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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8일 금요일

한반도의 종교와 이념의 미래 / 마빈해리스

몇 번 밝힌 바 있지만 종교와 이념은 상당히 유사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것들을 각자 믿는 이들에 의하면 상대방, 이념은 종교 종교는 이념이 대단히 적대적인 영역에 있을 것이다. 자신들이 믿어서 행복한 만족감에 기여하지 않고 오히려 방해하는 것이라면 배척해야 하는 것이 인간 본능상 당연한 것이다. 여기서 서로는 영역싸움과 세력싸움이 일어나게 되는데, 자본주의 이념은 좀 더 자유로운 영역속으로 종교를 포용하는 관대함이 있는 반면에 마르크시즘은 '과학적'이라는 명분으로 실증할 수 없는 종교적인 영역을 배척하게 된 것은 당연하다. 물론 상대성의 원칙에 따라서 종교를 포용하지 않는 마르크시즘을 종교가 배척하는 것도 당연한듯 싶다. 한반도는 이러한 대립구조가 뚜렷하게 표면으로 나타나는 공간이기 때문에 종교와 이념, 이 두 가지 문제가 해결해야 할 모든 이슈를 포식하는 부작용이 있었고 이런 문제로 국가가 발달장애를 일으킨 것은 유감이다.

유명한 인류학자 마빈해리스(Marvin Harris)는 이런 문제를  [OUR KIND]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소련의 국가정책은 종교를 지배 계급이 대중을 혼미케 하기 위해 퍼뜨리는 값싼  아편이라고 보았던 마르크스의 견해에 입각해 있었다. - 중략 - 그렇다면 소련이 붕괴되기 직전까지도 스스로를 태연히 무신론자라고 공언하기를 거부한 이가 적어도 1억명이 되었던 것은 무슨 까닭일까? 무신론자들이 신자들에 비해 특별히 잘살도록 보장하는 데 소련 체제가 실패한 것도 그 해답이 될 것이다.  - 중략 - 소련 경제는 소비자의 생필품 생산에 관한한 극도로 비효율적이었다. 고기, 야채, 과일의 만성적 결핍, 적절한 주거의 고질적인 부족, 그리고 조잡한 재화와 서비스로 인해 소련 체제는 비신자들에게 무신론적 입장을 견지하는데 드는 심리적 비용을 보상할 만큼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다. 

- 중략 -

소련과 달리 미국에서는 신자나 비신자나 모두 자유롭게 전향 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무신론은 오랫동안 <하느님을 믿지 않는 공산주의>와 연계되어 생각되어 왔고, 그래서 미국의 적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적개심 비숫한 것이 함께 따라 다녔다. 미국에서 종교를 공공연히 비난하거나 비웃고 무신론적인 믿음을 대놓고 옹호하는 사람들은 고용주나 상사로부터 미움을 받고 사회적으로 소외될 각오를 해야 하며, 근본주의적 신앙이 우세한 지역에서는 심지어 신체적인 학대를 받을 위험도 무릅써야 한다. 동시에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천명하는 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조세 제도는 종교기관을 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 중략 -

미국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두려움과 무신론에 대한 두려움을 연계시키는 것이 틀리지 않다면 냉전의 종식은 미국과 소련에서 신자의 비율을 수렴 시킬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소련이 자유 발언 운동의 일환으로 교회에게 선교의 권리를 부여했다면, 소련의 신자 수는 분명히 늘어날 것이다. 반면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공산주의자들이 집과 교회를 앗아가리라는 두려움이 미국인들을 더 이상 지배하지 않는다면, 신앙과 예배를 자유롭게 비판할 미국인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 중략 -

장기적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단 한가지 뿐이다. 종교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신앙과 불신앙 그 자체의 내적인 가치가 아니라, 컴퓨터 사회가 궁극적으로 발생시킬 특수한 정치 경제적 시스템과 관련된 신앙과 불신앙의 내적인 가치라는 점이다.

현대 사회가 다양성을 띄게 되면서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것들도 다양해진다. 하지만 냉전시대의 구태의연한 국가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한반도에서는 남북간의 이념대립이라는 문제와 연계되어 꽤 오랫동안 종교와 권력이 융합하여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문제가 있었는데, 지난 10년은 그런 문제의 절정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든다. 단언컨데 시민들이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에 호응하지 않는 이념이나 종교는 그 자체가 쇠망하든지 아니면 그것들이 지배하는 사회 자체가 쇠망하든지 하는 결과를 보게 될 것같다. 북한을 보고, 지금의 한국을 보면 답이 나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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