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3부대로 불려진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프로그램을 구입해서 사용한 것이 알려짐으로써 큰 파문이 일고 있다. 펜의 위력으로 미력이나마 이념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시도했던 입장으로서는 지난 10여년간의 골치 아프고 어지러웠던 일들이 생각나 하루 종일 두통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부친과 관련된 북파공작원 문제부터 비롯된 일을 전체적이고 근본적인, 심지어는 철학적인 문제까지 거론하면서 대응했는데, 이면에는 말 못할 고민이 있었다. 내 휴대폰이 내 것이 아닌듯 한 느낌, 공공도서관마다 막혀 있던 내 블러그, 특정통화내용에 개입하는 잡음등은 많은 고통과 훈련의 시간을 갖게 한듯 하다.
한 편으로는 과거지향적인 이념문제를 중시하는 한국정보기관 스타일로는 대응할 수 없는 더욱 근본적이고 폭넓은 문제로 대응한다는 것이 점점 마음을 담은 글만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오지랍이 벌어졌는데, 그 어지러운 사건들의 정점에서 국기(國氣)를 어지럽히던 정치지도자는 마음은 아직도 마물(魔物)의 세계에서 뛰어노는듯 하고, 몸은 오지랍 넓게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중인듯 하다.
국정원의 해킹프로그램 구입이 공식적으로 알려지자 다시 한 번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열을 식히기도 하였다. 그 다큐멘터리 속에는 한국의 희망이 보였다고 하면 머나먼 이야기가 될 수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한국의 정보기관은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세계적이지도 못했을까. 나는 정보기관 자체의 문제보다는 당시 정치지도자의 인성, 그릇의 크기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생각해도 대국(大國)의 정치지도자나 대국을 지향하는 정치지도자의 노력은 찾아볼 수 없었던듯 하다.
다행히도 나는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운동기구를 둘러메고 나설 수 있는 자유가 있었으며, 밑바닥 생활에서 힘든 생활을 하는 이들을 보며, 나는 그래도 행복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여건도 갖추어져 있는듯 하다. 이런 자유는 없고, 출세와 탐욕의 정신적인 구속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사람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통신테러를 당하면서도 항상 웃고 있는 모습을 보는 누군가가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했는데, 증거로 확보할 수 있는 것들은 증거를 남겨놓기도 하지만 지금처럼 공식적이고 실증적인 협조가 있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는듯 하여 피할 수 없으면 즐기거나 훈련상태로 착각하기로 했던것 같다.
전체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항상 부럽다. 그런 정보기관이 있는 나라에서 살았으면, 그리고 헌신적인 지도자가 정치하는 나라에서 살았으면 나도 아이들 웃음소리에 묻혀있는 행복을 느낄텐데, 가만히 생각하니 한반도에서는 나만 그런것이 아닌듯 하다. 내 인생에 가장 행복한 시간은 스포츠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이 곳에서 제정신으로 살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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