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보기관과 유사한 점이 있는듯 하다. 무엇인가를 관찰분석 하면서 자신이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성향이 있다. 아마도 사사로운 일에 물려들어가면서 생각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위한 방편인듯 하다. 흔히 세간에서는 기(氣)를 빼앗긴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싸움을 위해서가 아닌 현명한 생각들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은 함께 공감하는 부분인지 나도 모르겠다.
남 전 국정원장에 대해서는 한때 생각이 많았다. 2014년 국정원장이 경질되는 날, 내 구글블러그의 표면적인 문제(무엇인가에 의해 통제되어 왔다)가 정상화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을 전적으로 국정원이 개입한 문제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이 세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하지만 상대의 수가 넘나들면서 아주 복잡해지는 문제가 있는 곳이다. 그럴때 가장 현명한 결론은 단순한 자신의 신념으로 결론 짓는 것이다. 이상한 짓만 널려 있던 전 정부에서 이상한 일에 물려 들어가서 그나마 건강한 정신으로 버텨온 배경에는 탈이념이라는 신념과 스포츠로 인한 단순한 생각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구글 블러그는 한글로 씌여져 있음에도 세계의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고 있는 점은 대중성이 없으면 알려질 수 없는 비철학적이고 비이성적인 한국내 분위기의 섭섭함을 상쇄하고 남았던 것 같다.
군인으로서의 기백이 넘치는 전 국정원장의 인터뷰를 보고 이해되는 점은 이념적 성향이 강한 북한이 존재하는 한, 이념적 성향이 강한 정보기관장이 존재하는 건 당연한 것이고 군사문화가 지배하는 북한이 존재하는 한, 군인 출신인 정보기관장이 존재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인듯 하다. 남북한 문제에 관해서는 이념적 성향이 강한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전 국정원장의 표현대로 소설인지는 모르지만 최씨의 존재에 대해서는 몰랐고, 최씨의 힘으로 경질되었다는 소문이 있는 만큼 국정원의 능력에 대해서는 저평가 되어있는듯 하다. 이 사실을 알았다면 총을 들고 들어갔을 거라는 표현처럼 국정원의 인텔리전트한 기술(ARTs)에 대해서는 아직도 그때 그 시절을 못벗어났다는 생각이 든다. 기가 막힌 일이지만 그 분야에 대해서는 대포폰을 여러개 쓰던 최씨가 한 술 더 떴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도 통화간섭이 싫어서 공중전화를 많이 이용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통화내용이 문제가 되든 안되든 사생활이 간섭 당하는 것은 자유국가에 살아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념적 성향에 대해서는 꾸준히 생각을 내어놓고 있으니 그리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국내정치에 이용당하고 이념에 휘둘리면서 한국정보기관은 무력화되고 있었던 것 같다. 언젠가 국정원 직원의 자살사건때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국익을 위해 힘쓰는 사람들이 정치가들의 정치적 술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어쩌면 이념에 휘들리면 무기력해진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한 장면인듯 한데, 파탄이 난 국가운영을 보여주는 북한이나 그런 북한에 상대적인 이념을 수호하면서 함께 경직되어야 하는 한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통일보다는 남북한의 선의적인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더 깊어진다. 혈기, 집착, 투지로 힘을 얻기에는 남북한이 너무 멀리 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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