5년인데 비해서 정보기관은 비교적 폐쇄된 관료조직이고 정치적인사가 아닌 고위관리자들이 수십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것을 생각할때 대통령이나 여당인사들도 정보기관의 사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여당이 내일의 야당이 되고 야당이 내일의 여당이 되듯이 호국과 안보는 어떤 정치집단의 전유물적인 과제가 아닌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상황을 감안하여 여당과 야당을 망라한 중립적인 위원회조직이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의 운영을 맡던지 그것이 급진적이라면 적어도 국회내에 정보기관을 통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위원회조직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사이버통제같은 정보통제라는 것이 불협화음과 피해강도를 쉽게 측정할 수 없고, 음성적이기 때문에 정책논제에서 소외되기 쉽지만 현실적으로 특히 우군이라고 생각하는 인사들의 정보통제도 가능하여 피아식별이 곤란해지는 지리멸렬한 상황이 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여담이지만 어느 국군장교가 자신을 몇급 비밀까지 취급할 권한이 있다고 뻐기길래 그 만큼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일침을 놓은 적이 있다.  

2013년 4월 11일 목요일

우토피아(愚土彼我)

고등학교 1학년때 전교생이 현직 교장선생님의 송덕비를 세우는 노역에 동원되었다. 정으로 '교장 한성*'이라고 깊게 파여진 바위를 옮기며 어린마음에도 교장선생님이 바뀌면 이 바위는 다시 뽑힐텐데 왜 이런 헛수고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동원을 진두지휘하는 교장선생님이 옆으로 다가오자 나도 모르게 크게 외쳤다. "야 교장 선생님이 돌아가셨냐?" 킥킥 웃는 아이들과 무슨 말인지 모르고 진두지휘하시는 교장선생님을 보면서 기뻤는데 연세 지긋하시고 영민한 학생주임선생님의 손에 볼을 잡히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웃긴데도 웃을 수가 없는 일들이 많을 것임을 느꼈다.

급하게 바리바리 짐을 묶어서 트럭에 싣고 개성공단으로 부터 내려오는 마지막 자동차의 사진을 보면서 굉장히 웃긴데 웃을 수가 없다. 초코파이 하나로 그 날의 보람을 느끼는 북한인민들의 실망과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리고 빚더미에 올라앉을 우리측 입주업자들을 생각하면 블랙코미디와 같은 일들이 있었던가 싶다.

60년전에도 목숨걸린 코미디에 수백만의 진지한 백성이 희생을 당했는데, 저정도 희생쯤이야 하는 강심장이 된 한반도의 백성들은 우토피아(愚土彼我)에 살고 있다.

심연에서

          심연에서   

                                         이형춘


      행복할려고 하지말자
      고난은 스스로 만들어가고
      행복은 내가 지쳐 잠시 누워 있을 때
      살짝 어루 만져주고
      또 떠날 손님이란 것을
      잊지말자

      행복할려고 하지말자
      고난과 행복은 쌍동이 형제들과 같아서
      어느 한쪽만 영원히 내곁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말자

      행복할려고 하지말자
      살아간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위 자연의 덕을 어기는 배신행위임에
      고통스러움이 삶의 자연스러움임을
      잊지말자

      행복할려고 하지말자
      나의 지혜는 모든것을 버림에 시작되었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소명이지
      많은 것을 얻음이 내 삶의 궁극이 아님을
      잊지말자

      행복할려고 하지말자
      울면서 태어나 고통받다 병고에 시달리며
      떠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인생일진데
      누구든지 이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고난은 모두 행복이기도 하다는 것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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