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알파팀이라는 민간여론조작팀을 운영했던 사실이 공개되었다.
10여년전 이념과 통일문제를 언급하면서 내 다음 블러그의 닉네임을 알파맨이라고 표현했는데, 알파라는 어휘가 국정원의 공작활동에 사용된 것을 보면 묘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이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실용적 사상의 세계를 시작하자는 의미에서 알파맨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던것 같다. 이념문제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 만큼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상대와 골아픈 싸움을 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생각해보면 정치적 결정에 패거리와 이익집단이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한국에서 특별한 조직도 없이 하물며 대중에게 이름도 알려져 있지 않은채로 보이지 않는 상대에 대응하는 것이 참으로 고달펐던 것 같다.
몇일전 여론조사를 명분으로 한 전화가 걸려왔다. 투표를 할 것이냐, 어느 대선후보에게 투표를 할 것이냐, 이념적 성향은 어떻게 되느냐, 박전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이었다. 박전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얼마되지 않아서도 이상한 여론조사전화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데다가 대통령이나 이념과 관련된 문제는 내 의견이 그냥 흘러가는 오천만분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 문제는 오래 남길 수 있는 글이 아니면 대답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도 이상한 습관이 들은게 상대방의 심중을 알려고 노력하고 거기에 맞게 대답하는 자기 검열의 습관이 생긴듯 하다.
지금은 국가를 말아먹은 세력들이 되었지만 한 때 홀로 떠돌아다니며 할 말을 하는 내 자신에게는 대통령,여당의원들,정보기관이 대응하기 벅찬 상대였던 것 같다. 내가 글로써 언급했던 동독공작기관인 슈타치에 관한 도서가 의원들이나 정보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던 때도 상대가 너무 복잡하게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일자리를 얻을려고 찾아간 고용안전센터의 컴퓨터나 지방 도서관의 컴퓨터에서조차 내 블러그가 유해블러그로 접근차단되어 있다는 사실에 좀 놀랬다. 두 번 놀랬다. 세 번 놀랬다. 증거물을 체취하여놓고 생각해보니 내 자신에게는 신념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한 편으로는 왜 사람들이 이념이나 종교에 목숨을 거는지가 이해되기도 했던것 같다. 한 편으로는 확실하게 상대를 모르면 확실하게 대응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가원칙같은 것도 지키는 편이라서 더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또 한 편으로는 전체를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는 도와줘야 할 부분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과적으로 현실을 말아먹고나니 그 생각도 참으로 순진하였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공작이라는 것이 상대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지 않아도 상대의 에너지를 분산 시킴으로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일도 하는 법이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취할 것을 예고한 후에 김정은 위원장의 마음이 형인 김정남의 암살까지 이르게 한 것처럼 경제학에서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만큼이나 공작분야에서도 '보이지 않는 손'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다만 보이지 않는 손을 누구에게 사용할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정보기관에 관해서는 많이 언급했지만 대통령이나 정보기관은 국내정치나 이념에 너무 민감하지 말아야 한다. 이념이 문제가 된다면 좀 더 전체적으로 생각하고 대응해볼 문제다. 조금 좌편향적인 국민이라고 생각하는 복지문제나 정경유착문제,반부패문제의 척결을 주장하는 국민여론은 이념과는 전혀 무관하고 국가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생각이라고 이해하여야 한다. 정보기관은 이념을 빙자한 대통령의 사리사욕에 이용 당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은 정보기관원들의 자부심의 한계이기도 하다. 중도적 실용주의를 내세우면서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해서인지 야당쪽의 누군가도 나에게 엉뚱한 공작전 비숫한 시비를 건적이 있다. 특히 박 전대통령의 문제에 관해서 그랬는데, 내 입장은 그렇다 대통령은 추대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을 내세워서 국가를 개인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원천으로 사용한 패거리나 이익집단을 척결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이념문제도 아니고 어느 한 편의 문제도 아닌 부패문제와 비합리성을 척결하고 국가를 안정화 시키는 일과 관련되어 있다. 정보기관이나 대통령이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삼아서는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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