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70년 고려 의종때 일어났던 무신정변은 중국 송나라의 문치주의(文治主義)의 영향을 받은 고려 귀족사회의 문제점을 시정하려고 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을것 같다. 한국현대사에서도 비숫한 일이 발생했지만 문민사회가 장기화 되던지 무인집권이 장기화 되던지 편향적인 문제점은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것이 옳다고 극단적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문제인것 같다.
대체로 유목민족에게는 외부투쟁이 중요하기 때문에 문민사회라는것이 존재할수가 없었고, 문인들은 무인들이 국가를 건설하고 안정화 시키는 기간에 국치(國治) 의 보조자적인 역할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안정된 농경사회에서는 외부투쟁보다는 내부의 안정과 지속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안정된 시스템속에서 문민이 우월한 상태를 약속할려고 하는 성향이 강한듯 하다.
문민의 우월함을 표현하자면 지혜, 안정등을 말할 수 있겠고, 무인의 우월함을 표현하자면 개척, 변화등을 말할 수 있을것 같다. 문제점이라면 서로 우월함의 반대를 표현하면 될것 같은데, 어느 상황이던지 서로 양극적인 분류로 몰고가는 한국사회의 특성은 언제든지 극단적인 변화를 가져올수 있는 열정을 내포하고 있는것 같다.
이념문제등도 깊게 생각해보면 문민적인 상상력이 내면의 깊숙한 곳에 도사리고 있고, 무인적인 성향들이 실천을 앞장서는 분업을 달성하고 있는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말과 글이 난무하여 현실을 왜곡시키는 현상을 무척 싫어하곤 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전에 무인적인 억압과 수직사회를 싫어했던적이 있어서 장기화된 사회흐름의 성향을 마음으로 담아두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사회는 어떨까. 한국사회는 지정학적인 입지조건과 남북대치상황등이 문민정치의 잇점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태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하지만 무인집권의 반민주성등을 역사적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문민성향의 문제점을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문제의 근본을 살펴보면 문민우월이냐, 무인집권이냐의 문제가 아니고 그 이면에는 안정성과 발전지향성의 대결이 잠재해 있는것 같다. 한국사회에서 이념이나 종교의 번성,과학자나 기술자들이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 매스컴의 지나친 대중성, 직업선택에 있어서 지나친 안정화 경향등은 문민사회적 폐단을 보여주는것 같다.
냉전논리에 휘말려 분배의 문제를 주장하기 힘든것처럼 행복의 정의에 휘말려 사회가 정체되는 현상도 시정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무신정변의 이면에는 사회정체성(社會停滯性)에 대한 반란의 모습을 비중있게 내포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